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가리, 나도 한 마리 잡식의 새
오늘도 천변에 발 담그고 물속을 들여다 본다
물밀어 가르는 가랑이 사이,
어른거리는 그림자로 흔들리며 우두커니 서 있다
그 속에도 구름이 흐르고 낙엽들이 흩날리는 쪽하늘이 떠있기도 한다
조약돌이 보이고,
오니들이 떠밀려 가고,
수초 밑에서 고개를 빼꼼이는 피라미가
놀란 눈을 내놨다가 그만 쏙 들어가버리는 얼굴을 본다
그렇게 물흐르듯 시간은 흘러
하루가 다 지나도록
여전히 물 속만 들여다 보고 있다
꼼짝없이 고개 처박고
뼉다구만 남은 다리를 물 속에 넣은 채
나도 날개를 가진 새라는 것을,
펼치고 훨훨 날아 올라
이 더러운 천변에서라도 나를 날려 보고 싶다고,
밤이 오기 전에 어서
어둠이 내 날개를 숨겨버리기 전에
어서 날아야 한다고
생각이 물밀어 오듯 차올라 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이만 퇴근하고 싶은 것이다.
이제, 나도 그렇게, 퇴근하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