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브룩 [빈 공간]
작년 한 해 동안 연극과 관련하여 내가 했던 모든 고민을 한 번에 정리해 준 책. 1968년도에 나왔다는 게 무색할 만큼 현대 한국 연극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고찰과 비판이 있었고, 연극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한편, 60년이 지났음에도 연극에 대한 취급은 비슷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단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죽은 연극, 신성한 연극, 거친 연극의 정의는 내려졌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연극’은 무엇인가?
책 끝에 굉장히 두꺼운 분량으로 자리 잡은 이 챕터는 결국 ‘살아있는 연극’에 대한 정의는 내리지 못한다. 이것은, 아마 이 지구의 수명이 다해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정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일 것이다.
정답이 없다고 해서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연극인의 수만큼 ‘살아있는 연극’의 수도 존재할 것이다-물론 그만큼 죽은 것도, 거친 것도.
정해진 답이 없더라도 각자가 가진 ‘살아있는 연극’의 답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지 않을지. 연극인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야 하는 책이었다.
그나저나, 피터 브룩 생전에 LG아트센터에서 자주 초대해서 공연했건만, 단 한 번도 보러 가지 않은 것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