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업계 여성 대표들을 한 자리에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많은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다양한 종류의 행사가 열립니다. 행사의 성격에 맞게 대상으로 하는 구성원도 상당히 다른데요. 분기에 한 번, 일 년에 총 네 번 열리는 '스타트업 프레스데이'는 스타트업 PR 담당자와 미디어 관계자(주로 기자)들의 네트워킹을 위한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서만큼은 인터뷰어-인터뷰이의 관계가 아니라 추후의 취재를 위해 피자와 맥주를 마시며 즐겁게 만납니다.
프레스데이는 초창기에는 따로 주제를 정하지 않고 일괄 스타트업의 신청을 받아 선정해서 진행했는데요, 2017년 하반기부터는 각 분기마다 적절한 주제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스타트업과, 해당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미디어 관계자들과 업계 출입기자들을 초청합니다.
2017년 4분기에는 <여성 창업 특집 : 히든피겨스>를 주최했습니다.
사실 좀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설명하기 좀 복잡하긴 한데요. 굉장히 훌륭하고 멋진 여성 대표님들이 계시지만 이 분들을 '여성'이라는 '생물학적 이분법'에 입각한 기준으로 묶을 수 있을까의 고민이 첫 번째였고요.
두 번째는, 굉장히 언론에 노출이 많은 여성 대표님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으면서 사업을 잘 이끌어가시는 대표님들도 계실 텐데 국내에는 제대로 된 통계가 없어서 과연 이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얼마나 나와주실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참가 신청을 받으면서 동시에 여성 창업자 현황을 설문조사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국내에는 여성 창업자에 대한 통계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미국의 경우, 테크크런치에서 2017년에 미국 기반 스타트업 중 17%가 여성이 창업한 회사라는 통계를 낸 적이 있습니다.)
사실 여성 창업자에 대한 통계만 없는 것이 아니라, 유의미한 스타트업 통계 자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모수가 모호하기 때문인데요. 국내에는 여전히 '벤처'라는 개념과 '스타트업'에 대한 개념이 혼재돼 있고, 대부분의 통계가 벤처 인증을 받은 3만 5천 여 개 기업(2018년 현재 기준)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스타트업 씬에서 부르는 '스타트업'의 통계를 내기가 애매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성 창업자를 모두 조사할 수는 없겠지만, 설문에 응해주시는 분들만이라도 알아가고자 하는데 의의를 두고 설문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익명의 설문조사고, 모수가 굉장히 적기 때문에 아주 유의미한 통계는 아니겠지만요.
저희의 1차 응답 추정치는 스타트업 50여 곳이었습니다. 스얼 멤버들의 네트워크와 명함집을 탈탈 털어 리스트업 해본 숫자가 거의 50여 곳이기 때문이었는데요. 다행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67팀에서 응답해주셨습니다.
응답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 술에 배부르기 어렵고, 정교하게 설계해서 진행한 설문은 아니었던 만큼 아쉬운 점이 훨씬 많았지만요. 창업한 지 1~3년 차인 여성 대표님들이 가장 많다는 이 응답을 보고, 내후년 혹은 그다음엔, 이 스타트업들이 모두 건강히 살아남아 '5년 이상'에 많이 응답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결과를 안고, 신청해주신 여성 대표/공동 창업자가 있는 업체 중 24곳을 모시고 이윽고 2017년 11월 23일, 프레스데이 <히든피겨스>를 진행했습니다!!
프레스데이는 스타트업 관계자(대표 혹은 PR 담당자)들의 50초 회사 소개로 시작해서, 참석한 미디어 관계자들도 모두 50초 소개를 하고 자유롭게 네트워킹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50초가 되기 10초 전부터 저희 스태프들이 끝내라는 무언의 압박을 동원해 기가 막히게 50초 안에 모든 분들이 회사 소개를 끝내십니다.
제 7회 프레스데이에 참여한 스타트업/담당자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튜터링 (최경희 공동대표) :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전화영어 하는 튜터링 서비스
- 하이브아레나 (황혜경 대표) : 코리빙하우스, 코워킹스페이스
- 핀다 (이혜민 대표) : 금융 상품 추천 플랫폼, 상품별 비교, 챗봇 서비스, 테마 추천 등 서비스
- 마인드퀘이크 (김선혜 대표) : 고객과 전문 광고/영상 창작자 연결해주는 비교 견적 중개 서비스 캬라멜
- 베베템 (양효진 대표) : 데이터 기반 육아용품 추천 커머스 플랫폼
- 프레시코드 (유이경 CMO) : 건강 간편식 샐러드 거점배송 온라인 플랫폼
- 럭스벨 (김민경 대표) : 개인 체형 데이터 기반 맞춤형 속옷 사라스핏
- 카우카우(류정하 대표) : 우유로 만드는 클레이 교육키트 카우토이, 아이와 엄마가 함께 쓰는 순한 화장품 바이노바
- Lawdy (김현정 대표) :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 서비스
- 헬프미 (박효연, 이정한 공동대표) : 법인 등기, 법률 상담 서비스
- Profound(이유경 대표) :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
- 포휠즈 (정석모, 이윤주 공동대표) : 간호사를 위한 캘린더 서비스
- 코티에이블(안혜린 대표) : 대학생을 위한 캠퍼스 커뮤니티 셰어하우스 에이블하우스
- 생활연구소 (연현주 대표, 이연주 부장) : 모바일 온디맨드 홈클리닝 서비스 청소연구소
- 스타일쉐어 (장선향 팀장) : SNS 기반 패션 커머스
- AIM (이지혜 대표, 장효주 매니저) : 자산관리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
- 마보 (유정은 대표) : 국내 최초 명상앱 마보 서비스
- 키돕 (김성미 대표) : 영유아동 맞춤형 방문교육 서비스
- 민다 (이상훈 마케팅팀장) : 해외 자유여행에 필요한 한인민박, 현지 투어,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
- 더부스 (김희윤 대표) : 수제 맥주 생산 및 판매
- 펫트너 (최가림 대표) : 수의사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펫시터 플랫폼
- ARTY (정여진, 남주연) : 각 지역 카페, 바에서 그림 그리는 모임 플랫폼
- 위시어폰 (이단비 대표) : 쇼핑큐레이션 서비스 지향 모바일 커머스
또 이날은 육아를 하시는 참석자 분들을 위해, 스타트업 째깍악어(대표 김희정)에서 찾아오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째깍악어 선생님이 저희 스얼에 방문해주셔서 베베템 양효진 대표님의 자녀 분을 행사 시간 동안 돌봐주셨어요. 저희 스얼에서는 퇴근 이후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위한 행사를 많이 주최하는데, 육아 문제로 참석하기 어려운 구성원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참석해주신 기자분들과도 인연이 이어져, 후속 인터뷰나 기사가 나온 경우도 있었는데요. 몇 가지 소개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댕댕이 마음 수의사가 잘 알죠”… 최가림 펫트너 대표
2) 아이가 편히 갖고 놀 수 있는 ‘우유’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 크리에이터스랩
3) “법 사각지대 없애는 법 고민했죠”…박효연 헬프미 대표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로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미디어 관계자들의 편안한 네트워킹, 이 인연으로 서로에게 도움될 수 있는 프레스데이를 기획할 테니 관계자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승아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