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테드 Jan 17. 2022

로컬 스티치에 입주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그대에게

코리빙 N년차가 고작 1주일 살아보고 정리한 5가지 매력 포인트


서울에는 코리빙이 참 많습니다. 하품, 로컬 스티치, 맹그로브, 라이프온투게더, 커먼타운, 논스, 에피소드, 쥐웰홈즈 등등... 각 공간들은 각각의 매력이 있고, 또 브랜드마다 내세우는 가치들도 다른 것 같습니다.


근데 이거 나름 주거잖아요. 그러니 오늘 점심 메뉴처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건 또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일과 삶의 방식에 맞는 사람들에게 좋은 공간이라는 이런 대안적 주거형태가 과연 본인에게 맞을지 알아보는 그런 ㅋㅋ 글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느낀 점 나열 일 것 같아서요.


크리에이터타운 보고 있나?!


그래도 어떤 분도 미리 계약해버린 다음에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 같은 느낌을 느끼지 않으시기를 바라며  글을 써봅니다. 오늘은 '로컬 스티치 을지로 크리에이터 타운'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으로 5가지 매력포인트를 다루기 전에 배경을 먼저 짧게 소개해보자면, 지난 12월 필자는 어떤 우연한 계기로 로컬 스티치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자주 보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로컬 스티치 을지로 크리에이터 타운점에서의 일주일을 이벤트 하는 거였는데, 운이 좋아 당첨이 된 거죠.


스페이스 텔러 감사해요!


그래서 사실 짧다면 너무나도 짧은 기간이지만 아직 많은 정보가 없는 이 로컬 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에 이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발견한 매력 포인트들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라운지, 객실, 공용공간 및 시설, 커뮤니티, 동네 이렇게 다뤄봤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 로컬 스티치는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보다 날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뭐 어떱니까. 제 브런치인데요. (매니저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번 주까지 글 못 드리면 제 목숨을 드리기로 했음. 목숨 겨우 사수...




첫 번째 매력포인트 : 일단 프리랜서가 일하기는 진짜 괜찮은 편


처음 입주 OT를 받고 나서 18층 코워킹 공간에 잠깐 앉아 있었는데, 그날따라 햇살이 엄청 좋더라고요. 그래서 앉아서 자작자작한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키보드를 뚜들겨보는데, 음 좀 일이 잘되는 거 같기도 하고? (사람이 이렇게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랬답니다.


일하다가 집중 안되면 가서 노래도 들을 수 있고 말이죠...?


필자는 생각보다 일을 하다 보면 벽을 보고 일할 때 보다 창밖을 보고 일할 때 일이 잘되는 것 같았습니다. 주의력이 산만한 ENTP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원래 해가 떠있으면 일이 잘 안 돼요. 그래서 해 떠 있는 시간에 어차피 막 집중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적절히 타협하면서 할 뿐. 그래서 역으로 큰 책상 옆으로 이렇게 큰 창이 있는 건 일단 너무 좋았어요. 해가 너무 잘 들어와서 눈이 부실 때도 있긴 했지만, 뭐 그건 자리를 옮기면 되겠죠.


해가 졌을 때는 완전 너무 취향 저격 극호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런 공간은 다른 곳에서도 쉽게 못 찾을 거 같습니다... 조도 낮고, 조명은 대부분 간접조명에 콘센트 꽂을 곳이 있는 적당한 푹신한 소파에, 책상도 크고 따듯하고, BGM 계속 깔려있는 공간이 24시간 열려있다니... 이 공간은 진짜 약간 ㅋㅋㅋ 찐으로 갈릴대로 갈린 프리랜서가 이 악물고 만든 공간인 건가... 싶었습니다.


완전... 필자 취향 저격


로컬 스티치가 원래는 코워킹으로 더 알려진 곳이다 보니,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지만 (?) 역시 일을 하기 좋은 곳이더라고요. 뭐 물론 하다 보면 더 필요한 것들은 생기긴 하겠죠. 아쉬운 것들도 있고. 하지만, 노트북 하나 들고 휘리릭 올라가서 카페보다 눈치 안 보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내 집이랑 같은 곳에 있다는 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곳이 취저 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그래서 별점 5점 만점에 4.5 정도 줘보겠습니다.


+a. 프린트도 됩니다. 유료입니다.

+aa. 저기서 일 안 하고 떠들어도 괜찮습니다. 누가 떠드는 게 신경 쓰이면... 이어폰을 꺼내면 되니까요. 이 부분은 뒤에서 더 말해보겠습니다.

+aaa. 저곳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먹고 미팅도 합니다. 이거도 뒤에서 더 다뤄보겠습니다.




두 번째 매력포인트 : 방은 신축 오피스텔보다는 분명 못한, 하지만 특색 있는


필자가 1주일 동안 머문 방은 버닝 타입의 방이었습니다. 버닝 타입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입식 룸, 필자와 같이 당첨된 친구는 좌식 룸으로 배정이 되습니다. 그 외에도 아래와 같은 다양한 타입들이 있다고 하네요. 미리 에어비엔비로 묵어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겠습니다. (에어비엔비 링크 :https://www.airbnb.co.kr/rooms/52996743)

(C) 로컬 스티치 브런치
필자가 며칠간 머물렀던 그 방


방의 인테리어는 깔끔했지만, 출장 간 깔끔한 호텔 같았습니다. 또 그런 호텔 중이라기에는, 좀 더 디자인이 되어있었습니다. 여기는 원래 치선 호텔이라고 하는 일본계 비즈니스호텔 체인이 들어왔던 자리입니다. 2018년 2월에 오픈했었는데, 이제 한 3-4년 정도 된 공간인 거네요. 그러다 보니, 호텔을 리모델링한 티는 나긴 합니다. (옷걸이도 그 호텔 스타일 나무 옷걸이...) 저 나무 옷장과 냉장고 다이는 분명 그때 그 친구일 것임이 분명합니다. 굳이 엄청 오래되지 않았는데 바꿀 필요는 없겠죠.


책상 부분은 모두 새 겁니다. 콤팩트하게 책과 물건들을 올려둘 수 있게 구성되어있습니다. 가구가 많이 없는 1인 가구들에게 이런 약간 간이 빌트인 형식의 가구는 충분히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마음에 안 들거나 바꾸고 싶으면 언제든지 따로 떼어내서 다르게 배치할 수도 있으니까요.


적당히 읽을 책과 노트북을 올려두니 일하는 공간 느낌...


취향이긴 하겠지만, 저는 이런 다소 온고지신스러운 방식이 꼭 나쁘다고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 콤팩트하게 안에 갖춰질 것은 다 갖춰져 있다는 소리 기도하고, 난방도 잘 됩니다. 뜨끈하게. 그리고 방마다 다르긴 하지만, 방안에 드라이어도 있고 욕조가 있는 방도 있습니다. 1인 가구에게 욕조는 어떻게 보면 극한의 사치입니다. 코로나 시국에 목욕탕을 가기 힘든 요즘 방 안에 욕조가 있기에 호텔 컨버젼 코리빙은 충분한 갓심비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욕조는 사랑이죠.

물론 신발장이 없어서, 신발이 갈 곳을 모를 수도 있고, 옷장도 매우 좁다 보니 겨울 옷들을 넣어두기에는 택도 없긴 하겠지만 역으로 말하면 행어 한 두 개와, 종이로 만든 간이 가구 몇 개 정도면 충분히 풀옵션 오피스텔을 능가하는 구색을 갖출 수 도 있다는 소리기도 합니다.


아 한 가지 빼먹을 뻔했네요. 방마다 커다란 티비도 있습니다. 벽에 붙어있어서 침대에 누워서 보기 좋습니다. 배달음식을 시켜도 방 문 앞까지 갖다 주니 쾌적하네요.


딱 침대에 누우면 티비가 딱 보이는 그런 위치

하지만, 이게 사실 집이라기엔... 애매한 감은 없지 않아 있습니다. 물론 내 짐이 더 많이 들어오면 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하지만 그러기에는 없는 가구들이 조금 애매해서 결국 인테리어를 내가 해야 한다는 결론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로컬 스티치만의 매력을 더 뿜어냈어도 재밌었을 것 같은데, 다소 그냥 무난한 시설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용공간에서 더 많이 신경을 써주셨겠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5점 만점에 3점 정도 줘봅니다. (이거도 사실 욕조가 0.5점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



세 번째 매력포인트 :  공용공간은 깊게는 어려울 듯하지만 다양한 취미를 탐색할 정도!


로컬 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의 공용공간을 생각해보자면 크게 3곳이 있습니다. 18층에 코워킹 공간, 층층마다 크고 작은 다용도 공간 그리고 지하에 식사를 하고 빨래를 할 수 있는 공간 이렇게 3곳입니다. 1층에 RDBK 카페와 2층에 굿스티치데이 레스토랑도 있긴 하지만, 엄밀히 따져서 공용공간이라기에는 좀 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크게 보면 이렇게 나누어져 있다.


우선 크고 작은 다용도실들부터 봅시다. 사실 1주일밖에 되지 않는 기간이라 이용해 보기에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예약이 어렵거나 뭐 꽉 차 있다거나 이런 것은 아니었고요. 그냥 제가 시간 때가... 회의실 같은 경우 예약이 앱을 통해서 가능하고 또 특별한 응접실이나 전시공간 같은 경우는 리셉션에서 대관을 하거나 입장을 할 키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솔직히 LP판들을 들어볼 수 있는 응접실(청음방)이 좀 많이 탐났는데... 일정들이 이래저래 안 맞아서 가볼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C) 로컬 스티치 웹사이트


지하에 있는 공용 주방 및 부엌에는 공용 냉장고와 공용 식기, 공용 냄비 등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미니 오븐과 에어 프라이기 까지 있어서 웬만한 요리들은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은 아니지만, 인덕션 화구가 총 8 정도 갖추어져 있어서 뭐 박터지지만 않으면 크게 붐비지 않고 요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짜 극도로 붐비는 시간 혹은 모든 방에 입주가 이루어졌다는 전제가 아닌 이상 크게 문제없이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요리를 해 먹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너도 그만 먹자


물론 그렇다고 충분한 요리 공간은 아니긴 합니다. 뭔가 요리를 제대로 할만한 공간이라기에는 사실 재료를 준비할만한 공간이 적기도 하고, 또 많은 사람들과 나눠먹을 만한 책상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대부분 1인 혹은 3-4인 정도 소수로 밥을 먹게 될 것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는 최적이긴 한 것 같습니다.


지하 1층과 세탁 공간

오히려 이제 코리빙에 오래 살다 보니까 느껴지는 거기도 하고, 약간 재밌다고 느꼈던 두 가지 디테일은 여기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공유 주방 이용 수칙에 'Sharing Box'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안 쓰는 남은 재료들을 나눌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공용 주방에서 사용할 플라스틱 통들을 모두에게 지급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각 플라스틱 통에 호실을 라벨링 할 수 있게 말입니다.


두 번째는 세탁이 유료라는 점인데, 이거 어떻게 보면 되게 킹 받는 지점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 다른 곳은 약간 무료로 해주던데 왜 여기는 유료지? 할 수도 있을 텐데, 세제까지 자동으로 나오는 세탁기라... 그냥 또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여러분 생각보다 세제가 비쌉니다. 일반적인 세탁기마다 결제를 하는 토큰 구조가 아닌 Kiosk를 통해서 결제를 하게 해 둔 점이 재밌기도 했습니다.


요런 곳에서 느껴지는 깨알 디테일들...


로컬 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에 입주하면 로컬 스티치 멤버십을 주는데, 이것으로 을지로 크리에이터 타운점 뿐만 아니라 다른 로컬 스티치 코워킹들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는 다양한 지점들이 있는데 마포/연남 쪽에 집중적으로 있고 종로에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신사에도 2곳 있고, 동국대에서 약수역 쪽으로 넘어가는 길에도 하나 있습니다. 저는 약수점과 소공점에 가봤는데 쾌적했습니다. 여의도 쪽에도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외부 미팅이 잦은 프리랜서나, 크리에이터들 또는 노마드들에게는 이런 멤버십도 충분히 매력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곳에 있는 로컬 스티치 지점들


그래서 결론적으로 건물 내 공용공간들은 필수적인 부분들을 충족하고 있었고, 충분조건에는 개개인마다 약간 못 미치는 지점들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홈트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공용 운동시설이 부족할 수도 있고, 요리를 즐기는 친구에게는 공용 주방이 조금 부족할 수도 있고, 또 음악을 자주 듣는 친구에게는 1달에 1번으로 정해져 있는 응접실 대관 시간이 아쉬울 수도 있겠죠. 하지만 본인의 취향을 탐색하고 적절하게 즐기기에는 필요한 것들을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언제든지 조금 움직여서 다른 로컬 스티치도 쓰면 되니까요. 그런 걸 기대한 것이 아닐까요? 공용공간은 5점 만점에 3.5점 줄 것 같습니다.





네 번째 매력포인트 : 가깝지만 멀게, 멀지만 가깝게 모두 적당한 공간을 누리는


역설적으로 규칙이라는 것은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만큼 괴롭게 만들 수도 있는 그런 양날의 검입니다. 그래서 뭐랄까 규칙이 있으면 너무 좋은데, 또 규칙 때문에 힘듬을 겪기도 하죠. 근데 로컬 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은 되게 이상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규칙들은 정해져 있지만, 그 이외의 부분들은 모두 멤버 재량에 약간 맡겨둔 것이지요. 사실 이게 되게 어려운 것이기도 한데 또 재밌기도 한 지점 같아요. 멤버들의 선함을 믿는 것이라고 생각되니까요...?


마치 라이프셰어 카드처럼, 규칙은 있지만 또 그 규칙에서 벗어나도 크게 문제없는...


실제로 들어와서 거주하고 있는 입주자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본 것은 아니지만 매니저님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또 공기의 흐름을 느껴보았을 때 다들 어느 정도 서로 이해하면서 지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루는 저도 18층 라운지에서 저녁때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몇몇 외국 친구들이 맥주를 사 가지고 와서 마시더라고요. 일하고 있던 분들은 적당히 이어폰을 꼽고 다시 일을 하시고, 또 맥주를 마시던 친구들도 재미있게 수다 떨고 또다시 내려가고. 뭐랄까 공간 자체가 여기는 업무용 공간이야! 라거나, 여기는 수다 떠드는 공간이야! 하고 정의된 것이 아니기에 이런 것들이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적절하게 서로 간격을 지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 입주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혜택이나 프로그램들이 있었는데요, 우선 지하 1층 필라테스 센터에 할인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저는 운동을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리고 1월에는 스토리지 북앤필름과 창작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더라고요. 이런 부분들에서 입주민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외부인과 지속적으로 섞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재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결국 로컬 스티치의 철학이랑도 연결된 부분인 것 같아요. 들어와서 같이 협업할 사람들을 찾아라. 이 부분 말이죠.


같이 아침밥도 먹고 말이죠


실제로 저도 같이 1주일 살기를 하는 다른 분들과 밥을 먹을 일이 자주 있었어요. 하루의 바이오리듬이 비슷해서 그런지, 아침밥을 주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지 어째 1주일 중에 4일을 만났더라고요. 약속하고 만난 건 하루밖에 안되는데 되게 신기했습니다. 분야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지만 되게 유의미한 이야기들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약간 회사 옆 부서 직원이랑 같이 밥 먹는 기분이었어요. 새로웠지만 통하는 것이 분명 있었다는 거죠.


로컬 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 입주 마지막 날 받은 선물


그리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로컬 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에서 입주민분들에게 선물을 하나씩 이렇게 주셨는데, 이런 지점들도 그냥 되게 따습고 재밌었습니다. 뭐랄까 약간 기숙사보다는 마을 느낌이 강했어요. (매니저님이 그럼 이장님인가...?) 저 선물 보따리에 들어있는 내용물도 보따리마다 달라서 또 재밌고 그랬죠. 그래서 이런 소소한 지점들에서 알 수 있듯이 유연하고 적절한 여백이 있는 관계를 되게 잘 만들어내신 것 같더라고요.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게 말이죠. 이런 부분들에서 저는 사람과 분위기를 5점 만점에 4점 정도 줘보겠습니다!




다섯 번째 매력포인트 : 힙지로는 놀러 나가는 거 아니고 동네에 마실로!


마지막 포인트이지만, 사실 이게 핵심이기도 합니다. 로컬스티치 크리에이터타운이 위치해있는 곳은 나름 힙지로 한복판입니다. 힙지로라고 불리는 곳은 영감의 천국입니다. 을지로 3가-4가 사이는 이미 너무 많은 재밌는 것들이 즐비해있는 공간이니까요. 동네 크고 작은 카페도 하나하나 모두 특색이 있는 공간이고, 어디 하나 의도가 없는 공간 이 없습니다.


골목골목 영감 천국 코로나 전 사진인데 너무 그립...


근데 이런 힙지로를 슬리퍼 끌고 걸어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이점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름 땅도 평지인 편이라? 걸어 다니기 좋고, 또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요 카페 저 카페 들어가 보는 재미도 있으니까요. 세운상가와 DDP, 명동 등이 가까운 것도 엄청 이점입니다.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3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데, 그러다 보니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못하더라도 걸어서 영감 속으로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요런 식으로 청계천만 걸어도 너무 기분 좋은 동네


그리고 을지로는 전통적으로 맛집이 많습니다. 필자는 평양냉면이랑 설렁탕을 좋아하는데요, 그거 두 개 좋아하면 일단 을지로는 합격입니다. 왜냐면 괜찮은 평냉집과 설렁탕 집이 즐비해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닭무침이 킬포인 '평래옥'과 할아버지와 어릴 때부터 손잡고 가던 '이남장'을 추천해보겠습니다. 거기 말고도 맥주 한 잔 하기 좋은 곳들도 참 많습니다. 오늘은 뭐 먹으면 좋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산수갑산'의 뜨끈뜨끈한 순대국밥이 생각나네요. 이제 6명까지 된다고 하니, 둘러앉아서 순대 모둠도 하나 시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퇴근 후에 맥주 한 잔 하기 너무 좋은 다케오 호르몬 데판야끼 집
동원 집 감자탕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밥집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카페도 너무 많습니다. 공간이 주는 매력은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옛날 빈티지스러운 벽들의 매력을 살린 곳들이 참 많습니다. 옛날 인쇄공장을 그대로 살려서 만든 '4F'도 너무 매력적이고, 세운상가 안에 있는 '호랑이'카페도 너무 매력적이죠. 솔직히 을지로에서 카페를 추천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분명 각자에게 딱 맞는 취저의 카페를 1개는 꼭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산을 좀 탈 생각이 있다면, 한 15분 걸어올라 가면 남산 쪽에 '로이터 커피 셀터'도 쾌적하고 좋습니다. 뷰가 끝내줘요.


이렇게 커피콩을 볶아주는 곳도 있어요. 커피 한약방이라고
공간과 3층에서 볼 수 있는 불상이 임팩트 있는 After Jerk Off도 근처...!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동네로서 을지로 크리에이터 타운의 위치선정은 끝내줍니다. 5점 만점에 4.5점! 혹시 몰라서 크리에이터 타운 근처 맛집들을 큐레이션 해서 몇 개 넣어둬 봤습니다. 이 위에 없는 곳들도 많이 있으니 참조!


 https://jinjja-seoul.com/mytheme/458



결론적으로는 이 5가지 포인트들에서 종합해보았을 때, 숫자만 가지고는 5점 만점에 3.9점 정도가 나옵니다. 반올림해서 5점 만점에 4점 정도라고 칩시다. 방의 시설만 보고 들어갈 곳은 아니고, 본인의 라이프스타일 상에서 보았을 때 여러 가지 시설과 로컬 스티치가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이점들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걸어오다 가다 계속 눈에 들어왔던 로컬 스티치 크리에이터 타운점의 저 문장들이 이 공간과 사는 사람들을 되게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해서 마지막 종합 사진으로 아래 사진을 골라보았습니다.



로컬스티치는 창의적 도시생산자들의 워크&라이프 커뮤니티입니다.

모두가 창작자가 되는 집



여러분은 도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크리에이터인인가요? 그렇다면 이곳이 여러분의 집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