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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드리운 시선, 낮은제주

일상과는 다른 낮은 시선의 여행

  TRAVEL ㅣ SEPTEMBER 2020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일상에서의 탈출 여행 혹은 쉼.


글ㆍ사진  김영광


삼양해변 바로 앞 돌담 계단을 올라오면 마당 위의 두 채가 눈에 들어온다. 마당 한편에는 노천탕이 준비되어 있다. 노천탕에 물을 가득 담아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시의 피곤함을 따듯한 물속에 덜어낸다.


제주에서의 삶을 항상 꿈꾼다. 그 꿈같은 상상엔 '낮은 제주' 같은 집이 그려진다. 드넓은 집을 원하는 건 아니지만 이와 같이 마당이 있는 집이 있다면 강아지와 함께 꿈꾸는 삶을 좀 더 행복하게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아이런 집을 꿈꾸는 것 같다. 저녁식사는 또 얼마나 행복할지 매번 귀찮은 설거지마저도 이곳에서는 행복함으로 가득할 것 같다.



다이닝 룸에 들어가면 부부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누구나 결혼을 꿈꿔온다면 가장 먼저 신혼집이 생각나지 않을까. 누구나 꿈꾸는 그 행복한 신혼생활에 시작은 부엌에서 시작될 것이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화이트 & 베이지 테이블 아기자기한 조명 확 트인 시야 작은 창문으로 보이는 마당 아침에 일어나 출근 전 모닝커피 현실에선 잠이 우선이라 모닝커피는 꿈꾸지 못하지만 이곳이라면 여유로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다이닝룸 안쪽을 들어서면 침실이 눈에 들어온다. 침대에 누워 마당이 보이는 창을 바라보고 있으면 제주에 여행을 왔더라도 숙소 자체가 여행이라 어디도 나가기 싫어진다.



귀찮은 몸을 일으켜 안채로 구경을 가보자 여행을 갈 때 보통 신발을 신고 따로 여분으로 슬리퍼를 챙기지 않아 이동할 때 신발을 신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이곳에는 슬리퍼가 준비되어 있어 이동할 때 너무 편해서 좋았다. 이런 사소함 하나 놓치지 않아 늘 좋은데도 더 좋다고 느껴진다. 마당에는 사방치기가 보인다 어릴 적에 한두 번 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바로 돌멩이 주워 던져 뛰어놀며 그 시절을 추억해본다.



안채에 들어왔을 때 갤러리 같다는 생각이 들며 잘 갖춰진 예술 작품을 구경하는 공간 같다 서까래가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거실을 보니 이곳의 옛 추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가로로 길게 펼쳐진 거실 좌측엔 여럿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TV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우측 편에는 노래를 감상하거나 책을 읽기 좋게 준비되어 있다.



침실은 두 개, 화장실 하나 문이 총 3개가 있는데 아치형으로 인테리어가 돼있어서 화장실을 들어갈 때마저도 설렘이 가득하다.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발아래 창이 하나 보이는데 창문 안으로 들어오는 작은 빛 한줄기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바닥은 붉은빛을 띠고 제주스러운 돌벽 담장까지 한눈에 담기니 낮게 내려앉은 시선으로 이곳을 한참 바라보게 된다.



햇빛 가득 내리쬐는 소파에 앉아 잠시 사색에 빠져본다 이번 여행은 쉼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제주에 놀러 온 터라 아무것도 안 하는 이 시간이 가장 즐겁기만 하다.



나에겐 늘 여행이란 좋아하는 카페에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유명한 관광지를 가서 사진 찍는 그런 여행만 여행인 줄 알았는데 일상의 생각을 잠시 뒤로한 채 그 시간을 온전히 나만을 위해 사용하는 여기 잠만 자는 숙소가 아닌 이 시간이 여행처럼 느껴지는 휴식이라는 테마의 여행은 앞으로도 자주 다닐 것만 같다.



일상과는 다른, 낮은 시선의 여행
삼양 파도 그리고 낮은 집
'낮은 제주'


돌담 계단을 올라오면 마당 위의 두 채가 눈에 들어온다 안채에서 바라보는 바깥채와 바깥채에서 바라보는 안채의 느낌은 달랐다. 여유로운 느낌의 안채와 여러 명이 함께하고 싶은 바깥채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이닝룸에 함께 모여 시간을 나누고, 각자의 침실로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공간 함께일수록 더 좋은 곳.


높은 건물들이 즐비한 육지와는 다르게 낮은 돌담 앞뒤의 한적한 마을과 평온한 바다를 바라본다. 그 낮은 시선에서 오는 잔잔함이 마음속 일렁이는 파도를 가라앉힌다. 낮은 창들로 보이는 마당 잔디 밭은 마치 미술관에 온 듯 한 폭의 그림 같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느낌이다. 무더운 여름 마당 잔디 한켠에 앉아 붉게 물든 하늘을 본다. 노을을 바라보면 오늘 하루가 잘 지나간 것 같다. 고생했다며 나를 다독이는 따듯한 노을. 오늘도 그 위로에 하루를 마무리한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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