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반하별 Jun 23. 2024

BBC 아침 뉴스에 반갑지 않은 이들이 웃고 있다.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해 고통받은 역사를 잊지 말자.

여느 때처럼 출근, 등교 준비를 마치고 BBC 아침 방송을 켠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고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손님맞이 하는 모습이다. 속보(Breaking News)로 실시간 업데이트된 기사가 연이어 나오고, 한국-미국-중국에 파견된 자사 특파원들이 현재 상황을 다급한 목소리로 전한다. 이후 이들의 만남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회담 후 북-러 정상은 포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두 나라 중 누구든 외부로부터 공격받으면 상대국을 지원한다는 약속이다.  우방국이 필요한 러시아와 안전 보장과 경제 협력이 절실한 북한의 쌍방 니즈에 따른 우정 제스처라고 폄하하기에 이번 회담 결과는 파격적이다. 한반도 38선을 중심으로 신 냉전라인이 다시 구축되는 셈이다.

 


영국 총선, 총리는 러시아, 중국, 이란 그리고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규정한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영국은 오는 7월 4일 치러질 총선으로 바쁜 선거철을 보내고 있다. 현 집권당인 보수당의 리시 수낙 총리는 선거 지원 연설에서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을 자유주의의 가치를 위협하는 주적(主敵)으로 명시하면서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의 가치를 지켜 나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방위비 예산을 늘리고 모병제 도입하는 것이 핵심 선거전략 중 하나다. 보수층 결집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80주년 디데이(D-day) 기념행사 그리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지난 6월 6일,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y)에서 디데이(D-Day) 8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영국-캐나다 3국 연합이 독일 나치(Nazi)를 물리치는 계기를 마련한 날을 기념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중이고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 위협까지 하는 상황에서, 노르망디 상륙 작전은 서방 연합작전의 상징적인 역사가 아닐 수 없다.

 

디데이 추모행사에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푸틴 정권을 2차 대전 당시 나치 정부와 비교하며 ‘절대 질 수 없는 싸움’ 임을 강조한다. ‘역사는 자유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지켜낸 가치’라고 역설한다. 자유 국가들의 굳건한 연합을 강조 또 강조했다.

 

 

발빠르게 대규모 군사협력라인에 접촉 중인 이웃 나라, 일본

일본 기시다 정부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중재로 오랜 기간 소원했던 대한민국 윤석렬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이후에는 이글파이브(Eagle Five, 영연방 군사협의체)의 소속국인 뉴질랜드와 상호 군사정보 교류에 합의했고, 인도-환태평양지역을 잇는 아우쿠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와도 공조 계획을 발표했다. G7 국가로써의 위상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을 중심으로 다자간 협력 라인 확보에 공을 들이면서,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

 

 

정치 외교적인 묘수를 항상 준비해둬야 하는 운명의 대한민국

북한의 전파 방해, 남한으로의 오물 풍선 사건 이후로 대한민국 정부는 남북간의 9.19 합의 무효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 이후 북한군 휴전선 침범 뉴스는 며칠째 반복해서 나오고 있고, 오늘 BBC는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이 DMZ근처에 장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음을 보도했다.

북-러 포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력에 대항하여 그간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지원하지 않던 우크라이나로의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성명 발표가 있었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은 다자외교를 통한 다양한 방위 채널들을 확보하고 있는지, 미국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국가 안보는 결국 정보전이다.

 

 

여름방학을 기다리는 아이들

다음 달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오래간만에 고국 방문 예정이다. 한국 가족들도 만나고, 어려서 먹던 과자도 생각나는 아이들은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


아침 BBC 뉴스를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면서 대한민국은 종전국(終戰國)이 아니라 정전국(廷戰國)이라는 설명을 한다. 다자 외교 흐름을 잘 읽어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도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뭐 하나 쉬운 것 없는 영국 내 집 마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