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제도 단점을 검색하는 사람들은 이미 한 발 물러서 있다. “이거 진짜 괜찮은 제도 맞나?”, “정규 대학보다 떨어지는 거 아닌가?”, “시간 낭비 아닐까?” 의심은 건강하다. 특히 학위처럼 인생에 영향을 주는 문제라면 더 그렇다.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쪽이 오히려 위험하다.
솔직히 말하자. 평생교육제도, 특히 학점은행제는 ‘학벌’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SKY, 인서울 상위권 같은 브랜드 파워를 기대한다면 답은 아니다. 기업에서 학교 간판을 보는 문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명문대 졸업장과 동일한 상징 자본을 얻는 건 아니다. 이건 분명한 단점이다.
또 하나의 단점은 ‘자기 책임’ 구조다. 캠퍼스 생활처럼 강제성이 강하지 않다. 스스로 수강 신청을 하고, 학점 요건을 맞추고, 일정 관리를 해야 한다. 누가 옆에서 끌어주지 않으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있다. 체계적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학기가 밀리거나, 불필요한 과목을 듣는 실수도 생긴다.
그리고 사회적 인식 문제도 있다. 아직까지 “그거 사이버 아니야?”라는 반응을 듣는 경우가 있다. 제도를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의 오해다. 이런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바꿔보자. 학벌이 목적이라면, 애초에 이 제도를 선택하는 게 맞는가? 평생교육제도는 ‘간판 경쟁’이 아니라 ‘조건 충족’에 더 가까운 시스템이다. 취업 공고의 지원 자격, 승진 요건, 자격시험 응시 조건, 대학원 진학 자격. 이 문장들을 자세히 보면 대부분 “학사 이상”, “관련 학위 소지자”라고 되어 있다. 학교 이름을 묻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즉, 이 제도의 강점은 브랜드가 아니라 기능이다. 학력개선이 필요할 때, 고졸에서 전문학사·학사로 올려야 할 때, 전공을 바꿔야 할 때, 자격증 응시 요건을 만들어야 할 때. 이런 ‘현실적 조건’을 채우는 데는 효율적이다. 학벌 경쟁에서는 약할 수 있지만, 자격 요건 충족에서는 강하다.
자기 책임 구조 역시 단점이자 장점이다. 강제성이 약하다는 건 자유도가 높다는 뜻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병행할 수 있고,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자격증과 병행해 학점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시간과 비용을 전략적으로 줄일 수 있다. 누군가 정해준 시간표에 끌려가는 대신, 스스로 설계한다.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다.
사회적 인식 문제도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제도를 통해 편입, 대학원 진학, 공기업 응시, 국가자격 취득을 해왔다. 제도의 법적 학력 인정은 분명하다. 인식은 느리게 변하지만, 제도적 효력은 이미 정해져 있다. 중요한 건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조건을 채웠는가다.
평생교육제도 단점을 찾는 마음은 이해된다. 인생을 걸고 선택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단점을 ‘치명적 결함’으로 볼지, ‘용도에 맞는 한계’로 볼지는 관점의 차이다. 모든 제도에는 목적이 있다. 명문대 간판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학력개선, 전공 변경, 자격 요건 충족, 기간 단축이 목표라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무엇을 위해 학위를 만드는가. 이름을 얻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인가. 평생교육제도는 이름보다는 조건에 가깝다. 그 한계를 인정한 상태에서 활용한다면, 단점은 과장이 아니라 특성이 된다.
의심은 필요하다. 그러나 의심이 판단을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 단점을 직시하되, 목적과 맞는지 따져보는 것. 제도는 도구다. 도구는 완벽하지 않지만, 제대로 쓰면 충분히 유용하다. 중요한 건 간판이 아니라 방향이고, 환상이 아니라 설계다. 정확한 학습설계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