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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순간이 특별한 하루가 되는[서울|더채:하우도]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여덟 칸의 한옥이 안내하는

감각의 향연


글ㆍ사진  신재웅


과거와 미래가 섞여 있는 듯한 삼청동 한복판을 거닐며, 바쁘게 지나가는 차들과 천천히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오묘한 감정들. 적당한 편의성에 집중된 도시의 엇비슷한 공간 대신, 외부와 내부를 아우르며 무언가 작은 것 하나에도 단아한 삶의 멋을 고민한 듯한 무드의 기와지붕이 즐비한 이 동네에서 하루를 머문다고 하면 어떤 기분일까?!



문화와 예술, 전통을 향유하며 사람들로 즐비한 삼청동 거리 한켠에 자리 잡은 더채 하우도!


동네 특성상 주차할 곳은 따로 없고, 호스트께서 문자로 안내해 준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해가 빨리 떨어지는 시간대라 4시 체크인임에도 금세 하늘이 저무는 듯한 하늘을 등지고, 작지 않은 마당과 ㄷ자 구조의 한옥이 너무나도 멋스럽게 마주하고 있었다. 날씨가 따뜻했다면 꽤나 이용 잘했을 것 같은 마당이었다.



내부로 들어오자, 코를 자극하는 멋스러운 향과, 겨울 날씨에 어울리는 재즈가 귀를 자극하고, 이곳저곳 공간의 멋스러움으로 눈을 자극하니, 곧 티를 한 잔 하며 공간을 즐기면, 진심으로 오감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 수가 없는 곳이었다. 넓직한 다이닝 테이블과 짙은 레드계열의 무늬목 가구들이 공간의 무게감을 더해주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선들의 레이아웃이 고급스러움을 확 살려주는 공간이었다.



테이블에 놓여있던 1994양과점의 다식과 카페 무에의 밸런스 잡힌 홀 빈, 그리고 더채에서 브랜딩한 티까지 감도를 꽉꽉 눌러 담아 제공하는 멋스러운 서비스였다. 또한 더채 하우도를 이해하며 이용할 수 있게 만든 브랜딩과 스토리가 담긴 리플렛이 놓여져 있어, 읽어보면 더채가 전개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공간의 이해를 할 수 있어 꼭 읽고 공간을 이용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호스트님께서 꼭 사용해 보라 전달해 주셨던, 더채에서 제작한 고체 어메니티! 환경에 대한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제품과 더불어 종이 포장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사용을 제로화시킨, 뜻이 깊은 어메니티이다. 무언가 양갱을 만지고 있는 듯 한 컴팩트한 사이즈와 자연 그대로의 향까지, 머무는 동안 꽤나 만족도 높게 사용했던 더채만의 어메니티였다.


더채 : 하우도 예약하기



더채 하우도는 크게 거실과 침실 1개, 명상실, 화장실 2개, 스파 2개로 나누어지는데, 거실 기준 왼쪽으로 퀸사이즈 베드 2개가 놓인 침실이다. 은은한 조도와 함께, 천연 패브릭으로 제작된 우화의 침구는 직접 피부에 닿는 바스락거리는 텍스쳐 감부터 게스트들이 따스하고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줌에 부족함이 없었다. 



거실 기준 오른쪽으로 새하얀 무명 방석이 깔린 명상실이라고 되어있는 룸이 보이는데, 이곳에서는 하우도 리플렛에 안내된 프로그램에 따라 팔로산토 스틱을 태워 긴장을 완화시키고, 싱잉볼을 굴리며 마음과 몸에 긍정의 기운을 가져오며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가 있다. 잠들기 전 꼭 해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명상실에도 퀸베드가 놓여져 있어 이곳에서도 숙면을 취할 수가 있다. 요 그대로를 우리 집으로 옮겨가고 싶단 생각을 했었던 룸이었다.



명상실은 재밌게도 덧문을 설치해 두어, 전체를 닫았을 때와 열었을 때, 느낌이 확 다름을 느꼈다. 덧문을 닫은 채로 은은한 빛을 받으며 오롯이 명상실 무드에 집중할 수도 있고, 반대로 덧문을 열어 개방된 공간을 느끼며 넓어 보이는 효과까지 가져오는 장치이지 않나 싶었다. 그냥 지나칠 수 있을 법한 곳에 이런 포인트로 미감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에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스파룸은 더채 하우도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되던 공간이다. 넓직한 욕탕과 휴식 공간, 탈의 및 샤워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구조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다. 쉬다가 저녁을 먹고 난 후 잠자리 들기 전에 즐겼는데,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말려 입욕제로 제공을 하고, 취향에 맞는 입욕제를 삼베 주머니에 넣어 물속에 담가 풀어내면서 올라오는 자연의 냄새와 따뜻한 온기가 어디서도 느끼지 못했던 감도 높은 체험을 하게 해주었다. 또로롱 물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공간에 눈을 감고 쉬는 것만으로도 더채 하우도의 50% 이상은 즐겼다고 생각했다. 수건 또한 패브릭 브랜드 우화에서 제작한 소창 삼베 수건을 놓아 평소 쓰던 수건과 달리 피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가벼워 바로 사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부희 라운지 가운으로 한층 더 감도 높은 포인트를 보여주며, 단순하게 게스트들에게 쉼의 제공 이상을 떠나 평소 접하지 못한 세세한 영역까지 안내를 해주고 체험을 하게 해주는 것들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금방 날이 어두워지고, 푸른 밤하늘 아래 빛나는 더채 하우도의 모습도 너무 멋스러웠다. 마당 한편엔 불멍을 즐길 수 있는 알코올 화로를 두고 있어, 불을 올리고 맞은편 마루에 앉아 삼청동 밤하늘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너무 좋았다. 9시만 넘어도 조용해지는 삼청동 답게 서울이라는 바쁜 도시 안에서 잠시나마 이런 고요하고 차분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새삼 생각을 해보았다.



어둑해진 밤하늘 아래, 낮은 조도로 깔린 더채 하우도는 낮과 다른 무드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었다. 참고로 더채 하우도에서는 IoT 조명 시스템을 통해 보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컨트롤이 가능했다. 취향과 무드에 따라 조명 타입을 선택할 수 있어 좋았다.



침실 맞은편에도 크진 않지만,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또 있다. 여기는 더 짙은 고요함 속에 혼자 즐기기에 딱인 크기의 욕탕이 놓여 있었다.



스파를 즐긴 후 잠들기 전, 명상실에 놓여진 팔로산토 스틱을 태워 공간에 은은한 향을 퍼뜨리고, 침대에 누워 바스락거리는 패브릭의 촉감을 느끼며, 잠들기 싫은 이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은 듯하다.



이른 아침부터 어디선가 새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햇살이 쨍한 파란하늘 아래로 더채 하우도의 공간이 밝혀지고, 떠나기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체크아웃할 준비를 하였다. 남은 시간에 티를 우려내어 즐기며, 마당을 멍하니 쳐다보기도 했다. 


항상 낯선 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난 다음날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의 시간을 참 아쉽다. 일상의 순간이 모여 특별한 하루가 되는 곳, 이곳에서 지낸 하루 동안 지나갔던 순간들을 붙잡아 질문을 던져본다. 이곳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는지를! 그것을 연료 삼아 다시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공간이라고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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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 신재웅
공간이 주는 이야깃거리를 발견해내는 발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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