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 문자를 받고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이게 어쩌면 그동안 겪었던 소음 스트레스를 끝내버릴 만한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하고 이에 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 편에서도 언급했듯 노르웨이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단 한 사람은 바로 나이다. 여기에서 주눅 든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 내가 여기서 현지언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이 상황을 얼토당토않게 마무리 짓거나 피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 이웃이 우리는 그러한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고 당당한 태도를 취하며 감정적 싸움으로 뒤엉켜 우리의 피해사실을 알릴 겨를도 없이 미팅은 흐지부지 되는 것이였다.
이 미팅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나는 준비하기로 결정했고 예전에 작성해 둔 핸드폰 메모 어플을 열어 소음이 발생한 날짜, 시간, 소음이 얼마나 지속됐는 지를 확인하고 또 소음이 발생한 당일에 집주인과 나눈 메시지 내용, 부녀회장과 나눈 메시지 내용을 바탕으로 리포트를 작성했다.
아울러 해당 이웃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일목요연하게 네 단락으로 나누어 공식 레터를 작성함과 더불어 관리회에도 아파트 규칙 변경을 정식 요청하는 제안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물론 모든 서류는 노르웨이어로 작성해 갔다.
해당 서류들을 작성할 때에는 노르웨이 법을 참고했으며 소음 관련한 법정 사례 또한 기입하고 해당 링크 또한 각주에 첨부하여 넣었고 다 프린트해갔다.
이에 남편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물었고 오히려 그들이 기분 나빠해 상황을 좀 악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염려의 마음을 비췄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웃이 정상적인 사람이었음 이미 우리한테 사과를 했었어야 하나, 사과를 한 번도 하지 않은 점으로 봤을 때 이들이 잘못했다고 생각 안 할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그런 경우 감정적으로 대응할 사람들로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그들이 감정적으로 나오게 되는 경우, 우리도 사람들이기에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상황, 메시지를 일목요연하게 전달할 수 있냐라는 게 나의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기억이나 하려고 할까?
나는 우선 내가 노르웨이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점 그리고 남편 성격 상 타인에게 상처되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지 못하는 부분 등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그럴 경우 피하지 말고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조언도 해줬다.
아울러, 서류를 작성하면 최소 우리가 당신들로부터 어떤 피해를 겪었는지, 어떠한 점이 개선되었으면 하는지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해당 미팅은 단순히 커피 한잔 하며 이웃들 간에 알아가려고 모이는 게 아니라 공식적 미팅으로 기록이 되니 비노르웨이인으로서 '당장 노르웨이어로 내가 나를 유창하게 변론할 수는 없지만 머리는 더 잘 쓸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서류 작성을 통해 굳이 그들과 말을 100% 나눌 필요도 없고 어설픈 언어가 곁들여진 스피킹으로 변론, 입증을 안 해도 된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동안 파티 소음이 발생할 때마다 오디오 파일, 비디오 파일로 녹음해 왔다. 이에 녹음된 파일들을 하나하나씩 음향 체크도 했고 상황을 인정 안 하는 경우,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들고 가서 들려줄 생각이었다. 직접 들어봐야 우리, 그리고 주변 이웃들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는 경우였는 지 관리회도 자기 아들말만 믿던 그 이웃 집주인도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들과 친분을 유지할 생각도 없고 단지 옆에 사는 이웃으로서 서로 배려하며 사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데 이를 이웃이 보여주지 않으니 미팅에 빈손으로 갈 수는 없었다.
미팅 당일, 우리는 이웃과 복도에서 마주쳤고 집주인의 파트너이자, 파티 주동자인 아들내미의 아비란 사람이 남편에게 은근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우리는 대응을 일절 안 하고 미팅 장소인 관리실로 향했다.
'미팅 이후, 그렇게 큰소리를 내며 나올 수 있는지 보자'
종종 성인이 되면서 외국에서건 한국에서건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느낀 점은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놈이 목소리만 우렁차게 낸다는 것. 아무 준비도 없이 오겠구나란 점을 예상가능케했다.
미팅 장소, 관리실.
관리회에서 참석하기로 한 두 명 중 한 명은 부녀회장과 그리고 다른 관리회원 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분들에게 노르웨이어를 할 수는 있지만 내 입장을 변론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을 설명하며 영어로 내 의견을 전달해도 되는지 물었고 두 분 다 흔쾌히 당연히 가능하다고 했다.
이후 이웃집주인(아들 엄마), 집주인 파트너(아들 아빠), 파티 주동자 아들 이렇게 셋이서 들어왔는 데 아빠와 아들이 들어오자마자 인사도 안 하고 엄청 노려보기만 했다. 근데 하나도 무섭지가 않고 얼마나 머리에 든 게 없는지 확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작성한 서류를 나눠주니 그 아들내미는 나를 더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빠란 사람을 삿대질과 더불어 욕지거리를 하고 소리를 치고 난리였다. 아울러 내가 영어로 얘기하자, 아들내미는 "아!! 노르웨이어로 말해!!!!!"라고 소리쳤고, 이에 아빠도 노르웨이어로 욕하며 노르웨이어로 말하라며 다그쳤다.
이에 관리회원 분이 "지금 이건 인종차별"이라고 해당 상황을 집어내셨고 이들은 단지 소음 문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들에게 인종차별이라는 것까지 적용할 수 있게끔 본인들은 전혀 모르겠지만 본인들이 본인들의 발등을 찍고 있었다.
아빠란 사람이 테이블을 치는 등 미치고 날뛰어 대화라는 것 자체가 아예 안 됐다. 부녀회장도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조용히 하라고 하며 도대체 이게 뭔 상황인가 싶었고 노르웨이에서 3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노르웨이 사람들이 언성을 높이는 것을 처음 보기도 했다.
목소리만 높이는 아빠란 사람에게 나는 "조용히 하고 서류나 읽어보세요. 서류에 하나하나 일일이 다 적어놨으니 읽고 말하시라"라고 했더니, 또 언성을 높이려 하길래 "못 읽으세요? 그럼 제가 읽어드릴게요. 1월 0일! 몇 시까지 진행됐으며..." 주르륵 큰 소리로 읽은 뒤, 아저씨를 쳐다보니 말이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 녹음된 오디오파일을 틀어줬더니 아들은 자기가 튼 음악이 아니라며 발뺌했고 아빠는 녹취는 불법이라고 했다. 이에 남편이 "우리 집에서 녹음했는 데 무슨 불법?"이라고 말하니 다시 욕지거리만 할 줄 아는 사람의 탈을 쓴 짐승이 됐다. 음악 녹음 파일을 들은 부녀회장은 아들을 향해 이렇게 음악 소리를 크게 틀 수 없다고 바로 지적했다.
그리고 나는 파티 주동자인 아들에게 단순히 크게 음악을 트는 것만 말하는 게 아닌 친구들이랑 소리 지르고 떼창, 박수 등으로 소음을 더 가중시키는 부분도 말하며, 부자에게 도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거냐고 묻자, 아무도 이에 대답하지 못했다.
아마 그들의 전략은 우리를 겁주려고 한 거였던 것 같다. 이에 아비라는 사람은 우리를 때린다고 협박하기 시작했고 부녀회장이 정숙하라는 말에도 지속적으로 욕하고 공격적으로 나오고 자리에서 박차고 우리 쪽으로 다가오려고 해, 나는 남편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
차라리 때릴 거면 나를 때려봐라라는 마음으로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르웨이 남성이 아시안 여성을 때렸다고 해야 미디어에서도 취재를 하는 데 더 이목을 끌지 않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행동을 보면서 무서운 마음이 들기보다는 이 50살 넘은 애 아빠란 사람이 막 떼쓰는 6살, 7살 남자애처럼 보이니, 얘가 왜 이러지?, 노르웨이에서 살아서 망정이지. 다른 나라였음 이미 몇 번이고 줘터졌겠다란 생각이 들 뿐이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는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게 되었는데 집주인이자 아들의 엄마는 머리만 붙잡고 있고 "아 여기 나 혼자 왔었어야 했어..."라고 혼잣말을 하는 등.. 남편과 아들은 이 아줌마의 말을 듣지도 않고 무시하는 게 보였다.
이에, '아 여기서 제일 불쌍한 인간은 이 아줌마구나. 왜 저렇게 살까. 아들이 아빠를 닮아가는 걸 그냥 보고 있는 게 신기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끼리끼리의 법칙은 어디 가지 않기에 측은지심은 접어두기로 했다.
아들의 행동 또한 관찰했는데 자기가 원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대장놀이에 심취한 아빠의 졸개나 다름없었다. 아빠가 우리 쪽으로 다가오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자 아들도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아빠가 우리 쪽으로 오는 대신 계단으로 내려가 장소를 떠나는 것을 택하자, 아들도 아빠를 슬쩍 보더니 따라나갔다.
부자가 자리를 떠난 뒤 부녀회장, 관리회 팀원, 나, 남편, 그리고 이웃집주인(아들 엄마)만 남아 이야기를 나눴다.
이 아들 엄마는 시선을 아래로 떨군 채, 이 정도로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고 있을지는 몰랐다며 뭐 젊은 애니 파티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그러지 않냐며 은근슬쩍아들이 젊으니 뭘 모르고 그랬던 거 같다는 식으로 틈틈이 옹호했다.
이에 관리회 팀원 분이 "아들이 아빠랑 똑 닮아가는 것 같네요."라고 말하자, 아들 엄마는 "둘이서 같이 있으면 부정적 영향을 서로한테 미치는 것 같다"라고 답변을 하는 것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아들이랑 아빠가 친구사이냐고요. 아들이 아빠(부모) 보고 배운 거지. 그리고 이 아줌마를 보니, 전혀 아들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아들의 잘못된 행동을 훈계하지 않았다. 아들이 아빠를 따라 미쳐 날뛰는 동안, 이 아줌마는 그저 shhhh... 이러는 것이 다였는 데, 아들은 오히려 눈에 불을 켜고 이 아줌마에게 뭐라 했다.
그리고는 이후 아줌마는 머리를 부여잡고 땅을 쳐다보거나 하는 등의 행동 밖에 없었다. 여하튼 아줌마는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는 와중, 아들이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또 남편을 향해 시비조로 나와서 난 남편에게 다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핸드폰을 건넸다. 그러던 와중, 관리회 팀원분이 아들에게 진정하고 앉아라, 네가 이럴 때가 아니다고 말하자 그분에게도 엄청 무례하게 대꾸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는 결국 불안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빠를 따라 행동했지만 이 친구 한구석에는 그래도 자기가 인지 못한 양심이라는 것이 여기로 다시 돌아오게 한 듯했다. 이 친구가 참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할까 싶고 내 자식은 아니지만 나보다 어린 사람이 이렇게 망가진 길을 가니 참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이 아들내미는 내 남편에게 "왜 자꾸 웃냐"라며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었고 이에 내가 노르웨이어로 "Hvorfor ikke? forklar det.(왜 안 되는 데? 설명해 봐.)"라고 하니 급 고개를 돌리고 말이 없었다.
이에 나는 그에게 "우리 여기 웃음 논하려고 온 자리 아니야. 그러니 말도 안 되는 얘기 꺼내지 마."라고 영어로 말하니 말도 없어지고 이후 남편에게 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지 않았다.
아울러 부녀회장이 모자에게 우리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점과 소음에 관해 피해를 준 사실에 대해 사과를 하라라고 했고, 아줌마가 먼저 미안하다고 운을 뗐고 아들도 이전과 다른 행동으로 이러이러해 죄송하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하겠다며 줄줄이 읊으며 사과를 했다. 이후 나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가까이 다가가 앉으며 "너랑 너네 아빠가 아까 우리 엄청 노려봤지? 난 여기 대화하러 온 거야. 근데 너는 여기 왜 왔어? 노려보는 건 싸우자는 건데. 싸우러 온 거야?"라고 하니, 아니라고 답하며 별다른 설명을 하지 못했다.
더불어 나는 "네가 그렇게 행동하잖아? 타인과 대화 자체가 안되는 거야. 그리고 이게 싸울 일이야? 나는 오늘 아침에 눈 뜨자마자 드는 생각이 우리가 왜 이런 간단하게 해결 가능한 문제로 미팅까지 해야 하는 건가? 이 생각이 들더라. 너는 이게 이렇게까지 이어질 문제라 생각해? 그리고 너도 성인이지? 성인이면 결과는 네가 책임지는 거야. 너의 부모님이 아니라, 그러니 성인으로서 행동하고 책임지도록 해. 그리고 나는 너랑 오다가다 만나면 안녕하고 인사하며 지내고 싶어. 안 그래?"라고 하니 그도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이 아들에게 하는 말을 엄마는 그냥 듣고만 있어서 더 처참했다. 엄마라는 사람이 왜 이렇게 제삼자처럼 바라만 보고 있을까? '지금 내가 하는 행동과 말은 당신이 애 아빠랑 이 아이를 키우면서 해야 했어야 할 일입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또한 부녀회장과 관리회 팀원 분은 집주인아줌마에게 "애 아빠
보고도 사과하라고 해요"라고 전했다. 이후 다 같이 잠깐의 담소를 나눈 뒤, 모자는 먼저 자리를 일어났고 우리는 나갈 채비 하며 미팅에 참석해 준 부녀회장과 관리회 팀원 분에게 작성해 온 제안서를 드린 뒤 감사인사를 전하고 나왔다. 제안서에는 아파트 규칙을 더 명확하게 하고 이를 어기는 경우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지 명시하길 희망하는 점을 주요점으로 작성했다.
실제로 styret는 특정 경우에 한해 집주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집을 강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거주 중인 아파트의 관리회는 이와 같은 권한을 갖고 있지만 모든 아파트한테 해당 되는 경우는 아닌 점 참고해주세요.
미팅이 끝나고 한 시간 뒤, 누군가 우리 집의 초인종을 눌러 문을 열어 보니 관리회 팀원분이 우리를 확인하려고 찾아오셨다. 그리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세요. 아 그리고, 아직 뭐 너무 부정적 얘기를 하고 싶진 않지만... 음 일단 좀 지켜보죠. 그리고 저런 사람의 경우 사과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테니 하루나 며칠 시간이 걸릴 거예요."라고 말했다.
남편 아마 그 팀원분이 언급한 부정적인 얘기 늬앙스가 경고나 퇴출/강매를 언급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섣불리 정하기 어려우니 일단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얘기한 것 같다고 했다.
하긴 이웃을 협박하는 사람을 관리회에서도 반길 일도 없고 아파트 규칙 조항 1에 어긋나는 일이였으며 해당 미팅을 통해 본인이 어떠한 사람인지 직접 증명하고 충분한 사유를 제공했으니 경고나 강매를 진행한다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였다.
나는 사실 사과를 기대하지도 않았다. 저런 사람의 경우 사과하는 것을 진다고 생각하기에 자기 자존심 상 사과를 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용됐다.
우리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 데 자기네들 스스로가 우리는 남들이 상종하기 싫을 정도의 안하무인인 사람들입니다.라고 직접 보여줘서 관리회 분들도 아예 우리 편에 서서 같이 얘기해 줬고, 그리고 경찰에 이들에 대해 신고접수를 해놓은 상태였기에 이는 우리에게 유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도 있다.
여하튼 남편과 나는 서로를 위로하며 심신을 달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솔직히 이러한 상황을 누가 겪고 싶었겠는가.
그렇게 하루가 지난 다음날 저녁, 나는 모르는 번호로 문자를 받았다. 바로, 그 파티 주동자 아들의 아빠였다. "자기가 어제 그러려고 한 게 아닌 데, 미안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참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추한 꼴이란 추한 꼴은 다 보여주고 결국엔 자기가 꼬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니 이 모든 게 다 본인 혼자 초래한 결과라는 걸 보기가 참 민망스러웠다. 추측상 관리회에서 이웃에게 뭐라 얘기한 것 같았다. 예로 사과를 안하는 경우 관리회에서 공식적 회의를 통해 어떻게 할지 정하겠다는 등의 내용이지 않았을까?
여하튼, 이렇게 우리의 미팅은 잘 마무리 됐다. 이러한 일을 포함해 다양한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어른으로서 성장하는 것 같다.
해당 상황을 겪으면서 나이와 성숙도는 비례하지 않는 다는 점 그리고 내가 인생의 반려자로 선택한 내 남편이 침착하고 오히려 성숙한 행동을 보여줘 내가 결혼을 잘 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외국인으로서 현지인들에게 잘못된 점을 얘기하기가 영 자신이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언어가 안되더라도 내 방식대로 내 자신을 변론하기로 나선 것은 참 잘한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노르웨이에서 외국인이자 이민자로서 기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부여해주는 자양분 같은 경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