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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기 좋은 프라이빗 스테이 [숙소 | 서촌별당]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만월창을 품은

특별한 별당에서의 하루


글ㆍ사진 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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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를 보내고 서촌으로 향했다. 오롯이 쉬기 위함이었다. 서울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네인 서촌은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골목에 들어서면 고요함이 스며드는 것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코끝을 시리게 하는 찬바람이 스치는 겨울의 서울에서, 나는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 고요한 골목 속으로 들어갔다.


서촌의 작은 골목을 따라 10분 남짓 걷다 보면,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서촌별당이 눈에 띈다. 별당은 본채의 곁이나 뒤에 따로 지은 집이나 방을 뜻하는데, 이 공간은 서촌의 매력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서촌 그 자체가 이곳에 깃들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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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별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호스트가 신경 써서 틀어 놓은 잔잔한 음악과 따뜻한 실내 공기가 나를 맞이한다. 순간, 이곳에서의 시간이 마치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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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자 형태의 구조로 거실과 주방을 기준으로 한눈에 침실과 스파 공간, 그리고 정원이 보인다. 테이블 위에는 게스트를 맞이하는 환영의 인사와 함께 서촌별당의 이야기가 담긴 편지, 그리고 작은 웰컴 쿠키가 놓여 있다. 호스트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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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전통 한옥의 매력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가구와 곳곳에 놓인 오브제들이 미드센츄리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하며, 그 안에서 전통의 따스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한 색조의 공간에 포인트가 된 로얄블루 의자와 테이블은 이 공간을 더욱 우아하게 만든다.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서, 내가 '별당'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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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쪽 벽에 걸린 김은진 작가의 작품 눈꽃 (2021년)은 침실에 있는 만월창을 통해 보이는 달빛처럼, 그 공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그 작품은 이곳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어우러져, 나를 이 공간에 더욱 깊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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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한 켠에는 잘 짜인 옷장이 있고, 그 아래에는 가습기가 놓여 있어, 공간의 편안함과 실용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옷장에 옷을 정리한 후, 거실로 나와 호스트가 준비해 놓은 커피를 내리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토스트기와 드립 기구, 그리고 서랍장에 잘 구비된 접시와 커트러리 덕분에 간단한 음식을 데워 먹거나 배달을 시켜 먹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잔이 준비되어 있어, 기호에 따라 잔을 고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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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는 둘이서 두 번 충분히 내려 마실 수 있는 양이 준비되어 있어, 드립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체크인하자마자 바로 커피를 내리며 그 특별한 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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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기 전, 나는 스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스파 공간은 생각보다 넓고 쾌적하게 꾸며져 있었다. ‘주의 사항 습기가 많은 스파에서는 미끄러질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하세요’ 호스트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작은 메모에 눈길이 갔다. 이 작은 배려에서도 호스트의 세심함이 느껴졌고, 별당 곳곳에 놓인 메모들이 이 공간을 더욱 따뜻하고 세심하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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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스트의 말을 따라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문을 열고 정원을 바라보며 몸을 녹였다. 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는지, 스파를 마친 후 샤워를 한 뒤에도 문에 걸터앉아 어두워진 정원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낮과는 또 다른,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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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공기가 점점 더 차가워져 다시 실내로 들어가 소파에 누워 책을 읽으며 이 공간에서의 시간을 천천히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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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위에는 내가 읽고 싶었던 한강 작가의 시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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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포근한 침대 덕분에 나는 깨지 않고 푹 잘 수 있었다. 침실 한쪽에 있는 만월창을 통해 정원이 보였고, 언제든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차세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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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대와 화장실, 샤워 공간이 스파 공간 옆에 있어 스파 후 씻을 때 편리했다. 세면도구와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잘 구비되어 있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었다.


하루를 머물며 눈이 내린다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 찾아와 꽃이 피고, 장마가 지나면서 쏟아져 내리는 빗소리 속에서 스파를 즐기며, 가을에 정원에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는 상상만으로도 이 공간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는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그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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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쉼을 위해 찾아간 서촌별당은 차분하고 조용한 공간이기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사계절을 모두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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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 신혜영
여행과 머뭄, 그 사이에서 여전히 하루하루를 기록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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