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나약한 자의 자기 변명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끝내 내려 놓지 못하는 그림자 하나 붙들고 앉아
밤새 우는 소리를 내는 것이 시라고
그는 마음 한 자락에서 그것들을 잘라내 버렸다.
그렇게 짧은 호흡의 숨을 쉬는 너희들은
있는 듯 없는 듯
죽은 듯 산 듯
도마뱀 꼬리 같은 자들이라고
싹둑 댕기 자르듯
그렇게 미련없이 잘라 버렸다.
마음은 인절미가 아니다.
생은 흙손이다.
도롱이가 헌집을 벗듯
도마뱀에게 새 꼬리가 돋아나듯
있던 것도 없어지고, 없던 것도 새로 생겨난다.
내게도 날개처럼 어깻죽지가 간지럽다.
순수한 것 나의 것
그것을 나는 붙들고 밤새워 운다.
입때껏 버리지 못한 것
너무나 애처로워 차마 떨치고 버릴 수 없었던 것을
파닥거리는 날개짓으로
속으로 울고 있는
나도 이제, 그들처럼 나약한 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