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싹이 뿅! 하고 인사하는 날까지

숏폼중독 치유 2일 차

by jjin

유튜브로 가려는 엄지를 가까스로 제지하고 브런치 앱을 켰다. 아직 앱이 익숙하지가 않아 써놓은 내 글과 글쓰기 버튼을 찾지 못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글쓰기버튼 클릭!


오늘 아침 일기예보에 진눈깨비가 올 수 있다는 알림이 왔다. 코웃음이 먼저 픽하고 새 나왔다. 진눈깨비?? 머리 위로 하얀 먼지가 떨어질 확률이 더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작년엔 함박눈이 내린 날도 있었는데,,, 이번 겨울은 추운 거 같으면서 눈은 안 온다. 물론 윗지방 사람들은 눈을 많이 봤을 거고 오늘도 눈이 오고 있겠지만 내가 사는 남쪽나라는 작년보다 더 눈이 안 온다.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오늘 날씨는 딱! 눈 올 날씬데 하며 운을 띄우니 나처럼 일기예보를 본 친구가 진눈깨비가 온다고 했다고 눈이 올 수도 있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다른 아이가 눈 대신 비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하며 진짜 진짜 눈이 오면 너무 좋겠는데 날씨가 영 따뜻하다고, 그리고 나는 진눈깨비 말고 함박눈이 보고 싶다고 작년에 너무 재밌지 않았냐며 아이들과 한참 눈얘기를 하고 떠들었다.


좀 있으니 결국! 비가 왔다. 그것도 꽤 많이. 빗방울도 굵고 비 양도 제법 된다. 생각해 보면 이번 겨울은 눈도 눈이지만 비도 안 왔다. 소소하게 밭을 가꾸는 지인이 비가 너무 안 온다며 가뭄이 든다고 말할 정도로. 맑은 날이 계속돼서 좋았는데 겨울엔 농사일도 다 쉬는 줄 알았는데 땅속에서 열심히 싹틀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비도 좀 와줘야 씨앗들이 물을 먹고 열심히 봄을 준비하는데 눈은 고사하고 비도 안 오니 큰일이라고.


이 추운 겨울,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메마른 땅, 그 속에는 열심히 새 생명을 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친구들이 다양하다고. 그 모진 환경을 다 뚫고 싹을 밀어 올리는 친구들이 그리 맛있고 달다고. 이 말을 들으니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추운 날이 계속돼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조금씩 열심히 싹을 밀어 올리면 내 싹도 따뜻해진 어느 날 뿅! 하고 머리를 내밀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한 문장씩 천천히 쓰다 보면 나도, 내 싹도 빙긋 웃으며 인사해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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