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된 시간 이후에서
6년의 기록은 여기서 멈춘다.
서비스는 종료되었고, 법인은 파산했다.
서류는 모두 정리되었고,
법적으로도 나는 완전히 분리되었다.
외부적으로 남은 것은 없다.
이번에는 머릿속도 비교적 고요하다.
프롤로그를 쓰던 때와는 조금 다르다.
그때의 나는 정리되지 않은 시간 위에서
질문을 시작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 시간을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장은 분명 존재했다.
정부지원사업, 투자, 대출, 확장.
지표는 오르고 조직은 커졌다.
동시에 구조는 무거워졌고,
나는 그 무게를 끝까지 감당해야 했다.
나는 그 시간을 성공이나 실패로
단순하게 정의하지 않는다.
잘한 판단도 있었고,
비겁하게 미뤘던 결정도 있었으며,
되돌릴 수 없었던 선택도 있었다.
그 모든 장면을 숨기지 않고 기록했다.
이 책은 교훈을 제시하기 위한 회고록이 아니다.
재도전을 장려하기 위한 선언문도 아니다.
다만 말하고 싶었다.
창업은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판단’의 문제였다는 것을.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확장을 택하고,
누군가는 멈춤을 택한다.
그리고 그 찰나의 선택이
시간이 흐른 뒤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나는 한 번 그 필드 위에 서 있었고,
그 온도를 몸으로 겪어본 사람이다.
그래서 쉽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성공을 가볍게 박수 치지도 않고,
실패를 함부로 미화하지도 않기로 했다.
이제 나는 플레이어일지,
감독일지, 평론가일지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관중으로만 남지는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경기장의 공기를 한 번이라도 마셔본 사람은
그 온도를 쉽게 잊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 시간을 지우지 않는다.
부끄러워하지도, 과장하지도 않는다.
'정리된 시간 이후'에서,
나는 '다음 선택의 순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