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아이야
서산에 해진다고 슬퍼마라.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도 있단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가
수줍은 새색시 홍조처럼 황홀하면 어떻고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시커먼 구름에 가려
우울하면 어떻더냐.
이 밤이 지나가면
눈이 부셔 바라보기도 힘든
찬란하게 뜨는 해가 있단다.
때론 거센 폭풍우가 너의 앞을 가로막고
심술부릴 때도 있지만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게 맑아
너의 앞길을 열어 줄때가
훨씬 많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아이야
서산에 해진다고 우지마라.
지는 해가 서러울수록
뜨는 해가 찬란하단 걸
넌 알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