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펀딩클럽]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문규학 대표 1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2017년 2월부터 테헤란로 펀딩클럽을 개최해왔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첫 번째로 소개한 벤처캐피털은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입니다. 문규학 대표와 함께한 시간을 공유합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는 2000년에 설립한 VC다. 소프트뱅크그룹의 한국 내 지주회사인 소프트뱅크코리아의 100% 자회사이기도 하다. "사실 설립 직후 닷컴 버블이 터져 죽을 고생을 했었다"는 문 대표의 웃음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 기준이 녹아있다. '정보통신혁명을 통해 인류를 행복하게 하겠다'는 손정의 회장의 꿈으로 시작된 회사가 소프트뱅크벤처스이기 때문에,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또한 더 거창하고 높은 꿈을 꾸겠다는 목표로 16년째 ICT 분야에 주안을 두고 투자하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는 현재 국내 기업뿐 아니라 동남아, 일본, 미국 일부까지 투자한다. 해외 투자 비율은 30% 정도다.
외부에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투자활동이 early stage 스타트업에 집중돼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growth stage 스타트업에 50% 넘게 투자한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이 early stage와 growth stage라는 구분이 한국에서는 약간 모호할 때가 있다"라고 했다. 창업한 지 1년 안 된 스타트업을 early stage라고 하기도 하고, 창업한 지 3년이 되어도 early stage라고 구분하기도 해서다. 문 대표는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도 창업한 지 3년이 안되었으면 early stage"라며 "구분이라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다.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 구분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규학 대표는 "한국의 경우 IPO든 M&A든 회수가 가능한 마켓과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늘 투자보다 회수가 어렵다"라고 했다. 투자는 심사역들의 경험에 비추어 '될 것 같을 때' 하면 되지만 회수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문 대표는 포트폴리오 사인 한국전자인증을 예로 들었다. 한국전자인증의 경우 2008년까지 다섯 번 정도 문을 닫을 뻔했지만, 2012년에 상장해 설립 12년 만에 회수한 사례다. '예측할 수도 없고, 뜻대로도 안 되는 게 회수'여서다. 그래서 문 대표는 '맞는 때'를 강조한다. 너무 빨리 가는 것도, 너무 늦게 가는 것도 안 되고 적당한 때에 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게임 '애니팡'으로 잘 알려진 선데이토즈도 마찬가지다. 선데이토즈는 처음 싸이월드에 제공하는 소셜 네트워크 게임 서비스였다. 그런데 싸이월드가 해킹당하며 유저가 빠르게 이탈해 투자한 지 5개월 만에 문을 닫을 뻔했다. 그러다 CTO와 인턴 개발자가 만든 애니팡이 갑자기 대박난 사례다. 문 대표는 '맞는 때'가 왔을 때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조용히 내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가 투자한 회사 중 많은 경우가, 내공 기반으로 사업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야 드라마틱한 성공의 기회를 붙잡았다. 문 대표는 "성공의 이면에는 반드시 실패의 역사가 있게 마련이니 그 실패에서 내공을 쌓고 기다려야 한다"고 거듭 전했다.
- [테헤란로 펀딩클럽]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문규학 대표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