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마음의 문을 여는 힘 (3)

상통 — 다시 흐르게 하기

by Surelee 이정곤

관계는 때로 막히고, 멈추고, 단절된다. 그러나 단절이 반드시 끝은 아니다. 막혔던 강물도 다시 흐르듯, 얼어붙었던 마음도 따뜻한 바람 앞에 녹기 시작한다. 회복은 바로 그 '흐름의 회복'이다. 마음이 다시 움직이고, 관계가 다시 이어지는 순간. 그것은 기적이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 변화에서 시작된다.

한 어머니가 있었다. 그는 사춘기 아들과의 관계가 완전히 끊긴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말을 걸어도 돌아오는 건 단답,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함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매일 아들의 방 문 앞에 편지를 놓았다. 오늘 있었던 일, 느꼈던 감정,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마음. 그렇게 열흘이 지났을 때, 아들은 처음으로 메모 한 장을 문 앞에 놓았다. “편지 고마워요. 내일 저녁, 시간 괜찮아요.” 마음의 흐름이 다시 시작된 순간이었다.


회복은 말보다 태도에서 시작된다. 상대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내가 먼저 멈춰서고, 기다리고, 귀 기울이는 일.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통’은, 다시 말해지지 않는 말들을 포기하지 않는 데서 온다. 때로는 한 마디 말보다, 따뜻한 눈빛 하나, 함께 있는 침묵 하나가 마음을 열게 한다.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때론 침묵을 견디는 인내가 필요하고, 때론 용서를 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불통이 오래 지속된 관계일수록, 그 회복은 더디고 아프다. 하지만 멈춰 있는 물도 한 방울씩 모이면 흐름을 만들 듯, 관계도 아주 작은 실천으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

‘다시 흐르게 하기’란, 흐르지 않던 마음을 억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멈춘 채 굳어버린 감정의 틈에 햇살을 비추는 일이다. 말할 수 없던 것들을 용기 내어 말하고, 듣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듣는 시간. 그것이 바로 회복의 시작이다.

마음은 본래 통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결국, 통하기 위해 존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고, 재능이 아니라 의지다. 그리고 회복은, 그 의지를 선택하는 오늘 이 순간에서 시작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