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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트업얼라이언스 Oct 23. 2023

[스얼레터#388] 계단을 뿌셔뿌셔

2023.10.23. 스얼레터 #388


지난 주말, 계단뿌셔클럽에 다녀왔습니다. 계단뿌셔클럽은 휠체어나 유아차, 거동이 불편한 이동 약자를 위해 건물의 계단 정보를 수집하여 ‘계단정복지도’를 만드는 커뮤니티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 번 활동할 때 2시간가량 소요되며 하루 단위로 신청 가능한데요. 건물이나 가게에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는지 휠체어가 다닐 수 있을 높이의 턱인지 등을 확인해 ‘계단정복지도’라는 앱에 입력하는 활동을 합니다.


저는 올봄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참여했습니다. 턱이 5cm만 되어도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렵다고 하는데요.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길거리에 턱이 높은 곳이 많고 가게와 건물에 경사로가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시작했다가 하다 보니 마음이 무거워지며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이 활동은 무엇보다 재미가 있습니다. 지도에 데이터를 하나하나 채워갈 때는 게임을 클리어하는 기분이 들었고,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재미도 컸습니다.


특히 이번 활동에는 큰 울림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한 빵집의 경사로 여부를 확인하던 중 주인분께서 “지금 뭐 하는 거예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성인 세 명이 가게 주변을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하고 있으니 궁금해하신 것도 당연하죠. 살짝 긴장한 저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말씀드렸고, 설명을 들은 주인분께서 웃으며 답하셨습니다. “정말 좋은 활동이네요! 저도 미처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했어요. 저도 사회복지학과를 나와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다음에 참여해 봐야겠어요.” 겉으로는 알 수 없지만(이 빵집에도 경사로가 없었습니다.),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희망이 생기는 하루였습니다.


- 쌀쌀해진 날씨에 마음이 따뜻해진 주연 드림 -



✔️ 스얼레터 다시보기 : https://stib.ee/o3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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