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을 하고 싶다.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되고 싶어서 알아봤다. 그런데 자격증 취득 조건을 보니 전문대 이상의 학위가 있어야 하고, 보육 관련 17과목을 이수해야 한다고 나온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상태라면 이 조건이 처음에는 벽처럼 느껴진다. 대학에 다시 입학해야 하는 건가, 전문대를 나와야 하는 건가 싶어진다. 그런데 학점은행제라는 경로가 있다. 고졸이라도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면서 동시에 보육교사 관련 17과목을 이수하면, 별도 시험 없이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고졸 보육교사자격증 취득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 경로를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은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전문대학 이상의 학위 취득과 함께 법령에서 정한 17과목(51학점)을 이수하면 별도 자격 시험 없이 취득 가능하다. 학점은행제는 이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경로다. 고졸 출발 기준으로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하려면 전공 45학점과 교양 15학점을 포함해 총 80학점이 필요하다. 이 80학점 안에 보육교사 관련 17과목(51학점)이 포함되어야 한다. 즉, 보육교사 관련 과목 17개를 전공으로 이수하면서 교양 등 나머지 학점을 채워 전문학사 학위를 완성하는 구조다. 17과목 중 8과목은 이론 온라인 수업, 8과목은 반드시 대면 수업으로 이수해야 하며, 나머지 1과목은 보육실습이다. 대면 과목은 8시간 이상 출석 수업과 1회 이상 출석 시험이 필요하다. 보육실습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6주 이상, 총 240시간을 연속으로 이수해야 하며, 정원 15명 이상의 평가인증 어린이집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보육교사 2급을 취득하면 국공립 어린이집, 법인어린이집, 민간어린이집 등 어린이집 전반에 취업이 가능하다. 정부의 보육 인프라 확대 정책에 따라 연장보육 전담교사 확충, 영아 종일제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보육교사에 대한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2급을 취득한 뒤 현장에서 일정 경력을 쌓고 승급 교육을 이수하면 1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1급 취득 후 추가 경력과 원장 교육을 이수하면 어린이집 원장 자격까지 이어진다. 학점은행제 전문학사 학위 자체도 이후에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이나 학사학위 연계 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 고졸 보육교사자격증 취득이 단순히 자격증 하나를 얻는 것이 아니라, 이후 경력 경로 전체를 여는 출발점이 된다.
고졸 출발 기준으로 전문학사 과정(80학점)을 이수하면서 보육 관련 17과목을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온라인 수업은 학기당 최대 24학점, 연간 최대 42학점 한도가 있어 수업만으로 진행하면 약 4학기(2년)가 소요된다. 독학사 1단계 시험에 합격하면 교양 학점 일부를 대체할 수 있어 한 학기를 단축할 수 있다. 다만 보육교사 관련 과목들은 학위 취득 과정 중에 이수해야 하며, 이미 다른 학위로 취득한 과목은 인정되지 않는다. 대면 수업은 거주 지역 인근 교육원에서 진행해야 하므로 지역 내 대면 교육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육실습은 현직 근무자라면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 평일 낮 시간 6주 연속 실습이 요구되기 때문에, 직장 병행 시 유급 휴가나 육아휴직 기간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고졸이라는 학력이 보육교사자격증 취득의 방해 요인이 아니다. 학점은행제 전문학사 과정을 통해 학위와 자격증 조건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순서다. 보육교사 관련 17과목은 학위 취득 과정 중에 이수해야 하고, 학위를 먼저 받은 뒤 자격증을 신청하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대면 수업이 포함되어 있고 보육실습 기관 조건도 구체적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수 계획을 제대로 설계해두는 것이 이후에 일을 줄인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일하고 싶다는 목표가 분명하다면, 그 목표에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역순으로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