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
맑은 일요일 아침!
오늘도 난 이어폰을 끼고 동네를 뛰러 나간다.
뛸 때마다 숨이 차고 힘이 들지만 일 년 전 시작할 때보단 가볍게 뛰게 되었단 걸 느끼게 된다.
조깅을 하고 오니 쌀을 올렸던 전기밥솥에 밥이 다 되어 있었다. 종종 채소들을 밥솥에 같이 찌는데 시간도 절약되고 건강하게 먹으니 속도 편하다.
상쾌하게 씻고 방금 갓 지어진 밥을 먹는 시간은 행복이다.
뒷마당에 작은 캐모마일 화분을 심었었는데
요즘 쑥쑥 자라서 꽃들을 피어내고 있다.
꽃들을 톡톡 따며 작은 수확의 기쁨을 느끼고
베이킹 소다에 세척을 하고
뜨거운 물에 우려내니 사서 마시던 티백과 똑같은 향이 올라온다.
이제 캐모마일 차는 사 먹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하며
사지 않고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는 게 늘어간다는 건 참 신나는 일이란 걸 조금씩 느끼고 있다.
자주 먹는 파는 뿌리들만 잘라 심어놓으니 이제 사 먹지 않아도 되고
상추도 1달러 씨앗을 사서 뿌려놓았더니
엄청난 속도로 자라나서 이웃에게 나눔을 할 만큼 올라온다.
한켠에선 지금도 방울토마토가 크고 있고 비트도 줄기들이 꽤 자라나 있다.
작디작은 씨를 흙속에 묻어놓고 기다리고 관찰하고 보살피다 보면 흙은 어느새 우리에게 커다란 선물을
선사해 준다. 주는 것보다 몇 배로 돌려주는
참 엄마같이 감사한 자연이다.
어제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
너무 늦게 반납한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반납일이 넘지 않았고 난 또다시 신나게 12권의 그림책을 엄선해서(?) 빌려왔다.
내가 그림책을 빌릴 때의 제일 큰 기준은 그림체이다.
컴퓨터 일러스트 그림체나 알록달록한 그림들 보다는 좀 더 손으로 그린느낌이나 따뜻한 뉴트럴색감의 그림들을 좋아한다.
그다음으론 집에 대한 내용과 밤에 대한 그림책을 좋아한다. 이러한 내용과 그림들이 가득 그려진 그림책을 보다 보면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하고 꿈꾸게 된다.
가볍지만은 않은 그림책의 따뜻한 메시지는 어른들의 맘에도 평온함을 가져다준다.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이기에
일상 루틴 속에 소소한 즐거움들을 자주 심어 놓는 건 중요하다.
이때 소소한 즐거움은 세상의 기준이 아닌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좋았던 일들을 기록하다 보면 내 취향에 대해 더욱 잘 알아가게 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