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

by 김하얀

최초에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우선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듯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무렵,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방에 들어가서 불쑥, 작은 만화책을 만든 적이 있어요. 아마도 그때 처음으로 작가라는 후진 불가능한 길로 걸어 들어간 것 같습니다. 신나게 만화책을 만들고 동생에게 첫 까임(“재미없어.”)을 당해서 시무룩했던 기억도 나네요.


산문 형태의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중, 고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몸이 좋지 않아 늘 예민한 상태였어요. 빛이 들지 않는 방구석에서 글을 쓸 때면 그 순간만큼은 아픈 것도, 불안한 것도 잊을 수 있었기에 현실 도피용으로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엉성한 졸작뿐이었지만 이때부터 꾸준히 글쓰기 습관을 기르며 작가라는 꿈을 키울 수 있었지요.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스물일곱 살이 되던 해였습니다. 안이하고, 대담하게. 작가가 되겠다며 직장을 그만두었거든요. 하지만 작은 대회에서 입상을 한번 하고 난 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쓰다 만 글들이 잔뜩 쌓였는데 이것도 이룬 것이라면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서른에는 다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글 쓰는 일도 멈추지 못한 상태였고요. 글쓰기를 그저 즐거운 일로 여겼다면 좋았을 텐데. 완성되지 못한 글과 선택받지 못한 글들이 쌓여 갈수록 우울감이 쌓여 갔어요.

개인적인 일들까지 더해져 어느 순간 우울감이 바닥을 찍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끝까지 내려왔으니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괜찮아질 거라고 저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기다린다고 자연히 행복해지는 게 아니더군요. 그때 결심한 것은 ‘나 스스로 행복하게 살아가기’입니다. 스스로 저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로 한 것이죠.


행복하게 살기로 정한 날부터 매일 하나씩 소소한 행복을 찾아냈습니다. 처음에는 억지로 주변을 돌아보며 늘 보던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려 노력했어요. 어거지로 행복 찾기를 시작한 셈이죠. 그런데 놀랍게도 매일 한 가지씩 행복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괴로운 날이라도 행복한 일 하나쯤은 반드시 있더라고요.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 행복한 순간은 일상 곳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햇살, 초록색 식물, 바삭한 크루아상, 강아지 코 고는 소리, 자전거를 탈 때 느껴지는 바람 등...

매일 행복을 발견할 때마다 우울감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가만히, 한 번씩 미소 짓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순간들을 글로 옮겼지요. 언젠가 우울의 시간이 찾아오면 버텨내는 데 쓰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작성한 글들 덕에 첫 원고가 탄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총 마흔한 곳에 투고한 끝에 출간을 하였습니다. 남들은 그사이에 출산을 하였지만 저는 출간을 했네요.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하고 다음 장부터는 투고 과정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서없는 신변 잡설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여러분의 행복을 바라며,

김하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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