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CPA)를 준비해보겠다고 마음먹고 금융감독원 시험 홈페이지를 들어간 사람들이 공통으로 마주하는 문장이 있다. "학점이수 해당과목별로 일정 학점 이상을 이수한 자만이 응시할 수 있습니다." 국적도, 학력도, 연령도, 경력도 제한이 없는 시험이다. 단 하나의 조건이 있다. 특정 과목의 학점을 미리 이수해야 한다는 것. 회계학과를 나오지 않은 사람, 대학 자체를 다니지 않은 사람, 전혀 다른 전공을 졸업한 사람에게 이 조건이 첫 번째 벽이 된다. 그 벽을 넘는 경로가 학점은행제다.
공인회계사 시험자격에서 요구하는 학점 이수 조건은 2025년 1월 1일부터 변경됐다. 이전까지는 회계학 및 세무 관련 과목 12학점, 경영학 9학점, 경제학 3학점, 총 24학점이 기준이었다. 2025년부터는 IT(정보기술) 과목 3학점이 추가되고 경영학이 9학점에서 6학점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총 24학점 구성은 같지만 분야 배분이 달라졌다. 현행 기준은 회계학 및 세무 관련 12학점, 경영학 6학점, 경제학 3학점, IT 3학점이다. 2025년 1월 1일 이후 학점인정신청을 하는 경우 새 기준을 적용받는다. 학점은행제로 이 24학점을 이수하면 공인회계사 시험자격 중 학점 조건이 충족된다. 영어는 공인어학시험으로 대체하며, 토익 700점 이상이 기준 중 하나다. 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원서접수가 가능하다.
공인회계사 시험자격을 갖추고 시험에 합격한 뒤 실무수습 2년을 마치면 공인회계사로 등록된다. 진로는 단일하지 않다. 삼일·삼정·한영·안진 같은 빅4 회계법인 입사가 대표적 경로지만, 기업 재무팀과 CFO, 금융권(은행·증권·보험), 투자은행과 사모펀드, 공공기관과 금융감독원, 세무 및 컨설팅 분야까지 범위가 넓다. 빅4 기준 신입 회계사의 연봉은 기본급 약 6,000만 원 수준이며 성과급을 포함하면 7,000만 원에 이른다. 3년 차가 넘으면 연봉이 1억에 수렴하는 시점이 이직 경력의 변곡점이 된다. 다만 최근 선발 인원 증가와 빅4 채용 규모 간의 격차로 수습 취업이 이전보다 어려워진 점도 있다. 자격 취득 자체보다 취득 후 경력 설계가 중요해진 시장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자격에 필요한 24학점은 학점은행제 온라인 수업으로 한 학기, 약 4개월 안에 이수가 가능한 분량이다. 학점은행제는 학기당 최대 24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다. 회계학 관련 과목으로는 재무회계원리, 중급재무회계, 원가회계, 세무회계 등이 해당되고, 경영학 과목으로는 경영학개론, 재무관리 등이 인정된다. IT 과목은 정보기술과경영, e-비즈니스 등이 포함된다. 경제학은 기초미시경제론, 기초거시경제론이 대표적이다. 학점은행제로 이수한 학점은 금융감독원 공인회계사 시험 홈페이지에서 학점인정신청을 통해 소명하면 된다. 소명 완료 후 영어 성적 확인신청까지 마쳐야 원서접수가 가능하다.
공인회계사 시험자격은 방대한 시험 공부보다 먼저 갖춰야 할 조건이다. 학점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부를 먼저 시작하다가 뒤늦게 학점 이수를 시작하면 원서접수 시점이 밀린다. 회계학, 경영학, 경제학, IT 각 분야에서 어떤 과목을 어느 시기에 이수할지를 시험 일정과 맞춰 역산하는 것이 순서다. 시험 준비와 학점 이수를 동시에 진행하는 사람도 많다. 24학점의 온라인 수업은 공부와 병행하면서 4개월 안에 마무리할 수 있는 분량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자격을 갖추는 경로가 분명하다면, 시험 준비 자체에 더 빨리 집중할 수 있다. 지금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현재 이수한 학점이 조건에서 얼마나 부족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