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도요오카연극제
(3) play와 <성실욕지>

무대 위에 한바탕 펼쳐지는 살 PLAY (살풀이)

by 시나브로
기노사키 국제 아트센터

9월에 도요오카를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라인업. 대만 Shakespeare’s Wild Sisters Group과 일본 정원극단페니노(庭劇団ペニノ)가 협업하여 2024년 대만국립극장에서 첫 공을 올린 작품으로, 제목부터 비주얼까지 보자마자 이건 꼭 봐야겠단 생각에 볼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 공연이 도요오카에서 일본 초연을 올린다는데 안 갈 수 있을까?


대만 배우와 일본 배우가 한 무대에서 각자의 언어로 대사를 치는데도 어색하지 않게 대화가 이어진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고, 러닝타임이 짧지도 그렇다고 이야기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작품이지만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역시 타니노 쿠로우는 천재야(?).


암튼 연극의 가장 원시적 기능으로 돌아가, 바다에서 죽은 군인들의 원혼을 달래는 목욕탕이라는 소재로 각 인물들이 가지고 있던 고통을 승화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었다. 캐치프레이즈처럼 놀이로서의 연극적 기능까지 고려해 중간중간 우스꽝스럽거나 소꿉놀이 같은 부분도 있었다. 일본이나 대만에서 자주 불리는 동요나 가요를 각 의식마다 부르는 것도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요소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공연이었을 텐데 소화해 낸 배우들이 대단했다. 특히, 목욕탕 주인 역의 카타기리 하이리! 이번 공연으로 상까지 받았는데 충분히 그럴만한 배우였다. 몸, 움직임, 목소리, 톤 앤 매너 모두 완벽 그 자체였다. 나중에야 엄청 유명한 배우란 걸 알게 됐다 ㅎㅎ


극 마지막에 이 모든 이야기의 내레이션을 하고 있던 것이 거대한 문어(?)였다는 걸 잠시 보여주는 대목에서, 2019년에 봤던 페니노의 초입문이 생각났다. 약 없이도 사람을 환각에 빠트리게 만든 그 공연,,, 그 문어를 보고 나니 “또 문어야?!”란 생각에 코웃음이 나왔다.


공연 시작 전에 오랜만에 만난 타니노상하고 지금 어떻게 사는지 이야기하고 끝나고 또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마침 현장에 아는 사람도 보러 와서 그 언니 하고도 인사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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