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루체른 3대 명산
짧은 스위스 여행일정에 필라투스 등반을 우선으로 넣는다.
알프스 산맥 북쪽 끝자락, 해발 2,134M에 놓인 루체른 3대 명산 중 하나 필라투스Pilatus.
드넓게 펼쳐진 초원 위, 하이디가 노래하고 목동이 양을 치는 아름다운 알프스 전경을 꼭 보겠노라는 생각과 큰 기대에 가슴이 벅차다.
아침부터 울상이던 하늘이 조금씩 빗방울을 흩날리기 시작한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 머나먼 땅에 언제 또 올지도 모르는데...’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사람들이 하나둘 산악열차에 오른다. 하늘과 이어지는 48도 경사길을 1700M쯤 이르렀을까. 운해雲海 사이로 한줄기 빛이 떨어진다.
운해를 거슬러 오르자 이내 청명한 하늘 아래 찬란한 태양 빛을 받는 알프스 산맥이 장관이다. 그 웅장함과 위용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진다.
성경 속 빌라도의 라틴 이름 폰티우스 필라투스Pontius Pilatus에서 이름을 따왔다. 다양한 설화와 함께 악마의 산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그런 말들이 다 무슨 소용이랴. 눈에 수없이 새기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도 결코 담을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과 경건함이란. 그 앞에 우리는 한없이 작고 초라한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잠시나마 말과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自然을 품에 안아 위로 삼는다.
산 아래 거대한 바위들 사이 좁게 난 길을 따라 두 사람이 힘겹게 걸어온다. 산악열차를 타고 정상까지 30분 만에 올라오며 ‘세상 좋아졌다’ 이야기 했더랬다. 그림 같은 알프스 곳곳을 들여다 볼 생각을, 2000M 바위산에 걸어 오를 엄두를 못낸 거다.
늘 남이 닦아놓은 쉬운 길, 편한 길만 찾으려고 하진 않았는지 시도도 하기 전 포기부터 한 적은 없는지.
또 다시 초라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