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강가에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성룡 Oct 11. 2023

친구들에게

        친구들에게


     

                            이 성 룡  

     

초등학교 땐 점심 못 싸오는 친구들이 많았지요.

그래 강냉이죽과 빵을 급식으로 받았지요.

중학교 졸업 즈음엔

국민소득 1000불 만들어 줄테니

유신하자고 했지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소풍도 가고 수학여행도

함께하면서 우린 친구가 되었지요.


극으로 치닫는 유신체제에

머리길이 재고 치마길이 재고

병영집체훈련까지...

격려차 들러 악수한번 해주고

헬기타고 돌아간 그 힘센 이는

대학 4학년 마칠 즈음 그 많던 미련 다 버리고

이 땅을 떠났지요.


그렇게 맞이한 서울의 봄은

또 다른 군화에...

그때 우리 소득이 2000불...

올림픽도.. 월드컵도...

사회도 변하고 우리도 변하고..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면서

만불의 함정이 어쩌고 저쩌고...


2004년 호주에 갔을 때

도요다 천지의 길거리에

가끔 보이는 소나타가 그렇게

반가웠는데...

2006년 돌아올 때쯤

물반 고기반 소나타를 보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지요.


이젠 3만불을 바라본다는데..

다들 행복하신지요?

강냉이죽 먹을 때가 그립진 않으신지요?


아직도 점심 못 먹는 아이들이

있다는데.... 

복지비용으로 말이 많네요.

증세든 복지든 

미래를 생각하며 머리를 맞대었으면 합니다.


되돌아보면 격동의 세월이었는데...

그래도 좋아지는 쪽이었으니까...

조금씩이라도 좋으니까

이렇게 주욱 갔으면 좋겠습니다.


하나 더 있다면 

지난주 일본 가족여행 시 느낀 건데...

이젠 여행도 힘들더이다.

정년하면 이쁜각시 손잡고

여행 다니려 미뤄뒀는데..

틈나는 대로 힘 남아있을 때

지금 해야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의 사랑방도 자주가고..

그렇게 알콩달콩 한살을 더 먹어 봅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나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