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회색지대

이름 붙여지지 않았던 시도들

by BaeFounder

핸투핸은 앱(APP)기반 당일배송 플랫폼이었다.

간단히 설명하면,
우버(Uber)와 퀵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의 서비스였다.

일반인이 공급자가 되어 공유경제 구조로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당일 배송이라는
물류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

그래서 서비스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질문은,
“이게 되나?”가 아니라
“이거, 괜찮은가?”였다.

정식 론칭 전에 우리는 법률자문을 받았다.
공급자는 전업 기사가 아닌 일반인이었고,
부업·투잡 형태로 각자의 일상 속에서
배송을 수행하는 구조였다.

그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단어가 있었다.
'회색 지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찾았다.
법률자문의 결론은 비교적 명확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 법 해석상 불필요한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서비스의 경계를 분명히 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몇 가지 기준을 정했다.

배송 가능 물품: 20kg 이하 소화물
운송 수단: 1톤·5톤 화물차 제외, 승용차 기준
전업 운송이 아닌 일반인의 일시적·부업성 배송

이 기준 안에서는 당시 기준으로 비교적
안전한 영역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핸투핸은 처음부터 모든 물류를
품으려 하지 않았다.

확장보다, 정의를 먼저 정했다.

회색 지대는 핸투핸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이 고민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카풀 서비스 논쟁,

규제 샌드박스를 거쳐야 했던 합승 택시,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던

택시 소화물 배송 서비스 등등

창의적인 BM이 등장할 때마다

항상 같은 질문이 따라붙었다.

“이건 혁신인가?”
“아니면 규제의 사각지대인가?”

그러나 요즘은 달라진 풍경들이 보인다.
이를테면 그 예시로 일반인 배송, 부업 플랫폼, 공유경제 모델등은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시작점에는
누군가의 조심스러운 첫 시도가 있었을 것이다.

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 경계를 확인하고,
선을 긋고, 속도를 조절하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던 시간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색 지대란
위험한 영역이 아니라,
아직 이름이 붙지 않았던 영역이었는지 모른다.

■ Self Question
“이 사업은 지금 당장 확장해도 되는가가 아니라,
정의해도 되는 상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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