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에 담긴 순천여행의 모든 것
WHY
여행에 감성을 더하다. 바구니호스텔
여행의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단체보다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뻔한 관광지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이끌어 내는 작고 색깔있는 장소를 찾아 떠나는 개별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SNS를 통한 신뢰감 있는 정보는 해쉬태그로 연결되어 네트워킹이 가능해졌고 좋은 카페, 식당, 숍, 스테이에 대한 정보 역시 개인의 취향을 연결하며 경험의 세그먼트를 다양화하였다. 여행에 감성까지 더한 공유된 경험을 소비하는 세대는 분명 이전 세대와는 다른 경험을 찾아 SNS로 연결되는 세상 안에서 경계 없는 여행을 즐기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바구니호스텔은 순천이란 지방 중소 도시에서 글로벌 관점과 여행 트렌드의 변화에 대응하여 국내에선 처음으로 디자인호스텔이란 관점으로 완성된 스테이이다. 호텔보다는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게스트하우스보다는 질적으로 우수한 호스텔이란 포지셔닝은 가격 대비 경험의 만족감을 중시하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했다. 건축주의 창업 배경에 있어서 20 ~ 30 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여행 트렌드 변화와 기차로 떠나는 내일로 여행 문화는 호스텔 창업에 있어 중요한 모티브가 되었다.
PEOPLE
꽃중년에 창업을 선택한 세 남자 이야기
창업의 열풍은 거세나 쉽사리 그 길을 선택하기란 대한민국에서 쉽지 않다. 게다가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고 기존 직업의 굴레가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하면 새로운 길을 나아가려는 의지는 쉽사리 꺾이기 마련이다. 바구니호스텔을 창업한 임광필 대표(이후 임대표)는 딸 둘이 있는 40대 아빠이며 직업이 응급실 의사이다. 응급실에서 아픈 사람들을 돌보며 직업의식을 갖고 임했지만 가슴 한켠엔 늘 꿈이 있었다. 여행을 누구보다 좋아했고 언젠가는 여행자를 맞이하는 일을 하며 사는 소박한 꿈이었다. “40대에 창업은 신중해야 합니다. 꽃중년의 창업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지만 진정 좋아하는 것. 그리고, 그중에서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혼자가 아닌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임대표는 창업의 아이템으로 호스텔 창업을 생각했다. 유비,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하듯이 고등학교 동창 친구 최원호(이후 최대표), 양재혁(이후 양대표)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디자인 호스텔 체인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순천 앞바다에서 술한잔과 함께 창업을 결심했다.
지향점은 같았지만 서로의 장단점은 명확히 달랐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며 역할을 다르게 가져갔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응급실에서 일하지만 임대표는 상상력이 풍부했고 무엇보다 기획력과 추진력이 좋았다. 관세사로 근무했던 최대표는 요리를 좋아했고 무엇보다 재무적인 능력이 뛰어났다. 마지막으로 참여한 양대표는 다양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에 대한 강점이 있었다. 물론 셋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특유의 호흡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고 핵심역량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세 사람은 의사결정을 해 나갔다. 2016년 5월 바구니호스텔이 오픈할 때까지 세 사람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해외의 좋은 디자인 호스텔 사례를 탐방하며 역랑을 키워갔다. 오픈 이후엔 최대표와 양대표는 기존 직업을 그만두고 바구니호스텔 운영에 전념했다. 최대표는 바구니호스텔 1층 바스터즈 카페를 운영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였고 양대표는 객실관리 및 고객 응대를 맡았다. 임대표는 의사생활을 함께하며 탁월한 기획과 마케팅 능력으로 새로운 이벤트 구상 및 SNS 활동으로 바구니 호스텔을 알려나가는 역할을 했다. 세 사람을 도와 조자룡 역할로 선발된 심우주 매니저 역시 바구니 호스텔의 브랜드 전략을 공고히 하며 운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LOCATION
내일로 기차 여행객의 성지, 순천
순천은 지방 중소도시로써 인문문화자원과 자연관광자원을 함께 갖고 있다. 순천만 생태공원, 송광사, 선암사, 낙안읍성, 순천만 정원박람회 등 관광컨텐츠가 풍부하다. 무엇보다 KTX가 개통되며 서울과의 거리는 2시간 반으로 당겨졌고 생태도시로써의 갖는 도시 브랜드 이미지 역시 좋았다. 또한 호남지방과 영남지방을 연결하는 철도 및 도로 교통의 결절부에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때문에 순천은 내일로기차 여행객의 성지라 불리며 기차 여행을 즐기는 젊은층 여행객에게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바구니 호스텔의 부지 선정에 있어 세 대표는 이미 호텔 등의 인프라가 많은 여수보다는 토지구입비가 합리적이고 주변 숙박 여건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순천을 최종 부지로 낙점했다. 순천 안에서도 호스텔이란 특성에 맞게 유명 관광지 보다는 역 근처, 대중교통과의 접근성, 우수한 조망, 주변에 시장이나 맛집이 많은 곳을 우선으로 하여 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동천이 내려다보이는 조곡동 일대로 선정했다.
“최종 토지 구매를 했을 때는 잘 몰랐는데 용적률이 충분한 상업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수변경관지구라서 3층 밖에 짓지 못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었지요” 3층이란 한계가 있었지만 탁월한 임대표의 기획력과 숙박 분야의 전문가 집단으로 참여한 지랩의 설계로 인해 짜임새 있는 공간 및 서비스 전략을 창출해 냈다. 특히 내일러 기차 여행객이 대부분 20 ~ 30대 여성층이기 때문에 핵심 마켓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초기 기획부터 내일로 기차 여행을 즐기는 20 ~ 30대 여성 고객에게 어필하는 호스텔이 되길 바랐습니다. 무엇보다 SNS로 정보를 습득하고 취향과 경험의 공유를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세대이기에 우리 역시 순천의 여행정보에 있어 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큐레이션 했습니다. 순천의 꿀정보를 담은 지도 제작과 리플렛 디자인에도 세심함을 더했습니다.” 1층 바스터즈 카페는 여행객의 개인화된 여행 정보가 공유되며 이전과는 다른 순천의 경험을 확장하고 축적되는 교류의 장이 되었다.
MAKING STORY
국내 최초의 디자인 호스텔
임대표는 디자인 호스텔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의 생각을 제대로 실현시켜 줄 전문가 집단을 찾기 시작했다. 단순히 건축 디자인에 국한되지 않고 브랜딩에서부터 스타일링, 그리고 서비스 기획력까지 일관된 관점에서 추진할 팀이 필요했다. 물론 호스텔에 대한 경험도 많은 사람이었으면 했다. 여러팀을 만났고 고민 끝에 여행을 가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제로플레이스를 디자인한 지랩(Z_Lab)을 최종 선택했다. 지랩은 당시까지 대부분 제주도 위주로 독채렌탈하우스 위주의 작업을 했기에 순천이란 곳에 디자인 호스텔을 완성해보는 프로젝트에 매우 흥미가 높았다.
“유럽에 갔을 때 스위스 바젤에 있는 Basel St. Alban Youth Hostel를 묵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디자인도 훌륭했고 모든 시설이 무장애 시설인 것도 놀라웠어요. 우리나라에도 꼭 이런 좋은 디자인 호스텔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바구니 호스텔은 정말 저희에게 꿈과 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 지랩 노경록 실장 -” 학생시절 유럽여행 때 경험했 디자인 호스텔에 대한 기억은 지랩에게도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었고 첫 제안을 받았을 때 지랩과 바구니 호스텔 대표님 모두가 동업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었던 것도 큰 힘이 되었다.
국내 최초의 디자인 호스텔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시작했지만 역시나 순천이라는 지방 여건상 좋은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있어 고심이 컸다고 했다. 특히 계획했던 예산 비용 안에 건축비용은 물론 가구제작, 집기, 가전, 패브릭, 브랜딩 및 그래픽 작업, 웹페이지 제작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합리적인 비용 산출에 대한 고려가 중요했다. “역시나 시공사 선정에 있어 고민이 깊었습니다. 그래도 지역 내 다양한 경험이 많았던 ANT 종합건설과 함께 하게 되면서 골조비용에 대한 세이브를 할 수 있었고 후반부 인테리어 마감에 있어서는 서울팀인 글래드웍스와 로우디자인 인테리어 시공팀이 내려와 마무리 하면서 시공 퀄러티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건축물의 외관 디자인은 직조된 바구니의 패턴을 닮았고 징크로 마감된 지붕의 디자인은 동천 주변의 산이 갖는 이미지와 닮아 있다. 전면에서 바라본 건축물 외관 마감은 유로폼 노출콘크리트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재료가 갖는 물성을 드러내며 미려하게 마감했다. 바구니 호스텔 사인이 새겨진 우측면 부분과 건축물 뒷면에는 컬러를 부여한 타일을 적용하며 리듬감을 더했다. 공사 기간 동안 지랩에서는 카레클린트와 레어로우와 함께 바구니 디자인과 캡슐베드를 계속해서 디벨롭 했다. 내부에서의 공간 쾌적성을 위해 1:1 목업 작업을 이어가는 등 사용성에 있어 불편함 없는 디자인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빛을 발하며 바구니 호스텔은 2016년 순천시 아름다운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PACE
55개의 베드 속 담긴 머무름의 이야기
바구니 호스텔은 총 55개 베드로 구성되며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은 리셉션과 바스터즈 카페 앤 펍이 있어 투숙객의 공용공간 역할을 한다. 2층은 여성 여행자의 전용층으로 캡슐베드로 구성된 독립된 4인실과 8인실 도미토리, 파우더룸, 휴게실, 공용 욕실 및 샤워실로 구성되어 있다. 3층은 커플과 부부, 친구끼리 묵을 수 있는 트윈객실과 복층으로 이루어진 가족실, 그리고 남성이 묵을 수 있는 캡슐 베드룸이 있다. 2층과 3층엔 테라스가 있어 동천으로의 조망을 볼 수 있고 투숙객이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오픈키친도 마련되어 있다.
1층 바구니 호스텔의 리셉션 공간은 지역과 여행자를 매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들어서자 마자 만나는 맵은 주변 정보 및 세 대표가 직접 검증한 맛집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행자에게 순천 여행의 좋은 팁을 제공한다. 또한 다양한 여행 관련 편의용품 등이 구비되어 있고 체크인과 체크아웃 전 지하에 있는 사물함에 가방 보관도 가능하다. 리셉션 안쪽엔 바스터즈 카페 앤 펍가 있어 여행객은 물론 지역 주민에게도 좋은 커피와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잇플레이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아침이 되면 바즈터스 카페 앤 펍에서 숙박객을 위한 조식이 준비되고 오후에는 여행자 및 순천 주민의 카페로 밤에는 여행과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펍이 된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 국내 디자인 호스텔의 시금석을 꿈꾸따
DESIGN | 담다! 드리다! 함께쓰다! 바구니 호스텔의 경험 디자인
MIND | 코인으로 담긴 넉넉한 바구니 인심
PRICE |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사이가 아닌 새로운 경험을 얻는 여행
글 | 이상묵
사진 | 박기훈(@arc_factory)
영상 | 허수완, 오채영
바구니 호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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