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미국생활의 기록
고물가 시대를 대하여
우리는 이제
주말에 나가는 날이면
우리 입맛에 맞고 비용이 적절한 음식이 있으면서도
팁을 줄여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곳을
보물찾기 하는 맘으로 하나씩 찾아보려 한다.
물가는 오를지언정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외출의 즐거움은 스스로 사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주말엔 홀푸드 마켓의 야외 테라스에 앉아
마켓에서 사 온 초콜릿 케이크를 먹었다.
카페에선 5~6달러 하는 케이크 조각이 여기에선 3.5달러였다.
상자에 담긴 케이크를 직접 들고
키오스크에서 셀프로 계산을 하여 먹을 수 있는 게
직원들이 가져다주고 맛은 괜찮은지 몇 번 물으러 오는 방식보다 사실 훨씬 편하고 좋았다.
케이크는 덜 달았고 그래서 더 맛있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서 강아지는 일광욕을 하고
남편과 조용히 한때를 보내는 이 시간이 행복했다.
파스타 샐러드나 피자도 참 맛있어 보여서
다음에도 또 와서 먹어보기로 했다.
새로 생긴 꽃집을 구경 하다가
초록잎의 반은 흰색인 신기한 잎의 식물을 발견했다.
이름은 white princess.
내가 요리조리 관심 있게 보고 있으니
남편은 사라고 한다.
다른 식물들은 이케아에서 5달러에 구매를 해오던
나인지라 25달러란 가격이 부담됐는데
남편은 아끼려고 하는 나한테 미안한지
직원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사라고 강요(?)를 해서
하얀 공주님은 그렇게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누군가가 하얀 도화지에
반은 남겨두고 반만 맑은 초록빛으로 칠한듯한
이파리가 너무 예뻐서 책을 보다가도 한 번씩
잎을 들여다본다. 오묘한 자연의 색을 보다 보면
가격으로 메길 수 없는 기분전환을
선물해 주는 게 식물들이다.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밥솥빵 만들기.
이번엔 초콜릿케이크를 만들어보았다.
기존의 케이크 믹스에
집에 있던 초코시럽과 다크 초콜릿만 좀 넣어주면
손쉽게 촉촉한 초콜릿케이크가 만들어지니
밥솥은 정말 유용한 기계다!
요즘엔 1시간 20분 케이크 모드로 하지 않고
잡곡 모드 20분이면
더 맛있는 케이크가 완성된다는 걸 알아서
더 빨리 먹을 수 있게 되었다. ㅎㅎ
최근 읽고 있는 책
‘행복이 거기 있다, 한점 의심도 없이’
작은 일상의 행복들을 붙잡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말이
많이 와닿고 공감이 되어서
밑줄을 많이 그어 놨는데
나중에 옮겨 적어 놓고 싶은 맘이 들만큼
좋은 구절이 많다.
아껴먹듯 조금씩 음미하며 읽게 되는 책.
‘시간을 어리석게 쓴다는 것에는
가을의 아름다운 하늘을 쳐다보지 못하는 것,
소중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의 불행을 용인하는 것,
오늘 들을 수 있었던 음악을 포기하는 것,
아이의 150일째 모습을 지나치는 것
같은 일도 포함될 것이다.
적당란 희생이야 늘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삶을 너무 많이 희생해서까지
이루어야 하는 것은 없다.‘
-행복은 발굴해야 하는 것
<행복이 거기 있다, 한점 의심도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