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동안 글을 업로드하지 못할 정도로 여러 일들을 경험했는 데 그중 11월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바로 이웃으로부터 오는 소음의 문제였다. 우리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에 작년 12월에 이사를 왔고 본격 이사 전, 페인트칠을 하러 방문했을 당시 이웃으로부터 나이트클럽 수준의 엄청난 음악 소음을 경험하게 된다. 당시 이사를 온 상태는 아니었지만 정도가 너무 심해 문을 두드렸으나 나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그 날은 그렇게 그냥 넘어갔다.
이게 첫 시작이었고 이후 올해 1월, 3월에도 큰 음악소리와 더불어 떼창, 소리 지르기 등이 합쳐진 소음들이 발생했다. 물론 아주 가끔 있는 일이면 어찌 이해라도 해보겠건만 이런 큰 소음이 아니더라도 저녁 11시 이후에도 음악을 튼다던지 다수의 사람들이 떠들고 웃는 소리가 들려 일상생활 및 수면의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당사자는 즐거울 지 몰라도 그 소음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제삼자로서 즐겁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그다음날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 등이 발생했다.
이전에 한국에는 층간 소음, 노르웨이는 파티소음이 있다는 에피소드를 작성한 적이 있는 데, 이를 읽어보면 현재의 작성하는 글에 대한 상황 이해에 대한 도움과 노르웨이 생활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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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소음이 발생한다면?
한국 아파트 관리실 개념과 상이하지만 노르웨이 아파트에도 비슷한 개념의 Styret (이사회, 관리회)가 존재하고, 그 이사회의 리더인 Styretleder라는 한국 개념으로 보자면 부녀회장이라는 분이 존재한다.
이러한 고충으로 인해 우리는 부녀회장에게 이웃이 큰 소음을 낼 때마다 메시지를 보내 이를 알렸고, 부녀회장은 해당 이웃과 대면 미팅을 하겠다고 말한 뒤, 해당 미팅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답장을 보내고 감감무소식이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었을까? 향후 6개월 동안 이웃은 우리가 허용 가능한 음악을 가끔 틀뿐 예전처럼 무지막지한 음악을 틀어 클럽을 만들지도 않고 오후 11시 이후에도 조용해졌다. 그래서 역시 Styret에 말하는 것을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는 데..
개 버릇은 남 못준다는 속담처럼, 10월에 다시금 예전처럼 나이트클럽을 연상케 하는 파티를 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러한 소음이 발생할 때마다 해당 이웃집주인에게 연락해 소리를 낮춰달라는 등의 연락을 취했지만 알겠다 할 뿐 더 나아지진 않았다.
아울러,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했던가? 이러한 파티 소음을 내는 주범은 집주인의 아들이었고 부모라는 작자들은 "음악 좀 틀 수 있다, 아들한테 물어봤더니 11시에 파티 종료됐다고 했다"라는 등의 안하무인의 답변을 늘어놓기만 했다. 역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처럼 이 아들의 염치없는 태도는 부모로부터 배운 것 같았다. 우리는 부녀회장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부녀회장 왈 "오후 11시 이후에는 어긋나는 일이고 부모와 합의된 내용을 어기는 일이니 당장 파티를 그만두라고 말해"였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머리가 띵했다.
그럼 오후 11시 이전에는 마음껏 틀어도 된다는 거야? 그리고 어떤 내용으로 합의됐는지 영문도 모르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건지 답답함만 쌓였다.
이로부터 한 달이 지나, 11월에 그 집 아들내미는 또 파티를 열었다. 음악을 크게 틀고 친구들과 떼창을 부르고 소리를 지르고 다 같이 박수를 치는 등 도저히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시 한번 부녀회장에게 이에 대해. 문자를 하자, "오후 11시 이후에도 계속 그러면 경찰을 부르세요. 단, 경찰 신고는 본인이 직접 해야 합니다."라고 답변이 왔다.
이 부녀회장의 답변은 노르웨이인 특성이 너무나도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모든 이들이 다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말아 주시길 바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기가 할 만큼 했는데도 지속적으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생각되면 이제 놓아버리려는, 즉 이건 내 책임이 아니라 네 책임이라는 태도를 보인다. 즉, 알아서 하라는 것을 돌려말하는 것.
더 짜증나는 부분은,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노르웨이 사람들은 '어쩔 수 없네', '그런 거지 뭐'라는 체념 태도를 보인다. 이래서 남한테 피해 주는 사람들은 자기가 피해 주는 것도 모르고 더 의기양양하고 피해자는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런 태도와 더불어 이런 불편한 상황을 악화시키는 사람들의 '무관심', 사람들과 시시비비 가리는 것을 꺼려해 '그냥 참자' 태도가 노르웨이에서 살면서 가장 답답한 것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나에게 도움이 되어줄 사람이면 다시 한번 "나는 너의 도움이 너무 필요하다"라는 것을 상기시켜줘야 하고,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직접 나서지 않으면 자기 일처럼 나서주는 사람도 없을 뿐더라 가만히 있는다고 되는 일은 없다.
아파트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 아파트 관리비에 관리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소정의 인건비도 포함되어 있기에, 내 돈을 달마다 받아가면서 이러면 안 되지 않는가?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아파트에서 부녀회장이 제대로 나서지 않음 누가 아파트의 규칙과 질서를 따르며 살 것인가?
이러한 태도들로 인해 노르웨이에서 살면서 규칙과 질서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손해 본다고 느낄 때도 있었기에 경찰을 부르라는 부녀회장의 답변은 나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고 역시나 다를 게 없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게 경찰까지 부를 일이야? 그 이웃이 조용히 하면 그만인 것을.
최종적으로 나는 부녀회장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작성해서 다시 한번 소음에 대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냈고 마지막에 "당신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는 일을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당신의 도움이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라고 보냈다.
이후 부녀회장은 "양측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볼게요.", "11월 00일 오후 7시까지 관리 사무실로 오시면 됩니다. 집주인 중 대표하는 1인이 반드시 참여해야 하며, 관리회 팀원 2명이 미팅 중재자로 함께 참여한다"라고 답변을 보냈다.
나는 사실 부녀회장이 양측 대면 미팅을 잡을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 나 혼자만 비 노르웨이인, 이 상황이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 이웃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으면 이렇게까지 행동을 안 했을 테니 이러한 사람들 앞에서 노르웨이어로 내 의견을 제대로 피력하지 못해 오히려 우스운 꼴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내가 괜히 일을 크게 만들었나? 나도 다른 노르웨이 사람들처럼 '그냥 내가 참아야지 뭐'라며 넘겼어야 했을까?
365일 내내 파티를 열지 않음에 감사해야 할 일이었을까?
그럼에도 어쩌면 내가 한 번쯤은 경험했어야 할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미팅으로 인해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걱정 안 하게 될 수도 있다.
그 결과를 누가 알겠는가?
이민자로서 외국인으로서 현지인들에게 내가 겪은 부득이함과 불편함을 변론해야 하는 상황,
난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