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폴리오 '매거진'은 스테이 공간에 깃든 사람과 건축 이야기를 들여다 봅니다.
어떤 머무름은 헌신으로 완성된다. 누군가의 머무름이 더없이 아름답기를 바라며 지은 공간, 그리고 그 공간에 머무는 이가 단단한 마음을 쌓아 일상을 살아낼 힘을 회복하여 돌아가길 원하는 마음. 이름 모를 누군가의 온전한 행복을 위해 공간은 끊임없이 기다린다. 그리고 준비한다. 한국적 멋을 담은 정원의 아름다움을 가꾸며,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석부작 키트와 다도를 마련하며, 그 누군가가 따스한 물에 몸을 담가 일렁이는 불빛을 바라볼 시간을 고대하며.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한 스테이 테오리아는 다양한 체험 요소와 독자적인 한옥 구조로 머무름의 격을 높인다. 둥근 구조물과 짙은 색 그리고 적막한 분위기를 더하는 수공간을 실내에 갖추어, 일반 한옥에서 보기 드문 참신한 구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머무는 이의 내면으로 침잠하게 만드는 몰입의 공간. 그 가운데 느껴지는 음의 미학. 이는 형용하기 힘든, 정신과 기운이 서려 있는 어떠한 존재에 가깝다. 나를 위에서 아래로, 차분하지만 무겁지 않게 다독이는 공간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있다 보면 온전한 머무름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란 무엇인지 차근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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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숙소 테오리아의 설계는 라이프이즈로맨스가 맡아 진행했다. 라이프이즈로맨스는 '당신의 낭만을 그립니다' 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건축과 공간을 전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디자인 디렉터 허슬기 실장과 현장 및 경영총괄을 맡은 심우창 실장을 필두로 건축, 인테리어, 브랜딩, 조경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질에 좌우되는 이 시대 한가운데에서 낭만의 힘을 외친다. 이들은 자신만의 디자인을 통해 공간을 그려 나가며, 누군가의 삶에도 또 다른 낭만이 깃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시간이 지나도 가치 있는 공간을 약속하는 사람들. 낭만이라는 매개를 통해 공간의 디자인 언어를 풀어내며 상상 속 이상을 현실화하는 중이다.
INTERVIEW
전주 한옥 숙소 '테오리아'. 이곳에 담긴 의미를 숙소에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셨나요?
테오리아에서 의미하는 순수한 형태를 생각해보았을 때 저희는 원형이 그 의미와 가장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원형이라는 것 자체가 수없는 다듬음을 통해 만들어지는 형태잖아요. 그래서 이 원형을 공간의 중심에 배치했고 이곳에서 경험하게 되는, 식재를 다듬고 가꾸는 체험을 통해 테오리아에 방문하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심신을 가다듬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브랜딩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이 있다면.
테오리아라는 명칭 자체가 굉장히 이국적이잖아요. 그런데 주어진 공간은 지극히 한국적인 공간이다 보니까 두 개를 어떻게 어울리게 할지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공간은 블랙 앤 화이트 또는 흑과 백 이렇게 표현을 하면서, 브랜딩을 할 때에는 먹이라는 요소의 농담에 주목해 진하기를 적절히 표현하며 테오리아의 의미를 숙소에 녹아들게 했어요.
게다가 테오리아 자체에 들어가는 사이니지나 어메니티가 굉장히 많았어요. 이를 다 모아놨을 때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지 해결하는 것도 중요했죠. 한국적인 공간에서 밀키트, 석부작 키트 등 요소가 늘어나게 되면 장식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으니 이에 유의해서 브랜딩하고자 했습니다.
석부작이라는 체험 요소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여기가 빛이 들지 않는 공간이 조금 많다 보니 음지 식물이 공생해야 하는 마당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마당을 즐긴 후 내가 봤던 무언가를 나의 체험으로 가져가는 경험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석부작이라는 아이템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석부작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오감을 거쳐 완성 후에는 시각적으로 바라볼 때 굉장한 의미를 가지잖아요. 그래서 수공간도 석부작을 제작할 뿐 아니라 전시하고 감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존의 성격을 지닌 공간으로 완성했습니다.
수공간 역시 테오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디자인 요소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처음에 이 숙소를 생각할 때 원형이라는 요소에 집중했었어요. 결국에는 수공간 바닥에 깔린 평면적인 물의 요소와 입면적으로 보이는 원형의 요소를 같이 마련하다 보니, 격자를 통해 뒷배경까지 보이면서 어느 정도 시선은 개방이 되는 동시에 온전히 원에 갇혀 있는 느낌을 들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요소를 찾다보니 바닥에 아일랜드처럼 둘러 있는 수공간을 마련하고 뒤쪽으로 돌아가는 동선을 만들게 되었고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그 공간은 조금 어두운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천장이나 서까래 전체가 블랙으로 마감되어 있고 바닥도 블랙으로 마감이 되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테이블은 오히려 화이트로 만들어서 시선이 조금 더 원형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이곳에 머무시는 분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하시나요.
저희가 일상에 있을 때는 무언가 다른 일을 하고 시간에 치여 살기 마련이니까, 오롯이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지극히 부족하다고 느껴요. 이 전주 숙소 테오리아를 완성한 후 경험하며 느꼈던 점은, 이곳을 오시는 분도 일상에서 잠깐이나마 좀 벗어나서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대단한 하루는 아닐지언정, 내일을 위한 단단한 하루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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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신은지
Photo by 박기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