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 <좋아서 하는 컨퍼런스 : 좋아서 일하는 사람들> 후기
올해 '좋아서 하는 컨퍼런스'로 리브랜딩 하고 처음 시작한 미니 컨퍼런스 <좋아서 하는 컨퍼런스 01 좋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4월 11일 수요일 오후에 열렸습니다! 일명 좋아컨!
스얼에 와서 많은 행사를 주최하고, 또 많은 행사에 참석하면서 많은 연사분들을 뵈었지만 주로 창업을 하시거나, 스타트업 대표이신 분들을 많이 뵈었던 것 같아서 기획한 행사였는데요.
스타트업에 ‘취직’하고 싶은 사람,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은데 내가 이 씬에 조인하면 일을 잘 배울 수 있을까,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스타트업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데 밖에서 보는 것만큼 자유롭고 즐거울까,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다음엔 어떻게 성장해야 할까.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고 싶었어요.
스타트업 지원기관에서 일하면서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꼭 그런 고민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고민을 먼저 해본 분들을 사연 별로 골고루 모시려고 했어요.
PM 입장에서 좋은 분이 계셔서 행사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좋아컨의 경우 아주 까다롭게 ‘이런 분을 모셔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분들을 찾기 위해 스얼 식구들의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했습니다.
첫 번째 세션은 ‘나는 왜 스타트업을 선택했나’.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된 계기, 그리고 이직하게 된 기준 등을 듣고 싶었어요.
발표해주신 코인원 웹퍼블리셔 오혜진 님은 사실 코인원에 합류하신지는 얼마 안 됐고 마이뮤직테이스트에서 2년 7개월 간 근무하신 분입니다. 웹퍼블리셔, 개발 사이드의 직군으로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신 분으로 첫 회사는 사정이 안 좋아져서 퇴사했고 그다음부터 기준을 세우고 (재무 사정, 웹퍼블리셔로 신규 서비스 런칭 이후에 얼마나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등) 이직한 케이스입니다.
웹퍼블리셔였기 때문에 개발 사이드이면서 PM 역할도 많이 하셨고, 한 스타트업에서 2년 7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일했기 때문에 스타트업 문화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얘기해주셨어요. 지난달에 테헤란로 스터디클럽에서 발표해주신 마이뮤직테이스트 PM 홍석희 님 덕분에 모실 수 있었기에 이 글을 빌어 석희 님께도 한 번 더 감사를.. :) (브런치 유명 작가 석희님!!!)
두 번째 세션은 ‘스타트업에서 성장하기’. 발표해주신 분은 대기업을 경험하고 알지피코리아(요기요)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시다 곧 센드버드에 출근하실 정여진 님.
여진님은 요기요에 계시면서 제 스얼 동료이자 최고 든든한 스얼의 기둥 나리님과 먼저 인연이 있으셔서 나도 뵙게 됐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ARTY, 와인 마시면서 그림 그리는..?! 모임 플랫폼을 잠깐 하셨기에 지난 여성 창업 프레스데이 때도 모셨었던 멋진 분입니다.
여진님이 과거에 계셨던 대기업은 CJ E&M, 게임과 거리가 먼 분이 온게임넷에서 게임 방송 쪽 업무를 하셨는데요. 그러다가 더 열정 많고, 열정에 이끌리는 사람들이 모이는 스타트업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어서 플랫폼 비즈니스 스타트업으로 옮겼고, 그곳이 요기요였어요.
요기요에서 개발 이야기를 모르는 피엠으로 일하며 개발자와 소통하기 위해서 개발 공부를 하면서 커리어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센드버드로 이직해 출근을 앞두고 계십니다.
여진님은 대기업과 큰 규모의 스타트업을 경험했고, 더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셨기 때문에 그 문화들을 모두 잘 아시는 분이에요. 그 움직임의 기준, 그리고 그 이직의 단계에서 자신이 성장하고자 노력한 스토리를 들려주셨어요.
세 번째 세션은 ‘스타트업, 일, 나의 삶’. 이 세션은 로아인벤션랩의 프로젝트 디벨로퍼(PD) 장혜인 님이 발표해주셨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취업해서 일하고, 성장하는 것만큼이나
스타트업 구성원들이 그 조직에서 자신의 일생을 꾸려나갈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타트업 내에서 결혼과 출산, 육아 휴직과 복직을 경험해 본 분을 꼭 모시고 싶었습니다.
때마침 스타트업 여성 실무자들이 꽤 많이 모여있는 페이스북 그룹 스여일삶에 딱! 그런 경험을 통해 자기소개를 해주신 혜인 님 글을 읽게 됐고, 스여일삶 운영진인 지영 님을 통해 혜인 님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앞서 발표해주신 두 분이 스타트업 직원으로, 대기업 직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시고 현재 스타트업에 재직 중이시라면 혜인 님은 처음에 ‘공동창업자’로 창업하며 커리어를 시작하셨어요. 그리고 농업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가 지금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하는 로아인벤션랩에 계세요.
혜인 님은 공동창업자로 일하시며 정말 ‘돈이 안 벌리지만 사명감으로’ 버틴 경험도 가지고 계시고, 으쌰 으쌰 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근로계약 같은 문제가 클리어하지 않은, 소위 ‘대학교 팀 과제’처럼 일하는 스타트업도 경험하셨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꼭 알아야 하는 제도적인 부분들을 경험에서 솔직히 말씀해주셔서 유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패널토론의 모더레이터는 버즈니에서 인턴을 경험하고, 모비인사이드에서 에디터로 잠시 근무하다가 다시 버즈니로 돌아가 주니어 피엠으로 커리어를 막 시작한 임이솔 님을 모셨습니다.
이솔 님은 모비인사이드 신입 에디터가 됐을 때 처음 만났는데요. 상대방이 이야기하는 부분을 잘 캐치하고 정리해 질문해줄 수 있는 분일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씬에서 인턴을 경험하고 주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한 분이기에 이 ‘스타트업 선배들’에게 ‘정말 여기서 성장해도 될까요?!’ 입장에서 좋은 모더레이팅을 해줄 거라 확신해 꼭 이솔 님이 해주십사 했습니다.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무대 공포증이 있다던 이솔 님은 청산유수처럼 ‘저도 이런 게 궁금한데요’, ‘저도 가끔 이런 게 혼란스러운데요’, 하면서 이 세 연사 분들에게 야무진 정리와 질문을 해줬습니다. 연사 분들도 긴장이 풀리셔서 인지 발표보다 훨씬 편안하게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이 패널토크를 따로 떼어서 하나의 행사로 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미니컨퍼런스는 저희 스얼에서도 자주 하는 (정기적이거나, 시리즈로 기획된) 행사도 아니고, 시간도 평일 오후 3시, 스얼 매니저들에게도 너무 낯선 시간이에요.
게다가 시간대와 주제 때문인지 신청자 분들이 평소에 우리 행사에 많이 오시던 분들도 더더욱 아니어서 저 또한 진행에 굉장히 긴장했고, 연사 분들 또한 평소에 청중 앞에 많이 나서는 대표님들이 아닌 실무자 분들이라 기대 70%, 걱정 30% 정도 있었는데 웬걸 다들 긴장하셨다고 하시곤 너무들 잘 하셔서 오히려 내가 더 긴장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쯤 읽으셨다면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미니컨퍼런스는 세 명의 연사 분들, 그리고 모더레이터 이솔 님까지 네 분이 모두 여성인 컨퍼런스였습니다.
스타트업 씬은 물론이고 다른 업계의 행사들도 이렇게 여성 연사로 꽉 채우는 컨퍼런스가, 아주 ‘여성’의 일인 것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 찾기 어려운데요.
그래서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스타트업을 선택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여성 분들의 이야기를, ‘여성’ 개발자, ‘여성’ PM이라고 소개하지 않으면서 구성원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었거든요.
평일 낯 시간인데도 많은 분들이 자리해주셔서 감사했고, 또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혹은 일하려는 고민들을 나눠주셨고 그 고민을 함께 해줄 다양한 스토리의 연사분들을 모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10명이 있으면 10명의 스토리가 다르고, 그 스토리가 만나면 더 멋진 스토리가 나오는 업계의 특성상 더 많은 실무자 분들의 이야기를 종종 소개해드릴 수 있다면, 스얼 매니저로서 더 뿌듯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진짜로 내가, 스얼이 좋아서 해버린 <좋아서 하는 컨퍼런스> 끝!
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승아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