매거진 강가에서

송구영신

by 이성룡

송구영신



이 성 룡


아이야

서산에 해진다고 슬퍼마라.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도 있단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가

수줍은 새색시 홍조처럼 황홀하면 어떻고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시커먼 구름에 가려

우울하면 어떻더냐.


이 밤이 지나가면

눈이 부셔 바라보기도 힘든

찬란하게 뜨는 해가 있단다.


때론 거센 폭풍우가 너의 앞을 가로막고

심술부릴 때도 있지만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게 맑아

너의 앞길을 열어 줄때가

훨씬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아이야

서산에 해진다고 우지마라.

지는 해가 서러울수록

뜨는 해가 찬란하단 걸

넌 알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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