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공간 이야기
※해당 게시물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늘소.. 하늘소 응답하라..."
전쟁이 한창인 1972년 1월의 베트남.
한국군은 며칠째 들려오는 알 수 없는 무전 때문에 곤혹스러웠다.
그 무전은 단순한 무전이 아닌 '당나귀 삼공'이란 호출부호로 오는 무전이었는데 '당나귀 삼공'은 6개월 전 알포인트 지역에서 부대원 한 명만 살아남고 모두 실종된 작전의 호출부호였기 때문이다.
본부에서는 이 알 수 없는 무전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최태인(감우성) 중위를 필두로 수색대를 꾸려 알포인트로 파견하는 작전을 계획했다.
작전 기간은 일주일, 알포인트에서 실종된 부대원의 흔적을 찾는 게 목표였다. 수색에 참가한 대원중 일부는 일주일만 있으면 귀국선을 타고 고향으로 금의환향할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알포인트에 상륙하게 된다.
하지만 불길한 시작의 알림은 대나무 숲에 매복한 베트콩의 기습적인 총성으로 시작된다. 수색대는 반격할 수 없이 빚 발치는 총탄을 속수무책 피하고만 있는데 최 중위의 기지로 베트콩의 작은 진지를 공격하는 데 성공한다.
대나무 숲은 다른 숲과 다르게 사람의 눈높이에서는 가지와 잎이 없이 기다란 대나무만 보이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그래서 알포인트에 나오는 대나무 숲 씬은 알포인트에 처음 도착한 수색대의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불안한 심리가 배경으로 잘 표현되었다.
그런데 그 대나무 숲 씬의 촬영을 한국에서 했다. 그것도 바로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담양 죽녹원에서 촬영했다.
더 구체적인 장소는 죽녹원 8길 중에 '운수대통길' (근데 영화에서는 왜! 왜!!)
우여곡절 끝에 알포인트의 시작점에 도착한 수색대는 한자로 새겨진 한 비석을 발견하게 된다.
부대원 중 한문을 읽을 줄 아는 조병훈(김병철) 상병이 비석을 해석한다. 옛날에는 이곳이 호수였는데 중국인들이 쳐들어와 많은 베트남 사람들을 호수에 빠뜨려 묻고 호수를 매워 사원을 세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손에 피를 묻힌 자'를 끝으로 뒷부분은 이끼에 가려져 해석하지 못한다.
(뒷부분은 불귀(不歸)로 실종된 부대원의 모습과 수색대의 앞날의 복선이 되기도 한다.)
알포인트에 안개가 걷히고 한 건물을 발견하게 되는데 수색대는 그곳을 거점으로 삼고 수색작업을 이어 나가려 한다. 수색대가 거점에 도착한 밤 미군이 찾아오는데 그들은 이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수색대에게 해준다.
이 건물은 식민지 시절 프랑스 군대에서 지은 휴양소였는데 이곳에 있던 프랑스인들이 한날한시에 몰살당했다는 이야기였다.
영화를 보다 보면 드는 생각이 촬영 장소에 대한 부분인데 영화를 위해 세운 건물인지 아니면 실제로 있는 건물인지가 첫 번째로 느끼는 궁금증이다.
알포인트의 주배경이 되는 이 건물은 캄보디아에 있는 '복코산 카지노'였다. 산 위에 있는 지역이라 여름에는 춥고 안개가 많이 껴 영화를 찍기 알맞은 장소가 되었다.
하지만 이곳이 2018년 호텔로 리모델링되었다. 호텔 이름은 '르 보코르 팰리스(Le Bokor Palace)'
(이용후기도 매우 좋은 편)
거점지에서 크고 작은 기이한 일들을 겪는 수색대는 최 중위와 진창록(손병호) 중사를 중심으로 팀을 나눠 알포인트 주변을 수색하기로 한다. 하지만 최중위팀은 무엇에 씐 마냥 계속 같은 곳만 맴돌고 진중사는 무언가를 쫓아가는 바람에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게 된다.
마침내 수색대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과연 수색대는 알포인트에서 실종된 부대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알포인트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