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와정피디 Jul 01. 2018

#이작가와정피디 #아이슬란드

Epilogue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것, 

                     




이작가 SAYs, LIFE IS

여행을 떠나면 우리는 늘 생각한다. 시간이 영원히 멈추지 않았으면. 이곳에서 계속 머물렀으면. 지금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이 다시 돌아가면 완전히 없어졌으면. 

첫 여행을 떠났던 20대 초반, 지금 여행이 끝나면 이전의 지루한 일상은 더 이상 없을 거라는 착각을 했다. 이 여행을 통해 완전히 나는 몸도 마음도 달라졌고, 새 마음으로 새롭게 세상을 바라볼 것 같은 환상에 휩싸였다. 하지만 여행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일상은 지루하리만큼 이전과 같았다. 믿을 수 없다고, 이건 아니라 말하며 몇 번을 더 다녀온 여행도 상황은 같았다. 얄미울 정도로 시간은 규칙적으로 흐르고, 퍼뜩 눈을 뜨면 여행은 이미 끝나 있었다. 다시 일상이었다. 


그래서 여행을 조금 다르게 대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완전히 일상과 분리되는, 다른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잠깐 벌어지는 ‘이벤트’라 여겼다. 그러자 더 이상 여행의 마지막 날이 미련 남지 않았다. 매 순간 생겨나는 즐거운 일들에 집중하고 행복한 것들만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Life is GOES ON. 여행도 내 삶의 한 부분이고, 나의 삶은 계속된다. 그래서 지루하지만 지금의 하루도 소중하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신나게 논다. 여행지에서는 설렘을, 일상에서는 새롭게 보게 된 시선을 쓴다. 일을 하면서는 여행의 낭만을 그리워하고, 여행지에서는 일상의 사소한 하루를 떠올린다.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나를 설명하는 한 줄이 되고, 그 자체로 내가 된다. 그렇게 내가 만들어진다. 

나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정피디 SAYs, 터닝 포인트

여러 가지 의미에서 나에게 아이슬란드 여행은 다시없을 소중한 추억이었다. 

물론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늘 모든 여행이 경험이고 추억이다. 

하지만 그중 유독 아이슬란드에서의 모든 것들은 아주 큰 의미로 다가왔다. 

단순히 ‘경험’이라 통칭하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아마 아이슬란드에서의 시간을 기점으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나도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룰 둘러싼 가장 큰 환경이 바뀌었다.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면서 내 인생에도 쉼표와 슬래시(/)를 한 번 그려 보기로 했다. 

우선 PD라는 직함을 잠시 떼어낸 채로 방송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일을 시작한다. 

오로지 방송 하나만 보고 매달리던 시절, 나에게 ‘PD’란 생명과도 같았기에 이를 떼어내면 삶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며 삶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조금씩 변하게 되었고, 

큰 물음표를 던져보기로 결정했다. 

물론 정PD라는 여정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무언가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달려가 볼 생각이다.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본 나의 모습은 아이슬란드처럼 매 순간 놀랍고 아름답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문득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여행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이작가님과 함께 글을 남기고 추억을 남기는 것조차도 없었겠다, 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모든 여정을 함께 해주신,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나아갈 

이작가님께도 너무 감사드린다. 사실 직장 동료로서 이 정도까지 친해지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선배이신 이작가님이 같이 공감해주고 함께 고민해 주신 덕에 더 의미를 더하게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작가님!! 이제 정피디한테 제대로 엮이셨습니다ㅋㅋㅋ”


어느 곳의 어떠한 존재라도, 결국 흘러간다는 것.




SPECIAL THANKS TO. 여러분


#이작가와정피디 

그동안 이 해시태그를 달기 위해 이것저것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물론 저희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때로는 #이작가와정피디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여러분과 만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만 도전하기에 인생은 길고 세상은 넓으니까요.

더 많은 걸 보고 경험할 생각입니다. 도전도 필요하겠지요. 일을 만들어하고, 굳이 X2 찾아서 하는 우리 두 사람 버릇 어디 가겠습니까. 길지만 그렇기 때문에 찬란한 인생. 벌여 놓은 일들이 선물로 되돌아오길 바랍니다. 그중에서도 여러분의 응원이 가장 큰 선물이 될 거예요. 


그간 무수한 선택의 기로에서, 돌아기도 하고 참 많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눈 질끈 감고 한 걸음씩 내디뎌보려 합니다. 그 길의 끝 역시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럼, 또 어떤 곳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길 기원하며. #이작가와정피디 #아이슬란드여행기 는 여기서 방점을 찍습니다. 


Við sjáumst, Sjáumst síðar! 나중에 또 만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슬란드에 남겨놓은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