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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테이너 김승훈 Jul 09. 2023

살면서 도움이 될 수도,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관계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 사심 史心 인문학 9화

관계(Relation, 關係)는 여러 대상이 서로 관련하여 이루는 특성을 말해요. 예를 들어 ‘승훈이와 철수와 영희가 관계를 맺어요.’ 라고 표현 할 수 있죠. 수학적으로 ‘1 더하기 1은 2와 같아요.’ 이런 예시도 있죠. 세상에는 참 다양한 관계들이 많아요. 관계는 자연 언어에서 동사, 형용사처럼 술어 역할을 해요. 오늘 이야기 할 것은 수학적 관계가 아닌 인문학적 관계의 이야기니까 넘어 갈게요.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말하는 관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특정한 의미를 말해요. 뭐 조금 마이너하게 들어가면 성적으로 긴밀하게 연결하는 행위를 돌려서 ‘관계’라고 표현하기도 해요(예전에 예능 <마녀사냥> 봤던 사람들이면 알아서 잘 이해 할 거예요.). 영어에서는 ‘Intercourse’라고 표현하던데 아무튼 알아 둬서 좋지 않을 건 아니니까 알아서 잘 알아 두세요.


인간관계(Human Relations, 人間關係)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를 포괄해요. 군대, 직장 등 특별한 집단으로 한정되는 사회생활보다 범주가 더 넓은 표현이죠. 이 인간관계라는 것은 명확한 정답이란 없어요. 기본적으로 모든 쪽에서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라 혼자 노력하면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요. 이 때문에 인간관계는 수학이나 과학에서 말하는 관계와는 다르게 특정한 법칙이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유연한 사고를 갖고 접근해야 해요(Case by Case).

사회 초년생 중에서는 자신의 직무보다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고,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에도 인간관계를 관리하는 것에 대한 책들이 그렇게 많은 거죠. 이번 이야기에서 특정한 책을 추천하거나 하진 않을 것이지만, 젊은 세대가 이런 책을 많이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인간관계는 사회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조용히 혼자 있는 시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편이죠. 관계를 맺는 사람들 중에서 한 사람 정도만 사회성이 좀 좋으면 가급적 좋게 이해 해주고 넘어가는 편이라 마찰이 생길 가능성은 많이 줄어들고, 사회성이 좋은 사람들끼리 모이면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적죠. 보통 양쪽 다 사회성이 부족하면서 다른 사람을 휘어 잡으려고 하는 사람들일 경우 시비가 걸리고 마찰이 생겨 단순한 갈증부터 심하면 극단적 혐오 관계까지 될 수도 있어요. 여기서 조심할 점은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내성적인 것이 아니에요.

또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다른 사람과 사귀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첫째, 사람이 보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자기의 방식과 세상에 익숙해지게 되어 어느 정도의 변화는 있겠지만, 자기가 스스로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일부러 노력하려고 하지는 않는 경향이 있죠. 자기한테 익숙해진 환경에서만 지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자연스럽게 점점 힘들어져요. 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공적인 만남도 힘들겠지만, 사적으로 많은 사람이 만날 기회도 줄어들죠. 어쩌다 만나게 되더라도 그러한 사람을 사적인 관계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져요. 그래서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이 된다는 말이 생기죠. 둘째, 자기 일이 생기게 되면서 인간관계 자체에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영향도 있어요. 그야말로 먹고 살기 바빠서 못 만나는 사람들이 생기는 거죠. 그리고 사람이 스스로 개인적 삶의 목표가 뚜렷하거나, 돈이나 시간 또는 정성 등을 많이 쏟는 특정한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사적인 관계가 소홀해지죠.


개인심리학 분야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알프레트 아들러(Alfred Adler, Austria, 1870.02.07 ~ 1937.05.28)는 인간관계를 모든 행복의 근원이자 고민의 근원이라 말했어요. 그래서 비즈니스 관계보다 친구 관계가 더 어렵고, 친구 관계보다 연인 관계가 더 어렵다고 했죠. 수학자 존 내쉬(John Forbes Nash Jr. USA, 1928.06.13 ~ 2015.05.23)는 게임 이론을 통해 사람의 행동과 합리적 선택을 연구하기도 했어요. 내쉬의 게임 이론에 의하면 서로가 이기는 전략을 원하는 인간관계를 바라지, 과도한 경쟁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죠.

고대 마케도니아 출신의 철학자인 그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 ~ B.C. 322, 알렉산드로스의 왕자 시절 스승)는 사람이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사람 혼자서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만들거나 필요한 농작물을 많이 키울 수도 없어요. 화폐 경제가 세계를 움직이는 지금 시대에 사람은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회라는 공간에 소속되어 최소 공적으로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세상이죠.

사람이라는 존재는 그 사람이 가진 사회성의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의 존재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만악의 근원이 되기도 해요. 현실 사회는 아주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고, 이로 인하여 개인, 집단은 한정된 자원과 가치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관계일 수 밖에 없어요. 무엇보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항상 이상적인 존재일 리는 없어요.

프로이센(현 독일의 전신)의 철학자였던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04.22 ~ 1804.02.12)는 모순된 인간의 면모에 대해 ‘인간은 자율적인 이성을 지닌 존재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감성적 한계에 매여 있는 존재이다.’라고 했어요. 여러 가지 배경 때문에 인간관계는 처음부터 갈등을 내포하고 시작하는 셈인 거죠. 모든 인간관계는 갈등과 불화가 항상 있는데, 갈등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느냐에 따라서 원만하고 친한 사이, 갈등하고 증오하는 적대적인 사이로 나뉘어요.

모든 인간관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길 수 있어요.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그로 인한 단순한 불만 상태에서 분노, 심지어 혐오와 증오까지 이를 수 있어요. 갑질이나 똥군기 잡는 데 능숙한 사람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공손한 경우가 많죠. 이러한 갑질 문제도 인간관계에서의 문제인 경우가 많구요.

지금도 겉으로는 인간관계가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인간관계 문제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거나 그에 관한 약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어쩌다 ADHD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나도 그렇게 되었지만). 선진국에 거주하는 사람 3~4명 중 1명 꼴로 평생에 한 번 이상은 우울증을 호소한다고 하네요. 온라인 댓글에서 활동하는 악플러들이나 이런 댓글을 읽어야 하는 당사자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인간관계와 사회성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 필수적인 덕목이죠.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거나 그로 인해 스트레스와 불쾌감, 짜증 등을 느끼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역사에서 어떤 사회집단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고민하고 고충을 토로하는 것이 인간관계니까요.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 ‘인간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구절도 있으니...(다만 나는 미움을 받을 용기를 갖긴 싫어요.)

인간관계는 직장에서의 업무 성과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쳐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닌 직장 동료 모두와의 원만한 관계, 기에 기반한 적극적인 업무 의욕이 뒷받침되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직장에서 직원들의 불만 사유나 퇴사 사유로 흔하게 드러나는 것이 인간관계. 사실 그 어떠한 극한 직업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가 힘이 되면 어떻게든 적응하고 버티는데,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버틸 수가 없어요(그래서 첫 직장을 반 년 만에 그만 둔 사람이 바로 나죠.).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으면 좋은 삶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대개 지인들은 겉으로만 화기애애하고 기뻐하는 분위기에 만나는 사람들이고, 친구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든 진실되게 대해주고,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사람이죠. 문제는 실제로 그런 사람을 곁에 두기는 정말 어렵다는 사실. 자신이 몰락했을 때 자신을 찾아주는 사람이 진짜 친구라는 것이 좀 씁쓸한 현실이죠. 덕이 있거나 사람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들.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런 친구를 만들고 싶거나 그런 연인을 만나고 싶으면 우리 자신이 먼저 그런 친구나 연인이 되는 수 밖에 없어요. 그래야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 할 수 있는 거죠.

물론 친구의 성격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위로만 해 주는 것이 역효과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대상의 평소 성격과 가치관을 고려하여 말할 내용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 다만 사람은 이성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위로를 바라는지 해결책을 바라는지 공감이 필요하죠.


응애 나 인프피 ⓒ 16Personalities 검사 결과

사실 사람들과의 관계는 두루두루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견해가 많죠. 그러나 개인의 자존감, 개성, 인격, 취향 등을 억압하면서 모든 이들에게 좋은 모습만을 보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자신의 감정 소모, 스트레스 등을 참아가면서 인간관계를 억지로 형성하고 유지할 필요는 없어요.

좋은 인간관계가 많으면 사는 데 도움은 될 수 있어요. 다만 없다고 불편하거나 살 수 없다는 것은 아니에요. 문명의 발전과 질 좋은 복지 시스템이 제도로 갖춰진다면 개인주의가 존중되는 생활 문화가 발달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전체주의 성격이 강해 개인의 인권 의식에 대한 생각이 늦었던 일본마저도 1990년대 이후에는 개인적인 생활 문화가 늘어났으니까요. 각종 편의시설, 자동화, 복지 시스템 확장 이외에도 기계화, 인공지능 등의 지속적 발전으로 불필요하게 불편한 인간관계가 없어도 거의 혼자서 생존이 가능한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과 굳이 억지로 네트워크를 꾸역꾸역 형성할 필요는 없어요. 자신의 본 모습을 억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억지로 보이는 모습은 자기 자신에게 큰 독이 될 수 있어요. 인간관계는 나 혼자 유지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요. 억지로 노력해도 사람과의 사이에 싸움이 벌어질 수 있으며, 한 사람이 스트레스를 전부 짊어지는 경우도 있죠.

인간관계는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나 가족, 연인 등의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다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요. 서로 주고 받을 것이 있어서 유지되는 관계인 거죠. 다만 이러한 이해관계가 유지될 명분이 사라지게 될 경우 개인적인 호감 이외에는 관계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어서 점점 멀어지게 되는 거죠. 좋은 인간관계에 필요한 요소들이 부족한 경우나, 외모가 잘 생기거나 대화하면 이유 없이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 아닌 이상 관계를 유지할 힘이 나긴 힘들어요.

이러한 인간관계에 서투른 사람이나 다소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 굳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게 좋아요. 다만 마음이 외롭고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아끼면서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자기 자신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어요. 뭐 나도 혼자서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많은 편이라서 말이죠.


그 세상에서는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서 좋겠다...(봄에 떠나보낸 반려동물 '꽁지') ⓒ 지식테이너 김승훈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갖춰야 할 사회성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가족이 아니라 친구나 연인 관계에는 어떤 명분이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있어야 하긴 해요. 서로 주고받는 것에 연결 고리가 있어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 할 수 있는데 이를 사회적 교환의 법칙이라고 하죠.


혈연(가족 친척), 학연(출신 학교), 지연(출신 지역) 등

이는 대한민국의 인간관계 3대 요소라 불릴 정도로 영향이 많이 미치긴 하더라구요. 이 3가지는 아무 것도 관계를 이을 명분이 없을 때 공통적인 요소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강력한 사회 생활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어요. 혈연은 노력 여하에 따라 정해지는 인연이 아니고 그 범위가 한정적이죠. 지연은 현대 사회에서는 그 맥락이 약해지고 있으며, 학연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취가 가능한 것이라 최근에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다만 현대 시대임에도 나처럼 출신 학교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타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에요.


금전 문제는 극과 극이에요.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고, 트러블을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어요. 사업적인 파트너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 할 수가 있죠. 그 사업이 잘 진행되는 동안은.


외모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첫인상을 어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외모가 활용되기는 해요.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외모를 가꾸기도 하구요. 다만 외모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


인간관계에는 여러 종류가 있죠. 우선 의지에 관계를 맺고 끊을 수 없는 관계인 가족이 있죠. 그 다음 부담 없이 공감대만으로 형성할 수 있는 친구가 있죠. 서로 성적으로 사랑하는 감정에 의해 형성할 수 있는 연인, 연인이 가족으로서 함께 하기를 바랄 때 선택하는 부부 등이 있죠.

그 다음 폭이 넓은 관계로는 같은 고향이나 주로 활동한 출신 지역 등에서 형성된 지연, 같은 학교 출신으로 형성되는 학연 등이 있죠. 실제로 전쟁을 치르지 않더라도 군대에서 맺어진 인간관계를 전우라고 부르죠. 같은 회사에서 형성되는 직장 동료도 있구요. 가톨릭에서는 신자들을 형제 또는 자매라 부르는데, 이들을 통틀어 교우라고 해요.

이런 관계들은 서로 좋은 영향을 주면 사회 생활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이런 관계 속에서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면 파벌이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누구를 배척하고 따돌림이 생길 수 있어요. 각자의 이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인간관계가 끊어지기도 하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어요.


인간관계의 6단계 분리 이론이라는 것이 있어요. 영화배우 케빈 베이컨(Kevin Norwood Bacon, USA, 1958.07.08 ~ )의 이름을 따 케빈 베이컨 지수라고 부르기도 하구요. 이 인간관계의 6단계 분리 이론은 인간관계가 여섯 단계만 거치면 지구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에요.

그리고 이후 베이컨이 이 이론을 활용하여 게임을 만들어서 소개했기 때문에 이론 자체는 베이컨과 무관하지만 베이컨이 소개했기 때문에 흔히 케빈 베이컨 지수라 불리는 6단계 분리 이론을 알아보는 심리 테스트를 케빈 베이컨 게임이라고 하는 거죠. 해당되는 사항에 따라 손가락 하나씩 접는 심리 테스트를 영화배우 손병호 씨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했기 때문에 흔히 ‘손병호 게임’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사례죠. 끝말 잇기 게임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해지면서 ‘쿵쿵따’가 한때 유행했던 것도 있구요.

6단계 법칙은 ‘좁은 세상 네트워크’라 불리는 이론과 관계가 있어요. 하나의 연결고리라도 이상한 방향으로 뻗지 않는 한 관련된 연결고리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어 한 곳에서 다른 곳까지 연결되는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게 된다는 이론이죠. 현실의 인간관계에 적용을 한다 치면, 새로운 친구 한 명을 사귀게 되면 나와 주변 그리고 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단계 수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거죠.

본인의 지표를 파악하는 방법은 이렇다고 하네요. ‘나의 친구’, ‘나의 친구의 친구’, ‘나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 ‘나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 이런 식으로 단계가 만들어 지는 거죠. 주변 사람들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해 준다면 시작점이 되는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은 대상의 사람이 서로 알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여섯 단계 안에 연결이 되는 거죠. 예를 들어 볼까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대학의 사학과를 졸업한 크리에이터 김승훈(단국대학교 졸업)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김승훈의 친구(실제로 있긴 있는데 엄청 친하진 않음)

서울대학교 동문인 삼성 회장 이재용(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 졸업, 동.서양사학과들은 사학과로 통폐합됨)

서울대학교 동문인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의외로 서울대 출신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영삼과 윤석열 2명 뿐)

UN 총회에서 만난 다른 나라의 정상들(다른 나라 정상들이 윤석열과 친할 리가 없겠지만)


물론 지금 시대에 온라인으로 SNS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과 인연이 있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긴 해요.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수십 억 명의 이용자들을 분석하면서 평균적으로 3~4명 안에 세상 누구든지 연결될 수 있다고 하네요(이런 사람들을 알 수도 있는 사람이면서 SNS 서비스에서는 팔로우를 유도하게끔 소개를 하죠). 나도 SNS, 유튜브 등 여러 플랫폼들의 팔로워들을 모두 합하면 만 명이 넘기는 하네요. 다만 이런 인연들을 통해 아직 빛을 보진 못하고 있지만요.

다만 예외는 있어요. 지인들이 서로 겹치는 경우가 많고, 보통 어느 정도의 테두리 안에서 성립이 되기 때문에 다섯 단계로도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나올 수 있어요. 그래도 세계화를 거치면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졌고, 외국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우리가 외국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외국에 있는 사람들과도 많이 연결될 수 있는 거죠. 오히려 외국의 일반인보다도 외국의 유명 인사가 더 빨리 연결 될 수도 있죠. 유명한 사람과 다리가 놓일수록 연결이 될 지인들의 범위가 순식간에 늘어나니까요.

가끔 같이 방송하는 교육 크리에이터 인맥 @ 김대균어학원

아이러니하게 이런 효과로 인해 전염병이 세계로 정말 빠르게 전파 되었어요. 대표적으로 중세 시대의 흑사병이 그랬는데, 감염자와의 접촉으로 전염이 되는 특성 때문에 배를 타고 다니거나 성당에 모이는 사람들, 성지 순례를 다니는 사람들, 병균을 가진 쥐들의 여행 등을 통해 유럽 대륙을 초토화 시켰으니까요. 이로 인해 흑사병으로 죽은 사람은 수천만 명에 이르렀어요. 코로나19는 흑사병만큼의 치사 위험은 아니었지만, 세계가 더 긴밀하게 연결된 21세기의 전염병이었다 보니 지구촌 곳곳에 감염자가 창궐했죠(근데 나는 아직도 한 번도 안 걸려 봤는데).

이 법칙의 연결다리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요. 내가 유명한 연예인을 알고 있어도 그 연예인이 나를 모르면 내가 알고 있다고 해서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난 이름만 언급하면 다른 사람들도 누군지 알 것 같은 사람과 실제로 연락을 가끔 주고 받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워낙 내가 선톡을 못하는 사람이라 평상시 연락은 엄청 자주 하진 않아요(나 INFP 인프피라니까요 ㅠㅠ).

알고 지낸다는 기준이 얼굴이나 실명을 실제로 알고 있을 필요까진 없어요. 온라인으로 서로 존재를 알고 교류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인정되는 거죠. 쉽게 말해서 ‘서로 팔로우하여 알고 있는 사람’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거죠. 두 번째 조건은 서로 최소한의 ‘관계’는 있다고 할 수는 있을 정도의 인연이어야 한다는 거죠. 스치듯 잠깐 알게 되는 조건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의미 있는 교류가 있으면 돼요. 굳이 오랫동안 많이 할 필요까진 없구요. 예를 들어 나와 함께 방송을 하거나 영상을 촬영한 적이 있는 크리에이터라면 최소 서로 의미 있는 교류가 있는 사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엄청 친하지는 않더라도 학교의 선생과 제자, 같은 학교 출신의 동기 인연은 인정이 되는 거죠. 반드시 친한 관계라는 조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구요. 악연도 연결 다리가 있긴 하는 거죠. 악연도 관계는 관계라서...(전여친도 연결되는 관계...)

일단 나 김승훈이 역사를 전공했고, 유튜브 채널(링크)을 갖고 있는 인터넷 방송인이기도 하고, 나름 저자들과의 교류도 있으니까 이러한 점에서 다른 유명한 사람들과의 케빈 베이컨 지수는 다른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가까울 수는 있겠죠. 인플루언서로서의 좋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실제로 유명한 사람이 나를 먼저 팔로우 한 경우도 있으니까).


ADHD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 지식테이너 김승훈

누군가의 잘못된 정치질로 특정 분야의 커리어가 끊어져 버린 피해자로서 이번 주제를 쓰는 데 있어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날 그렇게 세상의 쓰레기로 만든 사람들은 책도 쓰고 강연도 하고 결혼도 하고 각자 행복하더군요. 겹지인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있어서 자세히 언급 할 수는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날 이렇게 만든 사람들과 어떻게든 연결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아서 그 누구에게도 그 힘듦을 털어놓지 못한 시간이 어느덧 8년이 넘었어요. 일단은 그렇다는 것만 알아주길 바라면서 이번 글은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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