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선택해야 할까? 꿈을 선택해야 할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리뷰

by 창업하는 선생님

줄거리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던 '엔드리아'(앤 해서웨이) 하지만 현실은 그 어떤 신문사도 그녈 원하지 않는데...


'엔디'는 무려 패션잡지 런웨이 전설적인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비서로 채용되는 기적 같은 기회를 잡게 된다. 등장만으로도 온 회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자신의 느낌과 전혀 맞지 않으면 가차 없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잘라내 버리는 냉혹한 워커홀릭 '미란다'. 그 밑에 견뎌내야 하는 비서직이지만 '엔디'는 자신의 꿈인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딱 1년만 눈감고 '미란다'의 비서로 살아남으려고 한다.





이방인


I'm not fit in here but...
전 여기랑 안 어울려요 하지만...

-작중 '엔디'가 면접 중 한 말-


자신의 전공을 살려 기자가 되기 위해 세계적인 패션잡지 런웨이에 고용되고자 하는 '엔디'. 그년 패션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편집장의 비서를 뽑는데 그녀의 이력서는 기자에 적합하기만 하다. 심지어 '미란다'가 어떤 사람인지 조차 모른다. 면접에서는 '기자가 되고 싶어서 뉴욕에 왔는데 저를 불러주는 곳이 런웨이 밖에 없어서요.'라는 망발을 내뱉기까지 한다.

최악의 면접 준비; 미란다의 변덕이 아니었으면 채용 조차 실패했을 것이다


당연하다는 듯이 취업에 실패할 거 같았던 '앤디'. 하지만 면접에서 욱한 마음에 한 마지막 어필 덕분에 그년 '미란다'의 비서로써 취업에 성공한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면류관은 피투성이 가시관이고 자격 없는 자가 손에 쥐게 되면 소유자를 해하는 마검처럼 '엔디'에겐 오히려 '미란다'의 비서 자리는 그녀와 어울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까지하고 과분해 보이기까지 하다.


'앤디'는 아마존 원주민 부족에 떨어진 뉴요커 현대인처럼 행동한다. 그들 세계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듯 깔보는 듯. 비웃기까지 한다. 패션계라는 게임의 참가자로 되었지만 자신이 그 게임에 참가자라는 자각조차 없다. 게임의 규칙에 대한 수와 존중은 없고, 흠뻑 빠져들어 게임의 일원으로 열성적으로 참가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작중 런웨이는 세계 최고의 패션 잡지이고 그 잡지를 창간하는 팀원들은 자신이 이곳의 일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들이 매달 만드는 '걸작'을 바라보며 순수한 기쁨을 드러낸다. 그들의 패션에 대한 사랑은 자신의 인생을 투자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이다. 스타일을 위해 먹고 싶은 것 맛있는 음식도 포기하며 옷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단 한 벌의 옷을 위해 몇 달치 주급을 모아 그것에 투자한다. '앤디'가 그러한 런웨이의 인물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디자인 컨셉 회의 중 웃어버리는 '안드리아' 그녀가 그들의 세계를 가볍게 여긴다는 것이 드러나는 장면
안드리아에게 일침을 가하는 '미란다'
네가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만들어 냈고 샐 수도 없는 많은 직업을 만들어 냈어.


네가 입고 있는 그 스웨터도 여기서 우리가 선택해서 내려보낸 수많은 '그런 것'들 중 하나야.






순응하라. 그러면 보이지 않던 기회와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I'm not fit in here
but I'm smart
전 여기랑 안 어울려요
하지만 전 똑똑해요.

-작중 '엔디'가 면접 중 한 말-


과정이 보다 결과가 중요한 현실과 여전히 그들의 세계에 가슴 깊이 순응하지 않은 '엔디'는 미란다의 측근 '나이젤'의 따끔한 말을 받으며 자신을 변화시킨다.

현실을 자각시키는 '나이젤'의 한마디
엔디 : 노력한 만큼 인정받고 싶단 이야기예요.

나이젤 : 솔직히 자기가 뭘 노력했는데? 그 자리를 위해 남들은 죽는시늉도 하는데 자기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자리잖아. 그러면서 미란다가 예뻐해 주길 바란거야?
...
불쌍한 '앤디' 설마 나한테 위로받고 칭찬받고 싶어서 온 거야? 이 잡지는 그냥 잡지가 아니야. 빛나는 희망의 등대야. 얼마나 많은 전설들이 이 공간을 갈고닦았는지 넌 몰라.
...
정신 차려, 아가씨


'앤디'는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다. 수습의 위치를 받아들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의 무게를 깨달았다. 자신이 가벼이 여겼던 패션계에 흠뻑 빠졌다. 자신의 헛된 망상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의 규칙에 자신을 내던졌다. 그 일과 자신을 혼연일체 시켰다. 미란다의 손발이 되어 움직이기 위해 자신의 '스마트'함을 전력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달라진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서? 패션계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기 위해서? '미란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일까? '안드리안'은 '나이젤'의 도움을 받아 할머니 치마 같은 옷들은 벗어던지고 샤넬을 둘러맸다. 주어진 일도 겨우겨우 해내던 비서가 인터뷰에서 일을 빨리 배운다는 말을 증명하듯이 능숙하게 일처리를 해낸다.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주도적으로 자신의 똑똑함을 활용한다. '미란다'가 원하는 바를 미리 생각해내 한 발 더 나아가 일처리를 해낸다. '미란다'가 절대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지시도 성공해내며 자신의 유능함을 증명해내었다. 사수 '에밀리'를 제치고 미란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탁월한 솜씨를 보여준다.

나이젤 덕분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바뀐 '앤디'/편집장도 그녈 다시 보게된다.

편집장은 이제 그녀에게 작은 인정을 주고 주변 사람도 자신들의 이너서클에 넣고 그녀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반응한다. 못난이 거위는 이제 화려한 깃의 백조가 되었다. 화려한 샤넬과 명품이 그녀를 한층 더 빛나게 만든다. 친구들에게도 자랑스럽게 값비싼 선물을 줄 수 있게 되었고 미란다와 함께 움직이다 보니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도 그녀에게도 비췬다. 패션계 유명인사들, 자신의 대학 시절 에세이를 쓸 정도로 유명한 작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줄 정도로 그녀는 변화되었다.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작가'크리스찬 톰슨'


'앤디'가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고 받아들임으로써 패션 세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내면화하면서 받게 된 선물이었다. 그녀의 자존심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그녀가 순응하자 그 기회가 그녀의 손 앞에 다가오게 된 것이다. 사회적 성공이 그녀의 눈앞에 아른아른 거리기 시작해 보인다.


하지만 좋아 보였던 모든 것들 그 뒤에 숨겨진 대가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네가 이런 삶을 원한다면 선택은 필수지


이런 삶을 원한다면 선택은 필수지
You want this life, Choices are necessary.

편집장 미란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중


남자 친구와의 약속보다 미란다와 커리어를 우선하는 '앤디'의 모습에 남자 친구 '네이트'는 서운함을 토로한다. 친구들도 변해버린 그녀의 모습에 냉담해졌다. 그녀의 사랑과 우정에 균열이 발생한다.

이별을 고하는 '네이트' : "네가 좋고 못사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미란다잖아!"
바람피는 듯한 앤디의 모습에 실망한 친구


사회적 성공이란 빛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를 확인하게 되었다. '미란다' 편집장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는 '안드리안'은 그녀가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 위해 그녀가 지불한 대가를 보게 된다. 미란다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이지만 엄마로서 아내로서는 실패했다. 파경을 겪으며 재혼했던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또 쓰라린 상처를 남겨주게 되었다. 이 냉혹한 마녀는 자신의 자리를 올라가고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를 제물로 바췄고 짓밟고 파멸로 이끈다. 정치적 공작을 위해 자신에게 헌신했던 '나이젤'을 헌신짝처럼 내친다.

직업적으로 성공했지만 가정에선 실패한 '미란다' 얼음여왕의 아픈 손가락이 드러나는 순간


왕관의 광명 그 앞에 놓인 가시밭길이 눈앞에 보이면서. 자신도 이와 같은 행동을 해야 함을 느끼면서 '앤디'는 큰 혼란을 느낀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한다. 이 화려한 삶을 위해 남자친구를 버릴 수 있나? 커리어를 위해 내 꿈을 희생시킬 수 있나? 존경하는 직장 상사의 인정을 위해 친구와의 약속을 내칠 수 있나? 모두가 선망하는 지위를 얻기 위해 자신의 은인과 동료의 등에 비수를 내리꽂을 수 있나? 커리어와 사회적 성공이냐 아니면 친구, 사랑, 자라는 자신의 꿈이냐를 두고 '앤디'는 고민한다.


나이젤을 팽하고 나서 '미란다'와 '앤디'의 대화 / 성공을 쟁취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비정해져야 하나 '앤디'를 고민하게 만든다.
미란다 : 넌 날 많이 많은 것 같아
앤디 : 나이젤한테 한 짓(토사구팽) 그런 짓은 못해요 미란다 : 벌써 했잖아 (커리어를 위해서 '에밀리' 대신 파리행을 선택한 앤디를 꼬집는 말)
앤디 :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미란다 : 아니, 네가 원해서 선택한 거야.




무엇을 우린 희생해야 할까?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어렸을 땐 우린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린 시절 장래희망엔 대통령, 코미디언, 연예인, 아이돌 등등 머릿속에서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고 우린 모두 그런 가능성의 씨앗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발아시키고 확인하지 못했을 뿐... 하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다. 우린 어렸을 때엔 세계의 풍부함을 느끼고 즐길 정도로 개방적이었지만 이젠 우리의 지각은 특정 효율성과 성취에 맞춰서 적응하고 변화해버렸다. 어렸을 때 우리에게 감동과 환희를 선사했던 것들을 봐도 우린 둔감하게 반응할 뿐이다. 우린 가능성을 희생해서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 사회적으로 능률적인 인간이 된 것이다.


석탄덩어리와 다이아몬드는 같은 요소 탄소로 구성되어 있다. 열과 압력을 받아 그 배열구조가 달라졌을 뿐. 우리도 열과 압력이 있어야만 릴 석탄 덩어리에서 다이아몬드로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가 견습 기간을 가지고 전통에 순응하고, 규율과 질서에 감사에 존중하고 인정해 전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우리를 단련시키는 열과 압력이다. 우린 견습 기간을 가지며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속 '앤디'를 보아라 그녀의 똑똑함과 센스가 그녈 성공으로 이끈 한 축이기도 했지만 그녀가 패션계에 순응하고 그것에 따라 묵묵하게 '미란다' 밑에서 가혹한 견습기간을 견뎌냈기에 그런 성공의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녀가 규칙에 복종했기에 만들어낸 성취인 것이다.


탄소의 배열구조가 바뀌어야지 석탄이 다이아몬드가 되듯 우리도 하나의 목표를 겨냥하고 그에 따라 가치의 우열을 결정해야만 우리를 찬란한 다이아몬드로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린 가치 체계에서 낮은 가치를 희생하고 높은 것을 남겨야만 한다. 보석 원석을 세공으로 쓸모없는 부분을 덜어내야 가치 있는 다이아몬드가 되듯이...



그러면 우린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그건 나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결국은 무엇을 목표로 설정하고 그에 따라 무엇을 희생할지는 자신의 선호라는 것이고 무엇을 선택하든 자신의 선택만이 정답이며. 모두에게 맞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건 남이 줄 수 없는 답안이고 스스로 하얀 캔버스 위에 그려야 하는 그림 같은 것이다. 존경받는 커리어 우먼이 되기 위해 가정을 희생한 '미란다'가 될지는 사회적 성공의 길을 포기하고 자신의 꿈과 사랑을 선택한 '앤디'가 될지는 자신의 호불호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닮았다고 '앤디'에게 말하는 '미란다'. 그리고 성공 대신 꿈과 사랑을 선택한 '앤디'에게 자기 나름의 선물과 극찬을 보내는 '미란다'. 어쩌면 '미란다'는 '앤디'를 보며 과거 젊었던 자신을 보고 성공이 아닌 다른 선택한 자신을 보았던 걸 수도 있고 그런 또 다른 선택을 자신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란다'가 자필로 보낸 추천서
작중 마지막 자신의 비서자리를 박차고 나가 기자가 된 '엔디'를 우연히 보고 웃는 '미란다'/ 작품 중에서 이 전설이 유일하게 웃음을 보인 순간이다.
나이젤 : 미란다가 한 번 머리를 끄덕이면 '굿'.
두 번 머리를 끄덕이면 '베리 굿'.
미소는 극찬인데 2001년 톰 포드 때가 유일해.



하지만 선택에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하나 선택하지 않으려고 어린아이처럼 모두를 가지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가능성만 존재하고 가치 있는 그 무엇도 만들어낼 수 없다. 선택하지 않고 다른 선택지를 버리지 않으면 겁쟁이가 될 뿐이다. 목표를 선택하고 그에 따라 가치체계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희생할 것을 선택할 수 있고 가능성을 눈에 보이는 실제의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미란다'의 말마따나 이런 삶을 위해서는 선택은 필수적이다. 현실 세계는 희생없이 무언가를 쟁취할 수 있을만큼 녹녹치 않은 곳이다.새로운 영역에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거 나의 세계에서 인정 받았던 가치를 내버려야 하기도 하고 그에 따라 과거의 인물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 앤디가 처음에 자신이 경멸하던 런웨이 인물들과 같아진 것처럼 그 결과 친구들에게 미움받은 것 처럼.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수'에밀리'를 배신할 것 인가? 엔디에게 온 선택의 순간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 난 전통을 존중해야 하고 질서를 가슴 깊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며 다시 한번 여실히 느낀다. '앤디'의 처음 모습을 보아라. 그녀는 패션계의 질서-Rule을 준수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녀에게 다가온 것은 현실을 깨우치라는 날카로운 말과 주변인들의 조소였다. 하지만녀가 그들의 질서에 따르고 수습의 위치를 묵묵히 받아들이자 그녀는 얼음여왕에게 인정받고 멋지고 성공한 남성이 구애해왔다. 우리가 우리의 창의성과 개성을 존중하라며 질서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사실은 우리의 편안함과 일차원적 쾌락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규율과 기본기를 갈고닦는 것이 창의적 변화와 개성을 표현하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앤디'도 이 견습기간 '미란다'에게서 받은 인정 덕분에 기자로 채용될 수 있었다. 우린 질서에 따름으로써 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치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