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아니한가

by Stella by Starlight

멀리 산호초에 파도가 부딪친다.
눈앞에서 마주한다면 15m도 훌쩍 넘을 것이다.
거북이를 보러 온 아라구스쿠 해안에서
두 시간째 파도만 노려보고 앉아 있다.

용기를 내어 발을 조금 적셔보지만,
이내 겁이 나서 돌아선다.
오가는 발자국에 아쉬움이 꾹꾹 눌러 담긴다.

이뤄지지 않는 만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타 가오리 떼를 만나러 온 코모도에서는
사흘을 뛰었건만
새끼 만타 한 마리 뒷모습만 겨우 보았다.

누사페니다도 다르지 않다.
쉴 새 없이 눈을 굴리다
뒤늦게 마스터에게 개복치의 행방을 물어본다.

'3주 전 이후로 본 사람이 없어요'

정작 코모도에선
거북이가 하염없이 나타나
더 이상 셔터를 누르지 않고,
누사페니다, 내 머리 위로는
만타 가오리 떼가
웃음 진 얼굴로 빙빙 돈다.

오늘은 보지도 못한
개복치 티셔츠를 입고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