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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별 Apr 20. 2024

개발자로서 SI회사는 정말 가면 안 되는 걸까?

이 주제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항상 거론되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생각보다 해당 주제 관련한 많은 내용들을 인터넷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주제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다고 얘기하고 싶다.


"꼭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하는 건 나는 이 주제에 있어 여전히 중립적인 태도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공공 SI를 3년간 다녀본 경험이 있어 왜 "SI는 개발자 무덤이다."라는 소리가 나오는지 이해는 되지만 한편으로 SI회사는 내가 그랬듯이 비전공 개발자에게 있어서는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SI회사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들로 인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분들까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공공 SI'를 3년가량 다니고 현재는 서비스업 쪽에 이직하여 재직 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비전공 개발자 출신 특히 국비교육 출신이 시작부터 서비스업 쪽으로 취업하기란 정말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SI는 쉽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SI회사를 먼저 들어가서 경험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 경험을 쌓은 후 나아갈 방향을 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개발자라는 직업은 생각보다 적성을 많이 타는 직업이라 경험을 쌓고 나서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전 직장을 다니면서 퇴사한 많은 2~3년 차 사람들을 보았는데, 퇴사하고 나서 개발자를 여전히 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대부분 적성이 맞지 않는다고 다른 일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또 퇴사를 안 하더라도 SI문화가 잘 맞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SI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 중에 대표적인 게 '잦은 야근', '기술력 부재', '낮은 연봉' 등이 있다.

개인적으론 SI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은 '기술력 부재'에 있다.

서비스업과는 다르게 SI는 '납품'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빠르게 요구사항을 해치우기만 하면 끝인 경우가 많다. 기술 스택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고, 당연히 일정도 빠듯하여 뭔가를 해보기도 쉽지 않다.

그저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은 한 프로젝트를 끝냈다면 개인적으로 회고의 시간을 갖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파악하고, 그동안 공부한 걸 토대로 '다음에'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시도하는 방법뿐이었다.

다행히 나는 좋은 프로젝트와 팀원들을 만나서 그나마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간혹 SI를 다니면서 혼자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운동 안 하는 사람들이 운동할 시간 없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1년 좀 넘는 동안 출퇴근을 편도 3시간에 환승 5번은 해야 하는 곳으로 다녔었는데 출퇴근 시간 활용해서 공부했다. 집에 돌아가면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활용해서 공부한 것이다.

뭐든 간절하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다.


'야근'같은 경우에는 공부를 시작하면 자연스레 선순환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일을 독박쓰는 경우나 꼰대 문화가 있는 경우, 기획이 변경되어 설계를 고쳐야 하는 경우 등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실제로 나 역시 칼퇴한다고 불려 가서 한 소리 들어서 할 것도 없는데 야근한 적도 있다 하하;


'연봉'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 서비스업과 SI는 수익구조가 다르게 때문에 서비스업이 더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는 거고, SI에서 돈을 많이 벌려면 천상계라고 불리는 SI기업을 가던가 프리랜서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간단하게 추가적인 내용 보충 겸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SI관련 부정적인 내용들에 관하여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본인의 개발자로서 적성 수준을 잘 모르겠다면 우선 SI를 다녀보고 로드맵을 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직 준비는 언제 하는 게 좋을까?'라는 내용을 다룬 적이 있는데, 이직준비는 바로 하도록 하자. 서비스업으로 이직할 생각이 있다면 서비스업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공부해 두면 좋다.

'회고#2. 2022년, 퇴사부터 이직하기까지'글에서 이직을 결심한 내용을 적었는데, SI를 평생 다닐 생각이 아니라면 너무 늦지 않게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기서도 결정을 해야 하는 게 '중고 신입'과 '경력직' 중 어떤 식으로 이직할지 전략적으로 잘 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3년'이상부터를 '경력직'으로 취급하니 항상 돌아보고 고민하는 걸 권장한다. 괜히 "SI는 개발자 무덤이다."라고 불리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SI회사도 SI회사 나름이라 정말 본인이 다니는 SI가 정상의 범위를 벗어났다면 탈주를 권한다. 정상 여부는 다른 SI회사와 비교해 보는 걸 추천한다.

SI회사를 다니면서 유지보수인력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걸 추천한다.


뭔가 쓸 내용이 많다 보니 주제에서 벗어난 내용들도 있지만 더 길어질 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SI회사는 가면 안 되는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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