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의 삶이 짙게 밴 돌집에 자연히 스며들다
조천마실
오래된 공간이나 집터, 옛 자취라는 것은 누군가 제대로 보기 전까지 닫힌 문으로 남아 있다. 그곳만의 고유한 이야기는 누군가 그곳에 닿아 그 가치를 ‘바로’ 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자본들이 춤을 추고 새로운 변화만을 맹목적으로 쫓는 흐름 가운데 사라져 가는 섬세한 가치들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공간에 새겨진, 또 켜켜이 누적되어 쌓였을 시간의 무늬를 살피고 어루만지는 사람들로 인해 되살아난다.
‘조천마실’ 역시 오래된 터에 새로운 숨결이 더해진 의미 있는 사례다. 심미적이고도 사적인 열망을 실현시키려는 건축의 고고한 행보와는 완벽히 다른 걸음으로 제주인의 삶이 짙게 배인 동네, 제주 조천읍 신촌리에 닿았다. 제주의 제주다움이라는 대체 불가한 지역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오롯이 지켜내고 싶은 마음으로 4대째 이어져온 한 가족의 오랜 집터인 제주 돌집을 매만졌다. “무언가 더하거나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던 그 공간에 새로운 현재의 이야기가 관통하고 새겨지도록 했다. 디자인그룹 지랩(Z_Lab)은 눈먼고래와 조천댁과 같은 지역 재생의 선례를 넘어 원형이 갖는 미학을 최대한 되살린 조천마실까지 이어가면서 적층 된 시간의 숨결을 느끼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문’을 열었다.
조천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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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STAYFOLIO
Designed by 지랩(Z_Lab)
Photo by 이병근
조천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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