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찐이에요" 인증해주는 어도비
어도비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어도비의 시장 지배력은 엄청나다. 포토샵, 인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프로, 에프터이펙트... 등등. 개인적으로 영상도 제작했었고, 지금은 취미로 사진작업 등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다른 툴을 사용해보려 해봤지만 결국 제일 익숙한 어도비 제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어도비가 크리에이터 제작한 콘텐츠에 NFT를 적용하기로 했다. 포토샵에 ‘Prepare as NFT(NFT로 준비)’ 옵션을 내장한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터가 만든 창작물(콘텐츠)에 ‘이게 찐이에요’하는 인증을 달아주는 것이다. 디지털 창작물은 도난 사례가 너무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불법 복제를 막기가 불가능하다. 어도비가 선택한 도난 방지 대책이 NFT다. NFT의 가장 높은 활용 예로 나오는 게 “예술” 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해보이지만 막상 이 소식을 접하니 블록체인/NFT/메타버스/가상화폐 등등이 이제 일상이 되겠구나 싶다.
어도비는 재작년부터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Content Authenticity Initiative)’를 만들면서 가짜 정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워왔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생태계에 치명적인 이슈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복제/도난이 일상화된 무법천지가 콘텐츠 시장이다. 당시 뉴욕타임즈, 트위터와 함께 콘텐츠 진위 이니셔티브를 만들면서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자) 표시에 대한 업계 표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개인적으론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대표하는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어도비는 자신들이 적용할 NFT가 생태계를 가질 수 있도록 NFT 마켓플레이스와 협력할 것을 밝혔다. 오픈씨, 래리블, 노운오리진, 슈퍼레어 등 NFT 마켓과 협업한다. 어도비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뿐 아니라 이를 공유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어도비 스톡을 운영하고 있다. 어도비 스톡에서 다운 받는 콘텐츠에 자격 증명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콘텐츠 자격 증명을 누구든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개발자 키트도 제공하기로 했다.
‘디지털 저작물에 대한 자격 증명’을 앞으로 다가올 시장의 필수적인 에셋으로 이해하고 업계 최고 메이저 회사가 본격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NFT (Non Fungible Token)
디지털 자산(비디오, 오디오, 이미지, 텍스트, 게임 아이템 등등)에 사용되는 ‘소유권 인증’ 딱지다. 이게 있어야 찐이고 나머진 다 가품이다. “디지털에서 그게 무슨 의미야?” 싶지만 차차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리를 해보려 한다.
디지털 저작물에 대한 소유권이 명확해지는 건 이상하(놀랍)게도 새로운 흐름이다. 특정 브랜드에서 관리해왔던 것과는 좀 다르다. 개인의 창작물에 대한 디지털 소유권은 필요했다. 소유자/판매자가 명확해지면 당연히 시장 형성 가격도 달라진 것이다. 단순히 오르고 내리는게 아니라 더 정확한 가치를 받고 지불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세계의 다양한 에셋들이 실물과 다를 바 없어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저작권에 둔감했던 콘텐츠(공적이든 사적이든, 뉴스든 정보든) 시장의 많은 플레이어에게 꽤 위기감을 주지 않을까 싶다. 어도비의 이번 발표가 메타버스(이 표현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를 가속시킬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