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콘텐츠의 마켓 핏, 그리고 뉴스 브랜드
‘뉴스’는 제품의 관점에서 시장을 얼마나 이해하고 만들어질까? 201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서도 많은 뉴스/정보 미디어 스타트업이 생겼고, 의미 있는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런 시도들은 기성 어론사의 디지털 뉴스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팀 구성, 스토리텔링 방식, 브랜드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식까지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기성 언론도 ‘사양’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강하게 박혀있는 조직문화와 뉴스 생산 방식은 문제의 원인을 대부분 외부로 돌렸던 것 같다. ‘포털’이 문제고,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유사 언론’이 문제고, 페이스북이 문제고, 지금은 유튜버들에 고전하고.
언론사는 뉴스를 프로덕트로 인지하지 못한다. 사실 프로덕트라는 개념이 약하다. 시장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다 보니, 고객과 시장에 어떤 제품을 내놓아야 할지 모른다. 디지털 뉴스 브랜드는 타깃이 중요하고 전달 방식이 중요하다고 하니 처음 시작할 때 많으면 수개월 정도 고민을 한다. 보통 이게 전부다. 그러다 보니 마켓 핏 달성도 어려워지고, 성공의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것도 어렵다.
언론사(특히 방송사)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익숙하다. 브랜드의 관점을 가져본 경험이 적다. 그러다 보니 한 제품(프로그램)의 라이프사이클을 연장하거나 제품을 다음 단계로 끌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스핀오프, 세계관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뉴스는? 더욱 그런 경험이 없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브랜드가 나와도 길어야 2~3년 반짝한다. 늘 그렇든 다양하고 복잡하고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 그중 하나가 결국 시장에 대한 이해지 않을까. 시장의 규모, 내 독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내 제품의 가치(시장 가격), 밸류 체인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그리고 그룹 내외 이해관계자가 시장을 이해하고 있는 수준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기성 언론이 전성기를 누렸던 때와 현재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학습하고 고민해야 한다.
(평가가 아닌 응원의 단락이다) 국내 미디어 중에서 뉴닉과 어피티에 대해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기대하게 되는 지점이다. 두 미디어는 기성 언론과 독자를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다. 그리고 이 불분명하고 흐릿해 보이는 시장에서 자신만의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미디어스피어, 얼룩소도 응원하게 된다. 시장 내 플레이어의 가치를 높여주는 서비스다. + 중앙일보의 구독 기반 웹사이트 개편 사례도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조금 더 냉정하게 시장을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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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부터 해외 뉴스 매체의 생존전략을 어설프고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이 정도 흐름이지 아닐까 싶다. 국내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