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感情)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말하죠.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이 정서(情緖)라고 하죠. 영어로는 둘 다 Emotion으로 표현하더군요.
사람은 태어나고 3개월 뒤부터 좋은 감정과 싫은 정서를 느낄 수 있다고 해요. 다만 불쾌한 정서가 더 빨리 표현이 되는 것이고, 5~6개월 즈음 불쾌 정서가 분노와 혐오로 나뉘고, 9개월 즈음에는 공포가 분화 되는 것이죠. 사실 아기가 툭하면 우는 이유 중 하나는 이 불쾌 정서가 더 빨리 표출되기 때문이기도 해요(어디까지나 조카를 몇 번 보면서 느꼈던 경험이라는 점 양해 바라요). 생후 10~12개월에는 쾌 정서가 의기양양함과 애정으로 나뉘구요. 18개월이 지나면 불쾌 정서에서 질투가 나뉘고, 24개월 즈음에는 쾌 정서에서 기쁨이 생긴다고. 발달한 감정이 같이 발전하는 인지구조의 영향을 받으면서 수치심(18개월), 죄책감(3년) 등의 복잡한 감정도 나올 수 있다고 해요.
마음에도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선물 받아서 아껴 먹고 있는 마음영양제 ⓒ 지식테이너 김승훈 사람은 유년기에서 성인기가 되면, 감정의 측정 도구가 세밀해지게 돼요. 특히 청소년기 성장 과정에서는 사람이 폭발적인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기 힘들어 할 수도 있고, 어른들은 그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요. 흔히 사춘기라 부르는 그 시기인데, 청소년기에는 뇌가 급격히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인데 뇌의 차이로 어른에 비해 자제력, 감정의 크기나 상황 판단 이후에 드러내는 정도가 단순하거나 미숙할 수 있어요. 물론, 성장 환경에 따라 어느 정도 자제가 되는 청소년도 있긴 하지만요.
어린 아이는 감정이 단편적인 성향일 때가 많은데, 어른이 되어갈수록 한 가지 사건을 바라보는 것에도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각각의 감정들은 개성이 약화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특정 인물에 대한 전기를 읽었을 때 좋은 부분만 읽었다가, 나중에 어른이 되고 그 인물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연구를 하게 되면 그 인물의 좋았던 모습과 그렇지 못했던 모습을 모두 발견하게 될 수 있거든요. 내가 역사를 연구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감정으로 인해 혼란이 왔었는데, 이래서 아이에게 전기를 읽힌다는 것은 신중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린 아이들은 아프거나 힘들 때, 무서울 때 등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우는 경우가 많아요. 어느 정도 성숙해지면 우는 경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드러낼 때가 있는데, 웃어 넘길 때도 있고 웃으면서도 울 수가 있어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앞에서는 힘든 감정을 쉽게 표출하지 않지만, 혼자 있을 때 눈물을 쏟을 수도 있죠.
사람은 태어나서 3개월이 지나면 쾌와 불쾌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쾌가 더 빨리 보일 거예요. 아기는 좋아하는 감정은 웃음으로 표현하고, 뭔가 불편한 감정을 울음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5~6개월 정도 되면 불쾌 정서는 분노와 혐오로 나뉘고, 9개월 정도에는 불쾌 정서에서 공포가 또 나뉘죠. 10~12개월에는 쾌 정서가 의기양양함과 애정으로 나뉘죠. 18개월에는 불쾌 정서에서 질투가 나뉘고, 2년 즈음 되면 쾌에서 기쁨이 나뉘어요. 성장 과정에서 인지구조의 영향을 받아 감정도 같이 발전하기 때문에 좀 더 크면 복잡한 감정도 알게 될 수 있어요. 18개월 즈음에는 수치심을 알게 되고, 3년 정도 지나면 죄책감을 알 수 있다고 하죠.
점점 성장하게 되면서 감정이 굉장히 세밀해지는데, 그래서 아동기나 청소년기에는 사람이 자신의 감정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변하면서 그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요. 감정 조절이 익숙한 어른들은 그런 모습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구요. 특히 이 시기에는 사람의 뇌가 급격하게 성장하는데, 다만 자제력이 미숙하고 감정의 크기나 상황 판단 이후에 드러내는 감정의 표현이 단순해요. 그래서 청소년기를 사춘기라고도 부른다고.
사람들은 대부분 논리나 지성, 합리주의, 이성 등 자신의 의지로 뜻을 표현하기 힘든 한계에 봉착했을 때 감정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어요. 다만 감정만 지나치게 앞세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가 사회에서 많은데, 사회는 한 사람의 감정을 위해 다른 사람이 감정을 희생해야 하는 공간이 아니고 모두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기본적으로 자유롭게 행동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죠. 특히 정치, 외교, 사업 등 목표를 오랜 시간을 두고 길게 봐야 하고 인내심 있게 추진해야 하는 일들은 감정을 너무 앞세우다가 상황을 길게 내다보지 못하고 방편적인 때우기 대책만 내놓고 망치는 경우가 꽤 많아요(지금 대통령 포함).
또한 감정이 너무 강렬해지면 시야가 좁아질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집단 안에서 심한 괴롭힘을 당할 경우인데, 직장의 경우 커리어에 손해가 있더라도 그 괴롭힘 당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면 되죠.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 등에서는 학교를 옮기는 방법도 있긴 했지만, 요즘 시대에는 온라인 정보 공유가 너무 발달해서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옮기더라도 안 좋은 소문이 퍼질 수 있어서 그런 방법으로는 피하기 힘들다고 해요. 대학의 경우 학교를 옮기려면 편입을 하거나 수능을 다시 봐야 할 정도로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고.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이 너무 강해지면 그런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자체를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시야에 큰 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요. 우리나라가 OECD 회원들 중 자살에 대한 이슈가 가장 심각한 것은 다들 알죠? ㅠㅠ
사실 이러는 나도 감정을 말로 표현은 하기 힘들고, 먹는 걸로 풀어낼 때가 많아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감정을 없애거나 숨기라는 뜻은 아니에요. 사람들이 이성만 고집하고 감정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험한 일반화에요. 좋은 감정은 우리 자신에게 좋은 것이니까요. 부정적인 감정도 너무 참기만 하면 언젠가 터지는데, 이럴 때는 정말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상황까지 올 수도 있어요. 나에게 기쁜 소식이 누구에겐 슬플 수 있고, 내가 분노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괴로울 수도 있구요. 그래서 감정은 상대의 감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물론 내가 생각하기에 감정이 상하지 않을 정도의 감정 표현이 누구에겐 감정이 상할 수도 있어요. 거절을 듣기 싫어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이들은 상대방이 이성적으로 거절을 하거나 이성적으로 거절하는 감정을 표현하기만 해도 크게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어요. 사람에게는 어떤 일을 승낙하거나 거절할 자유로운 의지가 있는데, 거절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심하게 집착하고, 알게 모르게 그 생각을 강요하고 거짓된 죄책감과 두려움을 심어주기도 하여 상대가 거절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상대가 자신에게 질려서 떠나게 할 수도 있어요. 그렇더라도 우리가 더 큰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명확하게 표현을 하긴 해야죠.
감정은 절대적이지 않고, 그 종류는 숫자로 헤아릴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것 같지만 각자에게 다르게 느껴질 수 있고, 나의 기쁨이 남의 슬픔일 수도 있어요. 나에겐 편한 방법이 다른 사람에겐 불편할 수도 있구요.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는 감정이입(感情移入)이라는 방법도 있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동물이나 물건 등에 나 자신의 감정을 옮겨 넣을 수도 있고, 대상으로부터 그 느낌을 내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나 같은 경우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공감의 방법 중 하나로 그 일을 마치 내가 겪은 것처럼 상상을 해 보기도 해요.
집단주의적인 경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나라나 집단, 사회 등에 개인을 동일시하여 보기도 해요. 이러한 후광반사효과도 감정이입의 종류 중 하나죠.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대한민국과 관련되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죠. 우리나라가 특히 일본과 관련하여 좋지 않게 얽혔던 이야기 소재들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일제강점기에 대한 역사를 배웠고, 이로 인하여 전범기업에 대한 제품 등을 거부할 수도 있구요. 나 같은 경우도 전범기업에 다니는 어떤 여자사람과의 소개팅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했던 적이 있어요(사진도 안 봤음).
감정이입은 창작물을 접할 때 특히 중요한 요소에요. 수용자가 그 작품에 관여하는 정도는 그들이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드라마, 영화, 소설, 연극 등 각종 창작물들은 수용자의 감정이입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죠. 수용자의 무의식적인 감정이입을 끌어내지 못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드라마 소재에 그렇게 막장 요소들이 많았던 거죠(출생의 비밀이라든지).
너무 오랫동안 억누르면 나처럼 돼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대한민국이나 일본 등 일부 나라에서는 자신이 약자일 경우 감정과 기분을 억누르고 숨기라고 가르치는 경향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어른들 앞에서 감정이나 기분을 자제하라고 하죠. 옳지 않은 일이더라도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따를 줄 알아야 한다면서 말이죠. 쯧쯧 이로 인해 참다참다 화병이 생기거나 감정이 폭발하기도 해요. 이로 인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해가 생길 수도 있구요. 특히 우리나라는 남자는 떼를 쓰거나 감정을 표현하면 안 된다는 왜곡된 성 역할 고정관념이 너무 심하게 박혀 있기도 하죠.
감정을 무조건 내키는 대로 표현하면 트러블이 생기기 쉽고, 심지어는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어요. 흔히 사람 가슴에 못을 박는다는 표현이 이 때문에 나온 거죠. 서열보다는 이성적으로 상황을 보고 서로에게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감정표현이 너무 직설적인 사람들의 경우 그 이야기가 듣기 거북할 때가 있잖아요.
같은 주제를 사람에 따라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성장 과정에서 인지하는 폭이 넓어지게 되고, 이로 인하여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지게 되죠. 사랑의 감정으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된다면, 호감이 가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내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혼자 꾹꾹 눌러두는 경우도 생기게 되죠. 아니면 반대로 누군가에게 호감을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나 같은 경우는 전자에 속하는데, 내 감정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극히 적었던 성장 과정으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고, 이로 인해 연애 횟수가 그리 많지는 않아요(모태솔로 절대 아님).
대신 호감을 느껴도 그 마음을 꾹꾹 깊은 곳에 담아두는 경험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 과정에서 그 사람에 대하여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 호감을 떨어뜨리는 계기가 발생하게 되면 그 후유증으로 혼자 많이 힘들어하죠. 연애로서의 감정이라면 호감을 갖고 있었던 사람에게 다른 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이 클 수가 있는데, 이럴 경우 그런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그 만큼 나의 힘듦을 이해 받기 힘들 수가 있어요. 특히 내가 이런 경험이 많은데, 아무래도 내 처지로 인하여 책임을 질 수 있는 범위가 넓은 편이 아니라 그런 걱정이 크고, 그런 불안 요소들에 대하여 감정보다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 결국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만 유지하자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경우가 많아요. 그냥 그랬다는 얘기.
올해도 블랙데이에 짜장면이나 먹게 되었군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올해 블랙데이도 혼자서 짜장면을 어디서 먹을지 생각이나 해야겠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