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뫈섬]
“건축은 자연을 압도하지 않고, 그 자체로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다.”
[1] 숲 위의 길: 포레스트 타워 (Camp Adventure – Forest Tower)
이동: 코펜하겐 → 차량 약 1시간 20분, 숲길 보드워크+전망대 오르기 1시간
위치: 셀란드섬 남부, 기셀펠 숲(Gisselfeld Skov) 자연휴양지
포인트: 45m 높이의 나선형 목조 전망대, 숲을 가르지 않고 휘돌아 오르는 보드워크 구조
여행팁: 입장권 필요, 포레스트 타워 예약이 가능(https://www.campadventure.dk/en/skovtaarnet/)
이번 여행 길은 대중교통만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다. 차량을 렌트하거나 여행사 투어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나는 코펜하겐 중앙역 앞에서 여행사 일행에 합류했다. 아침 9시, 스무 명 남짓이 미니버스에 올랐고, 가이드의 활기찬 인사말로 일정이 시작되었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출발한 미니버스가 도심을 벗어나자 자연이 펼쳐진다. 회색빛 건물 대신 초록빛 들판이 끝없이 이어지고, 멀리에는 풍력 터빈이 바다의 바람을 맞는다. 덴마크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도시 밖에서도 살아 숨 쉬는 풍경이다.
한 시간이 조금 지나자 차는 농지를 지나 숲으로 들어섰다. 캠프 어드벤처(Camp Adventure)라는 표지판이 나타날 즈음, 숲의 그림자가 도로를 덮었다. 덴마크 건축사무소 에펙트(EFFEKT)가 2017년에 설계하여 2019년에 완공한 포레스트 타워(Forest Tower)는 덴마크의 에펠탑이라고 불리는 높이 45m의 모래시계 모양의 전망대이다.
버스에서 내려 숲에서 한시간의 자유 시간을 갖기로 한다. 미리 예매한 QR코드로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숲속 입구에서 시작되는 나무 보드워크는 숲을 헤치지 않고, 전망대까지 완만하게 이어진다. 나무뿌리를 피하고 지면을 건드리지도 않는다. 숲길을 따라 설치된 표지판에는 숲속 동물들이 소개되어 있다. “여우(RÆV)는 숲에 살아요. 작은 동물, 열매, 새의 알을 먹지요. 여우의 꼬리는 ‘부시(Buske)’, 즉 숲속 덤불이라고 불린답니다.” 숲의 서사가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보드워크를 따라 20분 남짓 걷자, 시야를 가득 매우는 거대한 타워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늘을 향한 곡선형 목재 구조물이 마치 숲 위에서 자라난 나무 같다. 경사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숲의 뿌리, 줄기, 수관, 그리고 하늘이라는 생태계를 경험하게 된다. 전망대는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에 충실하게 계단이 아닌 완만한 경사로로 설계되어, 누구나 천천히 걸으며 높이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걸음을 옮길수록 바람이 달라지고,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결이 바뀐다. 높이 45m, 해수면으로부터 약 140m 높이의 정상에 이르면, 남부 셀란드의 숲과 농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저 너머 스웨덴과 독일의 해안선까지도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내가 걸어온 나선형 길이 숲의 리듬과 함께 엮여 보인다. 숲 위의 길은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은 아찔함을 선사한다.
이 곡선형 전망대는 자연을 해치지 않고 숲과 공존하려는 노력으로 느껴졌다. 숲의 일부처럼 자리하며, 인간의 기술이 자연을 압도하지 않고 그 질서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보여주었고, 그 위를 걷는 경험은 지속가능성의 가능성을 느끼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