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뷔시 - 달빛
드뷔시의 달빛은 유독 일요일 밤에 자주 생각난다. 잔잔하고, 맑은 피아노 소리가 걱정으로 가득 찬 마음을 달래주는듯하다. 강물에 비친 달빛이 출렁이며 이야기하는 그런 느낌.
학창 시절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하늘을 쳐다보면 언제나 달이 있었다. 거리상으로 달은 정말 멀리 있지만, 심적으로는 정말 가까이 있었다. 달을 보며 집에 걸어가면, 오늘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하루를 보상받는 기분이었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늘을 보며 집에 가는 일이 손에 꼽는다. 기껏해야 택시를 타고 한강 야경을 바라보는 것,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거나 인스타그램에 눈을 돌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구경하는 일이 더 많았을 게다. 주변에 공원 하나 없는 곳에서 산지 어언 3년이 지나니, 자연 그 자체가 그리워지고 소중해진다.
달을 본지 꽤 오래되었는데, 드뷔시의 달빛을 들으면 달을 바라보는 것 같다. 학창 시절 내게 위로가 되었던 그때 그 달빛처럼, 내가 걸어가는 길을 언제나 환히 비춰준다. 그게 자연이 주는 위안 아닐까? 드뷔시는 그런 위안을 피아노 선율에 그대로 데려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곡을 들으면 마음이 따듯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