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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Apr 16. 2019

100일 글쓰기 29일차

세월호 5주기

오늘 오전 새 집 근처의 동사무소를 들를일이 았어서 정자동까지 멀리멀리 돌아 출근을 했다. 평소보다도 훨씬 더 먼길인데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뭔가 나들이 나온 느낌이었다. 일부러 일찌감치 지하철에서 내려서 버스로 이동했다. 탄천 주변엔 벚꽃 개나리 진달래 뭐 등등등등 각종꽃들이 활짝활짝 피어있었다. 사방이 붉고 노랗고. 하얀 꽃잎이 바람불때마다 흩날렸다. 날은 쨍쨍하고, 사방이 평지고 높은건물도 별로 없어서 온 동네가 텔레토비 꼬꼬마 동산 같았다.

동사무소에서의 일도 순식간에 끝나서 경치 감상을 하며 회사로 돌아가려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잠깐 인스타를 켰는데. 오늘은 잊고있던 그 날이었다. 한참 들떠있던 마음이 쿵 떨어지는것같았다.


이렇게 화창한 날의 일이었구나. 동사무소만 나와도 이렇게 기쁜 날의 일이었겠구나. 배로 향하는 발걸음은 아무것도 모른채 행복했겠구나.

창으로 햇살을 내다보면서 시퍼런 바다로 가라앉을때 많이 무서웠겠구나.

그리고 난 또 잊고살고있었구나. 아직 이유도 모르건만 많이들 잊고살고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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