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숲, 미지라는 공포 속에서
도요오카 연극제 방문 기간 동안 가장 처음 봤던 작품이다. 애정하는 작가 카와이 호타카의 희곡으로, 한 번쯤은 그를 직접 만나서 인사하고 싶었던 찰나, 도요오카에서 그의 공연이 확정됐단 소식을 듣고 바로 관극 일정에 넣어두었다.
노란 숲은 세 명의 인물이 미스터리 한 산속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극으로, 교토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 시모가모샤소(下鴨車窓)가 제작을 맡은 작품이었다.
연극제 기간 동안 도요오카시민회관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다. 인상 깊었던 것은 공간 활용방식이었다. 객석을 무대 위에 설치하고 실제 객석은 무대로 사용했다. 수용 관객은 줄어든 대신 배우들이 움직이는 범위가 상당히 넓어졌는데, 숲 속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장면을 불이 다 꺼진 객석에서 이루다 보니 훨씬 기괴하고 으스스한 느낌이었다.
도입부에서는 멀리 놀러 와서 시간이 늦은 참에 야영을 하게 된 것 같은 세 친구의 이야기를 보여주는가 싶었다. 물론 이미 무대가 미스테리함을 품고 있어서 행복한 분위기로 흐르지 않을 것임은 알고 있었다. 세 사람의 이야기가 무르익어갈수록 관객은 재난이 벌어진 이후 삶이 바뀌어버린 세 인물이, 각자 그 사건으로부터 1년 동안 터놓지 못했던 속내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공물이 부유한다.
미지의 공간에서 미지의 존재를 마주한 경험. 그리고 끊임없이 그게 자신을 쫓아오고 있다는 공포. 하나의 국가규모의 재앙을 겪은 세 인물의 트라우마를 보며, 장르가 서스펜스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나 무안공항 등이 떠올랐다. 직접 겪은 일이든 아니든, 모두가 공유하는 불행이 있고 그게 세 사람을 흩어지게 하면서도 다시 뭉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와 별개로 연출적인 부분 때문에 러닝타임이 매우 짧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다고 느꼈다. 무대 활용 방식은 좋지만, 이야기를 풀어낸 힘은 부족했달까. 대본 자체도 왜 노란 숲이 제목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알 수 없는 것이 주는 공포감은 잘 묘사했단 생각이 들어서 흥미로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