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by 이성룡

인연



이 성 룡


장마 같은 겨울비 물러가고

반갑게 찾아온 얼음 같은 태양

마음서랍 정리하려 찾은 화암사.


한여름처럼 용트림 하는 폭포

전쟁터에서 돌아온 지친 병사

격렬하게 반겨 안아주는 계곡.


인적이라곤 암자 앞 털신하나

극락전 툇마루에 걸터앉으니

품안에 파고드는 검둥개 한 마리.


미련 털어내고 일어나 채비하니

바싹 마른 검둥개 저만치 앞서서

집으로 돌아가는 나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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