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장마 같은 겨울비 물러가고
반갑게 찾아온 얼음 같은 태양
마음서랍 정리하려 찾은 화암사.
한여름처럼 용트림 하는 폭포
전쟁터에서 돌아온 지친 병사
격렬하게 반겨 안아주는 계곡.
인적이라곤 암자 앞 털신하나
극락전 툇마루에 걸터앉으니
품안에 파고드는 검둥개 한 마리.
미련 털어내고 일어나 채비하니
바싹 마른 검둥개 저만치 앞서서
집으로 돌아가는 나를 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