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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테이너 김승훈 Jul 13. 2023

지금도 흘러가는 시간, 나만의 시간은 있나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 | 사심 史心 인문학 10화

시간(時間, Time or Hour)은 시각과 시각 사이의 간격이나 그 단위를 말하죠. 물리적인 양을 정하는 기본 단위들 중 하나로, 이 시간을 정하기 위해 지금은 세슘 원자 시계나 스트로보스코프 등을 이용하여 시각을 확인하죠. 협정 세계시(UTC)가 이 시계를 이용하여 국제 표준으로 정해진 거예요. 현재 대한민국의 서울 표준시는 일본의 도쿄 표준시와 같은 시각을 쓰고 있어요.

우리말에서 시간이라는 단어는 동음이의어이고, 시간의 개념 그 자체(Time)와 시간의 단위 중 하나(Hour)로 나뉘는 것이죠. 다만 일상 생활에서 시간의 서로 다른 뜻으로 인한 혼동은 거의 없고, 대화에서 시간과 시각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 시간이 몇 시인가요?” 이런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이죠. 정확한 표현은 “지금 시각이 몇 시인가요?” 이게 맞는 거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우주는 약 138억 년이 흘렀다고 빅뱅 우주론에서는 말하고 있죠. 태양계나 은하계 밖 또 다른 세계는 더 오랜 시간이 흘렀을 수도 있구요. 시간은 인간이 어떠한 세월의 흐름을 시간이라는 것으로 정의를 내린 것일 수도 있어요.

시간은 현재의 그 어떠한 과학적 기술로도 되돌릴 수가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회상하거나 과거의 잘못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죠. 어쩌면 미래에도 시간을 되돌린다는 것은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만화나 소설 등 각종 창작물에서 시간 여행을 하는 소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시간의 단위로는 가장 작은 단위부터 시작하면 초가 있어요. 과학적으로 섭동이 없는 바닥 상태의 세슘-133 원자의 바닥 상태 두 초미세 에너지준위 간의 주파수의 차이인 9,192,631,770 Hz(헤르츠)의 역수를 1초로 정의하는 거예요. 이렇게 엄청나게 복잡한 정의를 이용하는 것은 그 1초에 가장 가까운 불변 시간단위를 증명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해요.

상위 단위로 올라가는 공식(?)은 이렇게 돼요. 1분은 60초이고, 1시간은 60분(3600초)이죠. 그렇다고 무조건 계속 60배로 상위 단위가 되는 것은 아니고, 24시간(1440분 = 8만 6400초)을 하루로 보고 있어요. 다만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서 하루가 지나는 시간이 10만 년에 1초 씩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1년은 365일이고, 4년에 한 번은 366일이 있어요. 2월에 29일을 4년에 한 번 넣는 방법으로 달력을 조정하고 있구요. 다만 100년에 한 번은 2월에 29일이 없이 365일이구요. 그 외의 달력에 더 복잡한 법칙이 있어서 꼭 4년에 한 번 2월에 29일이 있다는 것은 100% 맞는 내용은 아니에요. 1년을 365일이라고 했을 경우 8760시간이 되고, 52만 5600분이 되고, 3153만 6000초가 돼요.

흔히 지금을 21세기(21C)라고 하는데, 한 세기는 100년을 단위로 해요. 또한 1000년 단위를 밀레니엄이라고 하는데, 2000년을 앞두고 다들 밀레니엄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었죠. 2000년생 사람들을 흔히 밀레니엄 베이비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중 하나였죠.

초, 분, 시는 현재까지는 불변이에요. 세슘 원자의 전자를 이용해 고정된 절댓값을 이용하여 시간을 계산하기 때문이죠(과학계 7대 기본 단위 중 하나). 다만 하루와 해는 단순히 배수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고 천문학적인 주기를 반영해요. 지구가 자전 속도가 감소하고 있고, 자전과 공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주기를 보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윤초라고 해서 하루 중에 1초를 더 추가하는 경우가 있구요. 4년에 한 번 윤년이라고 해서 1년 중에 하루를 더 추가하는 거죠(2월 29일). 다만 4년에 한 번 2월 29일을 고정적으로 추가하면 계산하는 값이 맞는 것은 아니라서 100년에 한 번은 2월에 29일이 없는 거예요(2월 29일이 생일인 사람들은 생일이 4년에 한 번 씩 오는...).


사람에게 시간이라는 개념이 생긴 것은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반복하는 하루와 계절이 한 바퀴 도는 흐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옛날에는 하루의 흐름을 해시계를 이용해 측정했고, 계절에 흐름은 스톤헨지 등의 도구를 이용했다고 해요. 세밀한 시간을 측정하는 모래시계가 있기도 했어요(윈도우 마우스 포인터 설정에 움직이는 모래시계가 있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움직이는 동그라미로 바뀌었죠). 이후 톱니바퀴, 태엽, 진자 등을 이용한 지금의 시계가 나온 거죠.

다만 이렇게 정밀하게 시계로 재는 시간은 일정한데, 하루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아요. 지구라는 천체가 움직임의 변화가 조금씩은 있었으니까요. 고대 문명 시대에는 달과 태양이 하늘에서 움직인 거리를 이용해 시간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있었던 바빌로니아 왕국에서 60진법을 썼다는 것은 세계사 시간에 다들 배웠을 테니까, 이 60진법이 시간을 재는 데서 비롯된 것이죠. 그래서 바빌로니아 왕국의 1년은 360일이었죠. 원을 360도로 나누는 것도 여기서 생긴 것이구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천체를 관측하고 시계를 만들어 시각을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 세종 시대였어요. 우리가 잘 알듯이 그 유명한 장영실(생몰년도 미상)이 세종의 도천법 시행으로 인하여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 관직에 등용된 그 시대 맞아요. 그 동안 조선은 중국에서 만들었던 시계들을 사용했고, 원 시대에 연경(지금의 북경)의 표준시를 기준으로 계산한 시각을 쓰고 있었어요.

장영실은 동래(부산) 관노로 있을 시절 영남 지역의 극심한 가뭄을 해결하는 데 기여하면서 지역 관리의 추천을 통해 세종에게 발탁되었죠. 이후 과학.기술 등을 담당하던 관료들과 함께 혼천의를 개발하여 천체를 독자적으로 관측할 수 있게 되었고, 장영실이 세종의 주선으로 명에 가는 사절단을 따라가서 직접 견학까지 한 다음 자동물시계에 대한 원리를 파악하여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자동물시계 자격루를 개발했죠. 이후 혼천의와 자격루의 기능을 합한 옥루까지 만들고 측우기까지 만들면서 3품까지 올라갔는데, 세종의 말년에 만들었던 가마가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형벌을 받고 삭탈관직되어 이후 행적이 남지 않았다고 하네요.

기계식 시계는 14세기 이후에 발명되었고, 시계에 분침과 초침이 달린 것은 16세기 이후라고 해요. 물론 이 때의 시계는 과학자들이 직접 고안해서 만든 것이구요. 1656년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Christiaan Huygens, Netherlands, 1629.04.14 ~ 1695.07.08)에 의해 인류 최초로 시간을 1초 단위까지 알 수 있는 진자 시계가 만들어졌죠. 하위헌스는 시계를 만들기 전에도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발견하고, 토성에 고리가 있음을 처음으로 언급했죠(1655.03.25). 물론 이 시계가 움직이는 교통수단 등에서는 쓸 수 없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움직이면서도 볼 수 있는 시계는 1735년 존 해리슨(John Harrison, England, 1693 ~ 1776)이 크로노미터라 불리는 항해용 시계를 발명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었어요. 지금 시대에 쓰는 세슘 원자 초미세구조의 전이주파수를 기준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은 1967년부터, 생각보다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네요. 시간에 대한 역사 이야기는 일단 여기까지 하구요(TMI 그나마 줄여 봤는데도 잘 안 줄여지는 역사학자).


하루는 24시간 뿐, 이렇게 보면 하루가 짧네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한 주는 7일(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라고 정했고, 1년에는 24절기가 있죠. 달력 순서대로 봄에는 2월부터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가 있고, 여름에는 5월부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등이 있어요. 가을에는 8월부터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등이 있고, 겨울에는 11월부터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 등이 있어요.

이 중에서 몇 개의 절기만 특징을 보면 춘분과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라고 하고, 하지는 낮의 길이가 제일 긴 날, 동지는 밤의 길이가 제일 긴 날, 소서와 대서는 제일 더운 절기, 소한과 대한은 제일 추운 절기라고 하죠. 그 외의 복잡한 절기는 각자 찾아보는 것으로 하죠(기후.환경 강의 시간이 아니니까).

60갑자(六十甲子, Sexagenary Cycle)는 간지 중 천간 10개와 지지 12개의 각 1개의 글자들을 조합하여 단위를 만들죠. 10간은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를 말하고, 12지는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를 말해요.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60이기도 하고, 만 60세 생일을 환갑 or 회갑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매년 각 해를 부르는 연의 이름이 있는데, 이는 조선 세종 시대인 1444년에 <칠정산>을 내면서 역법 체계를 확립하면서 시작이 됐어요. 그래서 1444년을 그 첫 해인 갑자년으로 부른 것이에요. 물론 공식적인 문서에는 중국 명.청 시대에 같은 연호를 사용했구요. 1896년에 연호를 건양이라 했다가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연호를 광무로 바꿨고, 순종 시대에는 융희 연호를 썼어요.

60갑자로 해를 부르는 방법 이외에도, 단군의 기원으로부터 재는 단기가 있고, 1962년부터 국제적으로 공용하는 서력 기원(서기)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2023년인 것이죠. 대한민국 연호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가 시작된 1919년을 대한민국 1년이라고 부르며, 2023년은 대한민국 105년이 돼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이라면 밤을 새도 좋아요. ⓒ 지식테이너 김승훈

여기까지는 시간에 대한 이론적인 얘기였고, 이제는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흘러가고 있지만, 누군가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고 누군가는 시간을 여유 있게 쓰고 있을 거예요.

각자의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하루가 1년처럼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 것처럼 느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시간이 항상 부족할 거예요. 다만 시간이 부족한 사연에 대해서는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정말 부족할 수가 있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느라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어떠한 사정이 있어서 다른 사람에 비해 일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긴 사람들도 있죠. 좀 다른 사연이긴 하지만, ADHD인 사람들에게도 항상 시간은 부족하죠.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사람은 각자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다르고, 각자 자신 혼자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는 좋은 사람도 만나겠지만,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흔히 기 빨린다고들 하죠) 불편한 사이의 사람도 만나야 하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혼자만의 방법으로 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 충전하는 혼자의 시간은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것과는 달라요. 다소 불편한 사람과 밥을 같이 먹으면 에너지 소모가 필요 할 수도 있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청하는 잠은 다소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요. 가족과 함께 있다고 해서 에너지가 충전이 된다는 보장도 없죠. 가족들 사이에서도 각자 혼자만의 시간은 존중 해 줄 필요가 있어요.

혼자만의 시간이 누군가로부터 안전하지 못할 때 그 시간은 쉬는 시간이 아니에요. 특히 코로나19로 인하여 집 밖에서 행하는 사회 활동에 큰 제한이 생겼을 때, 가족들이 집에서 함께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이 명분으로 인해 개인주의가 충분히 존중 받지 못하는 일이 생겼어요. 사실 나도 다른 가족들이 모두 출퇴근을 하는 시간 대에 나 혼자의 시간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되어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되니까 나 혼자의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렇다 보니 다른 가족들이 잠든 고요한 시간이 나에게 더 소중해졌고, 아니면 내가 외출을 할 일이 있을 때 볼 일이 끝난 뒤 집에 빨리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생겼죠. 이런 주변 상황들이 내 ADHD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 징후가 집중력이나 불면, 예민함 등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텐션이 좋지 않을 때 다른 사람의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일이 생기면, 내 신체 리듬에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컨디션에 안 좋은 영향이 꽤 오래 가기도 하구요. 마냥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맞춰주는 것만이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는 방법의 정답은 아니니까, 우리 각자 혼자의 시간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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