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며칠 전 생일이었습니다.
그날 아침
음식 장만하느라 부산을 떠는 아내를 보며...
문득 수년 전 사십이 되던 해의 첫날 아침을 떠올렸습니다.
강릉 경포대 앞바다에 떠오르는
항상 그렇게 무심하지만 작열하는 태양을
다른 날과는 달리 비장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이제부터 불혹이라는데...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는데...
근데 사실 어제의 태양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애써 의미 지으려는 나에게 특별한 미소를 보내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그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또 다른 10년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이 세상에 나온 것처럼
그냥 그렇게 오십에 가까운 생일을 맞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