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by STAYTRUE


픽사의 열다섯 번째 작품인 <인사이드 아웃>은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다섯 감정들(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다섯 가지의 감정은 11살 라일리의 기준에 맞추어 정해졌다고 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딸의 변화를 관찰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이 작품은 가족과 감정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며, 애니메이션인 반면에 어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였음에 틀림없다.

다섯 가지의 감정들이 모두 의인화되어 보이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이들의 궁극적 목적은 라일리의 행복이다. 주가 되는 감정은 기쁨인데 늘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런 설정을 통해 기쁨이라는 감정의 표현을 잘한 것 같다. 기쁨이가 다른 감정들을 리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슬픔이가 라일리의 감정을 지배하려 돌발행동을 할 때마다 그것에 대해 저지하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또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장면은 라일리의 엄마와 아빠의 감정 컨트롤 본부의 모습인데, 중년 여성인 엄마의 감정 본부의 주가 되어 있는 감정은 '슬픔'이며, 중년 남성인 아빠의 본부에서 주가 된 감정은 '버럭'인 것이었다. 이렇게 저마다의 주도 감정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감정들의 성별에 대하여서도 엄마는 모두 여성 감정들, 아빠는 남성 감정들이지만 사춘기를 지나지 않은 라일리의 감정들은 남녀가 섞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각자의 역할들을 톡톡히 해내는 이 감정들은 저마다의 매력들이 있다. 각자의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이기 때문인데, 영화상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감정은 기쁨과 슬픔이다. 본부에서 이탈된 두 감정은 본부로 돌아가는 과정 속에서 미처 알지 못 했던 서로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라일리가 힘들어할 때 아무리 기쁨이 감정을 컨트롤하려 발버둥을 쳐도 라일리는 기뻐하지 않는다. 그때, 슬픔이를 이용해 라일리의 기쁨을 찾게 되는 장면은 때로는 슬픔으로 치유되는 상처들이 있음을 보여준다. 기쁨이와 슬픔이의 머리색이 닮아있는 것도 그 이유에서이다. 우울한이라는 뜻을 가진 blue란 단어를 떠올려보면, 두 감정의 머리색이 파란색인 것이 이해가 간다. 기쁨이 있다면 그 상대적인 면엔 슬픔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캐릭터인 '빙봉'은 추상적 존재인데 기쁨이와 슬픔이와 함께 라일리의 성장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홀로 남게 되지만 결코 절망적이지 않게 영화는 보여준다. 이렇게 슬픔을 기쁨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유는 영화 초반에 나오는 "울음은 일생에 문제에 대해 너무 얽매이지 않고 진정하도록 도와줘."라는 슬픔이의 대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슬픔 자체를 싫어하고 두려워하지만 슬픔이 있기에 기쁨이 있고, 기쁨이 있기에 슬픔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슬픔 자체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인 것 같은 이 영화는 왠지 모를 울컥함과 동심을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한 인간의 성장으로써의 기쁨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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