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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란히 스며든 하루 [제주시 숙소 | 스테이 고스란]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고요히 우리를 감싸던

고즈넉한 공간


글ㆍ사진 김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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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제주의 겨울을 보내고, 봄을 애타게 기다리던 3월의 어느 날. 애월에서도 한적한 마을에 자리한 스테이 고스란에서 하루를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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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잔뜩 흐렸고, 비는 머뭇거리듯 내렸다가 이내 멈추기를 반복. 그 흐릿한 날씨 속에서 스테이 고스란의 체크인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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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인근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그 길은 짧았지만, 마을의 정취가 깊숙이 스며 있었다. 이웃집 마당에는 조용하고 순한 강아지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다가오는 사람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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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당을 품은 안채와 바깥채 두 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화로가 놓인 마당 한편엔 나무 벤치가 ㄷ자로 둘러 배치되어 있었다.


촉촉한 날씨 덕분에 초록빛이 더욱 선명했고, 마당을 스치는 바람에는 싱그러운 풀 내음이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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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기 위해 안채로 들어섰다. 입구에서부터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이 반겨주었고, 그 세심한 배려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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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는 침실과 주방&거실로 분리된 구조였으며, 마당을 향한 통창 덕분에 볕이 깊숙이 스며드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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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은 작은 공간마저 허투루 쓰지 않은 듯 단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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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옆 창을 통해 초록이 가득한 바깥 풍경을 즐길 수 있었고, 창 너머로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몸도 마음도 오랜만에 느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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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잠시 멈추고, 통창으로 따스한 볕이 스며들던 순간. 다도 공간에서 준비해 둔 차를 매뉴얼에 따라 천천히 우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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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는 시간에 쫓겨 차 한 잔을 온전히 음미한 적이 있었을까. 차분하게 정돈된 시간 속에서 마음에도 없던 여유가 스며들었고, 그제야 햇빛이 따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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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다시 잔뜩 끼던 시점, 미처 둘러보지 못한 바깥채를 살펴보았다. 자쿠지와 빔프로젝터가 설치된 공간은 오롯이 쉴 수 있도록 배려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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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함께할 와인을 미리 준비해 두었기에, 저녁 시간이 더욱 기다려졌다. 자쿠지에 물을 채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에, 미리 물을 받아놓고 느긋하게 저녁을 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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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암과 자갈을 조화롭게 배치한 정원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어둠이 내려앉기 전, 부드러운 빛이 감도는 순간들을 오래도록 담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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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쿠지에 따뜻한 물이 채워질 무렵, 저녁이 깊어갔다. 준비해 둔 와인과 간단한 스낵을 소파 테이블에 올려두고, 인센스 스틱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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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프로젝터와 폰을 연결해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방해받지 않는 완전한 고요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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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차가운 공기 속에서 따뜻한 온기가 필요했던 순간. 자쿠지에 몸을 담그고, 음악 소리를 조금 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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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채 숙소였기에,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움이 좋았다. 행복했던 만큼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어느새 밤이 깊었고, 안채로 돌아가 샤워를 마친 후 저녁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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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다 마신 와인과 함께 인근 마트에서 사 온 것들로 저녁을 차렸다. 근처에 대형 마트가 있어 장을 보기가 수월했고, 제철 회를 포장해 와서 한 끼를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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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TV를 이용해 가장 핫한 드라마 한 편을 틀었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하루의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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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장 기대했던 화로 앞의 시간은,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아쉽게도 즐길 수 없었다. 에탄올을 심지에 적셔 불을 붙여보았지만, 바람이 불길을 쉽게 꺼뜨렸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른 풍요로운 순간들이 그 빈자리를 가득 채워주었다. 그렇게, 고스란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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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바람은 더욱 거세졌고, 빗줄기는 창을 두드렸다. 바깥세상은 흔들리고 있었지만, 우리가 머물던 공간만큼은 고요히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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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면 마을을 산책하고, 걸어서 바다를 보러 가려 했지만 계획을 수정했다. 비구름이 머물러 있는 하늘 아래, 우리는 온전히 거실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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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나가지 않아도 좋았다. 거실에서 마주한 잔잔한 시간만으로도, 이곳의 여운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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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풀 내음이 한층 짙어졌다. 어지럽던 세상과 단절된 채, 자연과 감성을 곁에 둔 하루.

그날의 기억은 오래도록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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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 김대연
공간의 힘을 믿습니다. 함께 위로 받을 공간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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