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해야할 것들을 경험해야하는 이유

일어나야할 필요가 있어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깨달아야 하는 것들

by stephanette

오래 전의 일이다.

상황을 파악하고 솔루션을 내고 그것을 해당 직책에 있는 분이 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일을 집중적으로 했던 시기가 있다. 어릴 때에는 기업 비서실에서 근무를 했었다. 그래서 그런 일은 잘한다.

상황을 파악하는 일은 복수의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

최소 두명 이상의 크로스 체크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에게 이익이 되거나 전체의 선을 위하는 방향으로 늘 솔루션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지 않는다.

어려움을 당하고 직면하고 그 과정에서 경험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말을 해줘도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게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여러가지 일들을 관찰하면서

사람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고 그 일에 실패하는 과정 자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아끼는 이들은 너무 심하게 실패하지 않고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고 소소한 실패들을 맛보고 극복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한 적도 있다. 흥미진진하게 시작해서 그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실패를 하고 다시 시작하는 그런 과정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은 상당히 행복해하고 자신이 스스로 성장했다고 말하곤 했다.

지금은 이런 일도 거의 하지 않는다. 과거의 경험으로 강의 정도는 하겠지만, 예전처럼 대대적으로 그런 일에 뛰어들 생각은 별로 없다.


어떤 일을 해야할지 궁리하는 중이다.

사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러나, 내가 가진 능력을 선을 위해서 쓰고 싶은 마음은 늘 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평화가 찾아오면, 할 수 있는 칼질이라곤 요리 정도이다.

그마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입고 있는 옷이 나에게 맞지 않게 변해버렸다.

내가 달라졌다.

교운기는 도대체 언제 끝이 나는 걸까?


새로운 옷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한다.

그다지 마음을 끄는 일이 없다.


현생의 부양을 위해서 하는 일과

자신이 정말 소망하는 일이 같으면 참 행복한 삶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막연한 막막함.

에너지가 바닥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사는게 지겹다.

부양 가족이 있으니 죽지 않고 살아서 다행이긴 하다.

아니었으면, 요즘같은 시즌에는 딱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연명을 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싫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가까이 생각하고 있으면

삶은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자꾸 침잠할 것이다.

그나마 하던 일도 놓아버리면

더 어둠 속으로 들어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련이 남는가보다.


삶에 무슨 미련이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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